늘 생각만 하고 있던 이식을 겨울을 맞아 후딱 해치우고 이렇게 후기를 쓰게 되네요. 병원들마다 후기 작성을 요청하기도 하고, 또 사은품도 주고 하는데, 다른 분들 선택에 도움되시라고 꾸밈없이 최대한 진솔한 내용으로만 차곡차곡 작성해 보겠습니다. 저는 해외 거주하고 있어서, 잠시 한국 들어간 사이에 후딱 수술을 받고 나와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당연히 병원들 방문해 직접 견적내고 상담받는 투어를 할수가 없었죠. 해서, 이곳 게시판과 몇몇 사이트 통해 나름 유명하다는 병원들을 간추렸고, 병원 홈피에 나와있는 각각의 특징들, 수술법들, 내세우는 강점들을 비교해 보았습니다. 수술 후기도 많이 읽어보고 했는데, 솔직히 이제 어느정도 병원마다 모발이식 수술 능력이 평준화 된것 같기도 하고, 세부적인 차이는 있을지언정 아주 큰 차이는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어쨌든 결정은 해야 했고, 저는 '경험'에 포커스를 두어 결론을 내렸습니다. 아무래도 수술을 많이 한 병원이 노하우가 있을거라 생각했고, 원장 직접 시술이 제게는 크게 다가와 모재성 성형외과 통해 수술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이식수술 특성상 여러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비교해 볼 수 없으니, 다른 병원의 수준이나 실력을 평가할 수 없는 구조이긴 합니다.) 수술 비용은 몇군데 비교했던 병원중 가장 높은 수준이었지만(그렇다고 큰 차이는 아니었습니다), 인지도가 있는 병원의 원장 특진 개념이니 좀 더 비용을 내는게 타당하게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다만 1인 진료의 단점도 있는게, 의사들이 여럿있는 대형병원에 비해 전체 시술 횟수가 작을 수밖에 없어 수술 데이터 축적과 이를통한 개선이 느릴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네요. 뭐랄까, 다양한 데이터를 토대로 의사들끼리 정보교환하고 개선방안을 찾아내는 측면이 부족할 수도 있겠죠. 결국 1장 1단이 있는거고, 선택은 소비자의 몫일 겁니다.)수술 당일은 너무 정신없이 지나갔습니다. 제 경우 대량이식이라 수술날 저 말고 환자는 없었으며, 점심부터 시작해 대략 5시간 가까운 시간이 걸렸습니다. 부분삭발인데 옆과 뒷머리를 짧게 밀어 채취를 했고, 마취로 헤롱헤롱한 상태에서 앞머리에 옮겨 심었습니다. 통증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으나, 채취한 곳에서 미세한 출혈이 계속 나다보니 피냄새가 좀 견디기 힘들었습니다;;수술 마치고는 병원 내 마련된 입원실에서 하루를 보내고 다음 날 간호사님께 간단한 조치를 받고 샴푸까지 하고 퇴원했습니다. 사실 첫날 밤 잠자는게 아주 고역이었는데, 제 경우 대량이식이라 후두부 편칭부분이 넓어 제대로 머리를 대고 누울수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계속 짓물이 나고 약간의 피도 2~3일간은 지속되기에 옆으로 고개를 거의 돌려서 자게 되더군요.. (퇴원시 베게 커버용 파란색 시트를 병원에서 여러장 주는데, 이게 흡수가 잘 안되는 부직포같은 재질이라 도움이 별로 안됐습니다. 나중에는 항균거즈와 1회용 순면타월 같은걸 구매해 사용했습니다. 이게 훨씬 도움 되더군요. 병원에서 이 글을 확인하신다면 개선되었으면 하는 부분입니다.)퇴원 이틀 후가 출국날이라 머리에 비니를 쓰고 비행기를 타야 했는데, 하필 그날부터 얼굴에 붓기가 엄청 올라오더군요. 얼음팩으로 이틀간 냉찜질을 많이 했는데도, 마취를 좀 많이 한 까닭인지 이마부터 시작해 한 4~5일간 퉁퉁 부어올랐습니다. 병원에 여쭤보니 일반적인 증상이라 하였고, 퇴원시 받은 안내문에도 얼굴 붓기에 대한 설명이 있었습니다. 다만, 얼음찜질을 최대한 많이 했는데도 붓기를 피해갈 수는 없었네요.. (신기한건 붓기가 중력의 영향인지 이마부터 시작해 눈, 코, 입을 따라 내려오더니 결국 아래 턱까지 내려온 다음 사라졌습니다.). 만약 휴가를 내고 수술을 결정하시는 분들은, 최소한 수술 후 5일정도 여유가 있어야 맘 편하게 붓기 관리를 하실 수 있을듯 합니다. 머리 감는것도 꽤 큰 스트레스 였는데, 이식부위의 터치는 2주 정도 하지 말라는 안내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수술 후 이식 부위에 피떡같은게 뭉친 상태라 이걸 제거할 방법이 없더군요. 결국 일주일 가까이 물로 살살 흘려내는 수밖에 없었고, 열흘쯤 지나니 이식부위 모공에 딱지같은게 앉으면서 이역시 물로 불려서 떨어뜨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기간이 가장 힘들었던것 같아요. 통증은 아니지만 찝찝한 상태로 거의 2주를 지내야 하니까요.. 이후 3주차쯤 되니 이식모들이 하나둘씩 탈락하기 시작했습니다. 안내문에도 2~4주 사이에 이식모들은 떨어져 나가고 3~4개월 후부터야 새로운 모발이 자라난다고 하더군요. 흔히 말하는 암흑기가 시작된거죠.. 이식모들은 이식 당시 1~2mm 정도였는데, 탈락할때 보니 아주 약간 자랐더군요.. 살살 머리 감거나 아침에 일어나서 머리손질할라 치면 우수수 떨어지는게 보입니다ㅜ 이제 시간이 정답이니 기다려야죠..이곳 후기들에 상세한 경과와 내용들은 부족한것 같아, 수술 직후 상황을 최대한 자세하게 적어보았습니다. 수술 받고 첫날밤부터 고생을 했고, 이후 붓는거라든지 머리 감는어려움 등등 몰랐던 내용들이 많아 사실 걱정이 많았습니다. 남들은 다 아무 문제 없이 넘어가는데, 내 상황만 좀 안 좋은건가 노파심도 생겼구요. 근데, 그것들이 다 병원 안내문에 나와있는 내용과 증상 안에서 일어나는 거였고, 이식모 탈락 시점도 안내문대로 정확히 3~4주차 더군요. 사람마다 개인차도 좀 있을거구요(어떤분들은 이식모가 탈락없이 끝가지 갔다는 내용도 본것 같네요..) 객관적으로 생각해보면 큰 수술인데, 너무 쉽게 판단하고 있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러다보니 마음가짐이 좀 뭐랄까 준비되지 않았고, 그래서 작은 변화에도 걱정이 커지고 했던것 같네요.. 병원에서 수술 후 겪게되는 상황에 대해 상세하게 미리 안내해주시는 것도 방법이다 싶습니다. 그래야 환자들도 이후 상황들을 훨씬 자연스럽고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을테고, 결국 병원 입장에서도 사후 환자관리가 수월해 질거라는 생각이 들어요..(실제로 퇴원하고 이틀간 계속 카톡으로 제 상황을 문의드렸는데, 병원에서 대수롭지 않고 일반적인 상황이라 하셔서 오히려 안심했습니다). 혹여 저처럼 수술 경과에 대해 고민하시는 분들이 있을 듯 하여, 최대한 기억을 되살려 보았습니다. 정교한 판단은 6개월은 지나야 가늠해볼 수 있을것 같습니다. 후기에 별점을 부여하게 되어있는데 이 역시 6개월 후부터 내려야 할것 같네요. 저는 비흡연자이고, 수술 직후부터 계속 금주중인 상태입니다. 최소한 새로운 머리카락들이 올라올때 까지는 건강관리를 빡세게 할 생각입니다. 한올 한올이 소중한데 몸상태가 좋아야 새로운 머리카락도 튼튼하게 올라오겠죠ㅎㅎ 중간중간 경과를 상세히 올려보겠습니다. 혹여 읽으시는 분들 중 비슷한 경험이나 다른 경험이 있으시면 댓글로 추가해 주시면 좋겠네요. 긴 글이었습니다 . 감사합니다. (사진도 첨부합니다. 다만 수술부위라 혐오감 느껴질 수 있으니 감안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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