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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약 먹고 조루??
최근 보건의료 경향은 연명치료에서 삶의 질 향상으로 중심축이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단순 생명연장 의료가 비교적 안정화 된 상황에서 환자들과 의료서비스 소비자들은 건강하고 질 높은 생활을 영위함에 지대한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질환 인식률이 떨어지며 처방시장의 한계를 맛보고 있는 의약품들이 있어 시선이 모인다.
조루, 탈모, COPD, 저나트륨혈증 치료제 등은 강력한 질환 해소 효과를 지닌데다 안전성도 입증된 약제이지만 환자들의 질병 인지율이 낮아 매출 증가 속도가 좀처럼 빨라지지 않는 상황이다.
이 의약품들 공통점은 심장질환, 당뇨, 고지혈 등과 달리 생명과 직결된 병이 아니라는 인식이 대중 내 광범위하게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질환의 의약품을 보유하고 있는 제약사들은 제품홍보는 물론 질환 알리기라는 두 가지 과제를 함께 수행하며 처방시장 확장을 천명하고 나섰다.
데일리메디가 좋은 제품력에도 불구하고 환자 질환 인지도가 떨어져 처방 시장에 날개를 달지 못하고 있는 의약품들을 조명해 봤다.
메나리니·동아ST "조루는 건강한 삶 해(害)하는 질병"
조루질환의 경우 세계 최초 조루치료제인 얀센의 '프릴리지(다폭세틴)'의 판권을 이탈리아 최대 제약사 메나리니가 인수해 국내 시장 성공에 재도전하고 있다. 프릴리지는 앞서 얀센이 국내 판매에 나섰지만 조루질환에 대한 낮은 인지도와 고가정책 유지 등으로 사실상 시장 실패를 겪은 뼈아픈 의약품이다.
더욱이 비뇨기질환 내 발기부전은 환자들의 질환인식도가 높아 비아그라를 중심으로 국내 다수 제약사들이 신약을 출시하며 ‘발기약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한 것과 비교해 조루치료제는 아직까지 개발에 돌입한 국내외 제약사들이 미미한 수준이다.
발기부전약과 조루약 모두 삶의 질을 높이는 해피드러그에 포함되는데도 불구하고 제약사들이 질환인지도가 높은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에만 신약을 비롯해 비아그라 제네릭 생산에 돌입한 상황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은 출혈을 감소하면서까지 비아그라 제네릭 경쟁에 너도나도 뛰어들며 치킨게임 양상을 띠고 있는데 반해 조루치료제 시장은 아직까지 개발경쟁이 미미해 기아에 처한 모습이다”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국메나리니는 전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안전성 및 우수한 약효 ▲조루증 인식률 향상 ▲30% 약가인하 등의 제품정책으로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프릴리지 국내 임상을 진행한 삼성서울병원 이성원 교수(비뇨기과)는 “조루증을 생명에 치명적이지 않은 가벼운 질환으로 여기는 것이 한국의 잘못된 현실”이라며 “20~30대 남성에게도 보편적인 조루는 가정생활 및 건강한 성생활에 치명적인 병”이라고 피력했다.
즉, 암이나 심장병 처럼 생명을 좌우하는 질환이 아닌데 조루가 무슨 병이냐는 인식은 시대착오적이라는 것이다.
메나리니 마케팅 총괄 이광용 이사는 “조루증의 환자 인식률이 낮다는 것은 앞으로 개척해 나갈 시장도 무궁무진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며 “인하된 약가로 조루환자 접근성을 높이고 치료 편의성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프릴리지에 이어 국내 처음이자 세계 두 번째로 탄생한 조루치료제‘네노마 정(클로미프라민)’을 출시한 동아ST 역시 조루질환 알리기를 바탕으로 이 분야 처방 파이를 키워나갈 방침이다.
동아ST는 지난해 5월 휴온스와 조루치료제 판매계약을 맺고 네노마의 출시를 공표했다. 자사 개발 발기부전치료제인 자이데나와 함께 조루약 판권을 인수해 비뇨기 시장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동아ST 이규영 마케팅 과장은 “자이데나 발매 후 8년 이상 비뇨기과 마케팅을 해왔기 때문에 조루증 치료에 있어서도 이를 활용할 것”이라며 “시장 출시 초기이기 때문에 로컬 비뇨기과 의원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MSD "탈모, 외모 직결되는 질환으로 적극 치료해야"
탈모는 외모와 직결돼 자신감있는 일상생활, 활력있는 대인관계 등에 상당부분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다. 하지만 과거는 물론 지금도 탈모를 병으로 인지하는 비율이 낮아 전문의약품으로 탈모를 치료할 수 있다는 인식을 하고있는 환자군이 상대적으로 적다.
실제 탈모치료 의약품 시장은 연간 500억원 규모로 전체 탈모 시장의 2~4%에 불과한 실정이다. 탈모가 의학적으로 치료가 필요하다는 대중 인식이 낮기 때문이다.
두 종류의 탈모치료 의약품만이 국내 시판 중인 가운데 ‘프로페시아(피나스테리드)’를 보유한 한국MSD는 현대사회에서 삶의 질 개선이 중요하게 부상한 만큼 탈모의 질환 인지도를 높여 의약품 처방량을 증가시킬 계획이다.
특히 한국MSD는 최근 발표된‘아시아 컨센서스 위원회 탈모치료 가이드라인’에서 프로페시아가 질환 치료 시 강력권장(A등급)을 획득한 것을 바탕으로 처방 시장 점유율 향상에 나섰다.
한국MSD 프로페시아 담당 김한종 과장은 탈모치료제 시장은 지속 성장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고가의 비용을 들여 치료해야 한다는 질환 인식률은 낮은 상황이다. “회사는 향후 탈모가 반드시 의학적인 진단과 치료가 동반돼야 하는 질병이며 프로페시아가 효과와 안정성이 검증된 의약품이란 질병, 의약품 알리기를 통해 처방 규모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컨센서스 위원회의 탈모 치료 가이드라인 정립을 주도한 연세대 원주의대 이원주 교수는 “탈모가 진행되면 일상생활에서 자신감이 크게 결여되는 등 건강하고 질 높은 삶을 방해하는 질환”이라며 “아직까지 탈모가 의약품으로 치료가능하다는 인식이 낮지만, 이번 치료 가이드라인 발표로 남성, 여성 탈모 인지도가 향상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링거 "11살 스피리바, 호흡기학회 손잡고 COPD 알리기"
만성폐쇄성질환(COPD)은 전세계 사망 원인 4위를 기록 중인 호흡기 질환이다. 게다가 한국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초고령화사회로의 진입속도가 차츰 빨라짐에 따라 향후 COPD질환자들은 더욱 급증해 나갈 건으로 관측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질환 위험성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처방시장이 좀처럼 커지지 않고 있는게 국내 현실이다.
10여년간 COPD 1등 치료제 자리를 석권 중인 스피리바를 보유한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은 이 현실을 타파하고자 호흡기학회와 매년 질환 인지도 높이기에 집중하고 있다.
일반 대중 뿐만 아니라 정부도 아직까지 고혈압, 당뇨 등에 비해 COPD를 질병으로 인지하지 못하는 국내 상황을 개선하고 시장 1위 스피리바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것이다.
한국베링거인겔하임 천금필 차장은 “매년 호흡기학회과 같이 ‘'폐의 날’ 캠페인 등 환자들을 대상으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며 “호흡기질환인 만큼 위급시 생명과 직결되는데다 고령화에 따라 유병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질환 및 의약품 알리기가 더욱 활발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스피리바는 이미 10년간 처방 1위를 기록한 좋은 약이다. 초기 질환자부더 중등, 중증 COPD 환자들이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강점마저 지녔기 때문에 향후 COPD 분야 파이가 커질 경우 처방량 향상도 뒤따를 것”이라며 “지난해 전국적으로 스피리바 10주 심포지엄을 통해 175개 이상 임상을 공개했다. 베링거인겔하임은 호흡기분야 전통강자의 자리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오츠카 "똑똑한 의약품 삼스카, 저나트륨혈증 알리기”
‘저나트륨혈증’, 이름부터 낯선 질환이지만 발병 시 체내 체액 불균형을 야기해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병이다.
저나트륨혈증이란 몸 속 나트륨 부족 혹은 체내 수분 과다로 뇌 부종, 발작, 치명적인 신경학적 이상 등을 유발한다. 특히 이뇨제를 복용하는 심부전 환자들의 경우 보다 쉽게 저나트륨혈증 현상이 나타나 이를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한 의료진의 고민이 지속돼 왔다.
한국오츠카제약은 이 같은 저나트륨혈증 치료를 위해 매우 새로운 기전을 통한 신약 개발에 성공했다. 지난 6월 국내 급여출시된 '삼스카(톨밥탄)'는 바소프레신 V2 수용체를 막는 기전을 통해 저나트륨혈증을 치료하는 새로운 약제다.
삼스카는 신장집합관에서의 바소프레신 작용을 차단해 뇨 중 전해질 배설의 증가 없이 수분을 선택적으로 배설시키는 기전(Free Water Clearance)을 통해 혈청 나트륨 농도를 증가시키며 뇨 삼투압을 감소시킨다.
이에 따라 심부전, 항이뇨호르몬 분비 이상 증후군(SIADH) 환자 등에서 발생하는 저나트륨혈증을 치료한다.
즉 체내에 수분이 과다하고 혈중 나트륨 농도가 크게 떨어진 환자가 복용할 경우 나트륨은 그대로 남겨놓고 수분만을 체외 배출해 나트륨 농도를 높여 질환을 호전시키는 것이다.
한국오츠카 측은 삼스카 개발에 대해 오랜만에 시장 최초이자 유일한(first and only) 약제라고 설명했다.
신정원 사이언스 매니저는 “심부전 환자들에 이뇨제를 사용하면 저나트륨혈증을 초래하기 때문에 의료진들의 고민이 컸다. 전해질 영향없이 물만 배출하는 약을 개발했다”며 “기존에 많이 쓰던 이뇨제는 소변과 함께 나트륨이나 칼륨 등의 전해질도 함께 배설되는 반면, 삼스카는 추가적인 전해질 배설의 증가가 없다”고 전했다. 신체에 꼭 필요한 무기질과 나트륨을 그대로 보존한 채 수분만을 빼내는 똑똑한 약제라는 것이다.
심인용 삼스카 마케팅 팀장은 “그동안 저나트륨혈증은 치료라는 개념이 없고 보조요법만이 사용돼 근본적인 치료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삼스카는 처음 나온 약제인 만큼 공격적인 마케팅보다는 꼭 맞는 환자에 정확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홍보하는 전략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 팀장은 “삼스카는 여느 이뇨제와는 다르게 나트륨, 칼륨 등 유익한 전해질 배설 없이 수분만을 선택적으로 배출한다. 세계 유일한 약제이자 기전이 뛰어난 좋은 약제"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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