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원형탈모
[원형탈모] 이젠 가발을 써야겠어요..슬프지만..
매번 한 숨만 난답니다.
저는 이른 나이인...초등학교 4학년땐가? 암튼 공문수학 학습지 풀다가 시간과의 싸움이라는
거땜에 신경질도 늘고 했는데 어느날 누나가 제 머리에 동전크기로 빠져있는 걸 발견했지요.
그때부터 병원 다니면서 머리에 아픈 총주사 맞아가면서 지내다가
5학년때 다 나았는데 환경이 변수인지..
중학교에 들어가자 마자 집중적으로 빠져서 정수리랑 뒷머리쪽이 거의 커다란 원으로
빠졌어요..어찌 어찌 치료받으러 전국을 돌아다니다가
어느 순간 다시 머리가 나서 중3때는 완치 되었구
그러다가 고등학교 들어가서 간헐적으로 앞, 뒤, 눈썹, 옆머리등등이 군데 군데
빠져서 병원 다니면서 아픈 주사 맞구 그랬어요.
물론 빠진 곳에 다시난 머리는 힘도 없구 숫도 적었지만...
그래도 대학가서도 머리는 길게 기르고 나름대로 멋부리면서 다닐 수 있었는데..
물론 그때도 종합병원도 다니구 했어요...페놀요법도 하구.자외선도 하구...
그런데 효과가 즉빵으로 나타나는 건 역시나 부신피질호르몬 주사더라구요..
머리에 핏줄기 흘려가면서 주사맞으며 곱게 머리 길렀는데...
군대가서는 역시나 환경이 바껴서인지..
순식간에 도로아미타불이 되더라구요...
진짜 절망했어요..
왜이렇게까지 되었을까 하구..
제대해서도 안낫더라구요.
별별 민간요법 다 해봤지만..
점점 더 두피의 경계부위로 빠지는 머리카락은 늘어만 가구..
대학병원서 자외선 요법인 PUVA 치료도 2년간 꾸준히 했지만
솜털이 조금 나다가 그냥 또 빠져버리구 오히려 다른 부위가 더 빠지드라구요.
그치만 부신피질호르몬 일명 스테로이드 부작용을 봐선지
스테로이드만은 쓰기가 싫더라구요.
벌써 햇수로 치면 머리만 빠진지 16년이 다되어가네요..
한의원도 가고
침도 맞고
민간요법도 하구
신약의 임상실험도 하구
별별것들 다 해보지만...
시간은 흘러만 가구..
이젠 저도 지쳐서 오늘 가발 맞추러갔어요.
여태까진 머리 밀구 두건 쓰고 모자 쓰고 당겼는데.
나이도 나이려니와
친구들 결혼식에도 가야되고 취업도 해야되고
별 수가 없더라구요.
저랑 같이 치료받던 병원에서 알게된 친구는 벌써 가발하던데.
저는 무슨 심정인지 계속 저자신을 믿겠다고
가발은 죽어도 안쓴다고 그랬지만..
상황이 상황이니 이젠 그마음도 접어야겠네요.
오히려 이젠 시원해요
남들앞에서 당당히 나설수도 있을 꺼구..
뭐 가발 티나봐야 얼마나 나겠어요?
쥐파먹은 머리꼴로 돌아다니는 것보단 낫겠죠..
이걸로 자신감얻고 나면 오히려 심적으로 안정이와서 머리가 다시 날지도 혹간 모르는 거니깐요
더운 날씨에 모자쓰고 다니는 것도 지쳤구요
머리보여주기 싫어서 1박2일 여행도 피하고 그랬는데
이젠 다닐 수 있겠네요.
증명사진도 당당히 찍고요..
전에 여권만들 때 하는 수 없이 그냥 머리 민상태로 사진 찍어서
만들었었는데...
그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정복될 탈모의 날까지
편안한 마음으로 그냥 가발 쓰고 물론 공적인 일일때요..
사적일때는 그냥 머리밀고 댕길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