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헤어]

제가 2차 수술을 할 줄은 몰랐네요

류시화 시인의 잠언 시집 중에 '내가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이라고 있죠.
무지할 수밖에 없는 분야라서 손해를 보고 나면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이 그 책임을 오로지 져야 할 때
참 속상하고 가슴이 아픕니다.

저는 다행히도 남성형 탈모는 아니었습니다.
운동을 꾸준히 해왔는데 몸을 더 키우고자 유청 보충제를 먹으면서 사달이 일어났죠.
정수리랑 헤어라인이 꽤 털렸는데 그 이유를 모른 채, 탈모가 진행되는 것도 모른 채 3개월을 지냈습니다.
평가가 꽤 좋은 한 병원에서 비절개로 1500모낭으로 모발이식을 했지만 조금 부족하더라고요.
안타까웠던 건 방문한 병원이 탈모라는 결과만 보지, 식습관 변화 등에 생활에 관해서는 묻지 않으시더라고요.
3군데를 다녔는데 다 그러셨어요. 이미 지나간 일이긴 하지만.

적당히 스타일링해서 잘 지내고 있었는데, 욕심이 다시 생깁니다.
삼십대 초반인데 더 늙기 전에 외모에 다시 투자하자.
보충제 끊고 머리카락도 많이 회복됐으니까 한 번 더 고생하자.
마음 먹자마자 뉴헤어로 향했습니다.

비절개로 할 때는 백수였고, 지금은 직장인이라 돈이 좀 더 들더라도 좋은 데서 하자는 생각에
고민 없이 뉴헤어로 결심했습니다. 사진 후기 보면 밀도가 참 좋다고 생각했거든요.
실제로 저처럼 2차 수술자가 많다고 합니다.

상담하고 나서 바로 다음 주에 바로 날짜 잡고 절개로 진행했습니다.
보충제 하나 잘못 먹어서 천 만원이 넘는 돈이 머리카락에 들어가게 된 겁니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다면 참 좋았을 텐데 말입니다.

오늘이 수술 3일째입니다. 절개 부위는 조금 욱신거리지만 그렇게 아프진 않습니다.
수술 다음 날이 조금 아픈데요 참을 만해요. 아주 가끔씩 심하게 아프신 분이 있는 것 같더라구요.
저도 조금 몸이 민감해서 걱정했는데 괜찮아서 다행입니다.

셋째 날부터 바로 괜찮아졌습니다. 비절개보다 덜 아팠습니다.
절개수술은 수면 마취를 하기 때문에 시간도 금방 가요. 몽롱한 채로 이식받습니다. 잠도 잘 와요.
전날에 밤새고 가시면 아주 개운합니다. 비절개 때는 비싼 돈 내고 벌 받는 기분까지 들었어요.
사람마다, 병원마다 경험은 다르겠죠.

뉴헤어 김진오 원장님은 성형외과 전공의이기 때문에 절개 흉터도 그렇게 큰 걱정 없습니다.
방문해서 상담 받으면서 이전 환자들 절개 부위 볼 수 있는데 티가 거의 안 납니다.

제가 뒤에 밑머리와 옆머리카락 기장이 2.5~3cm 정도 되는데
사진 보면 육안으로 티 안 나요. 실제로도 티 안 나요. 어머니께 수술 부위 연고 바르는 거 부탁드렸는데
잘 못 찾으시더라고요. 안경 끼고 나서는 찾으시긴 했습니다.

실밥 제거하고 시간 지나서 붉은기 가라 앉으면 더 안 보이겠죠. 티나면 두피문신하죠 뭐.
이미 천 만원 들였는데 일이백만원 더 들이는 게 뭐 대수겠습니까. 죽을 때 갖고 갈 돈도 아니구.

뉴헤어는 슬릿 방식을 이용합니다. 얇은 니들로 두피에 구멍을 내고 머리카락을 넣는 방식이죠.
식모기보다 밀도가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제 1차 수술은 식모기 방식이었는데요.
밀도 부분에서 꽤 큰 차이를 보입니다. 특별히 뉴헤어를 홍보하고 싶은 게 아니라 제 경험상 그렇습니다.
제 바람이 그렇습니다.

2년 전에 대다모에서 어느 분과 격론 아닌 격론을 벌인 적이 있었습니다.
그 분은 본인이 의사 커뮤니티 글을 많이 읽는다면서 거의 의사처럼 행세하시는 분이었고,
저는 나름대로 제 탈모 경험을 공유했는데, 본인 의견이 학계 권위자인 것처럼 말씀하시는 분이었죠.
그때는 맞고 지금도 맞더라고요 제 말이.

당시에 일단은 탈모가 진행돼서 어쩔 수 없이 피나스테리드 계열의 약을 먹었는데 부작용이 바로 나타났습니다.
정말 좌절했었는데 생각을 조금 해보니 남성형 탈모가 아니니까 부작용이 빠르게 나타났다는 생각을 했고
뒤늦게 이것저것 알아보면서 유청 단백질 때문에 과한 동물성 단백질이 혈액의 산성화를
만들고 그로 인한 부작용 중 하나가 탈모임을 알아냈죠. 2년이 지난 제 머리카락이 이를 증명합니다.
우유도 엄청 먹었거든요. 지금은 우유도 끊었습니다.

혹시라도 동물성 단백질 많이 드시는 분들 중에 탈모 오시는 분 있다면
식습관을 바꿔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그게 귀찮으시면 종합 비타민제라도 드세요.
칼슘이 산성화된 혈액을 중성화하는데 쓰입니다.

사진 보면 제가 곱슬 머리인데 스타일링 안 하고 말리기만 해서 머리가 좀 개털처럼 보입니다.
평소에는 스타일리시한 개털로 다닙니다. 헤어라인은 1cm 넘게 내렸습니다.

마지막으로 김진오 원장 선생님 참 좋습니다.
처음 1차 방문 때는 조금 불친절하다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2차 때 다시 뵈니까 괜히 반가웠고 조신하게 앉아 계셔서 귀여우십니다.
꾸밈 없이 진정성을 가지고 환자를 대한다는 기분이 들었어요.
환자가 무리한 요구를 할 때가 있어도 그게 왜 무리인지 설명해주시고요.
상담 끝나고 바로 다음 주에 수술 일정 잡은 이유죠.
돈 값 하는 병원입니다. 그리고 샐리 실장님도 귀여우세요.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당분간 오지 않을 거라서 제가 아는 걸 다 풀었습니다.
오신 김에 사진 한 번 봐주시고요. 저는 6개월 뒤에 다시 오겠습니다.
아, 비오틴 먹으니까 확실히 머리를 덜 빠지긴 합니다.
탈모약 복용하시는 분들도 함께 드시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저는 1000mcg를 하루에 2~3알 식사와 함께 먹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