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원형탈모
[원형탈모] 원형탈모로 망가진 인생..^^
제가 원형탈모증상을 처음 발견한 것은 초등학생때였지요. 처음에는 작은 동전모양으로 빠졌다가 금세 났습니다. 그 뒤에 초등학교 고학년 때 쯤에 다시 발병해서 계속 악화되었습니다. 모자 쓰고 다녔었지요. 악화일로로 가던 중에 중학교 2학년 때에 다시 머리가 대부분이 났습니다. 가발을 벗고 거리에 나갔던 날의 경험이 기억나는군요. 너무 상쾌해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처다봤던 것 같습니다. 표정이 지나치게 밝아서였겠지요.
그 뒤에 다시 빠졌습니다. 저의 고등학교 시절은 가발에 짖눌린 어두운 시절이 되버렸지요. 지금 생각해 보면 '머리가 많이 빠진다는 사실'은 아무 것도 아닙니다. 문제는 '가발을 쓴다'입니다. 머리를 둘러쌓면서 짖누르는 가발을 하루종일 쓴다는 것은 대단한 인내심이 필요한 일입니다. 한두해도 아니고,수년을 내내 그렇게 보다다 보니, 저의 그시절은 단지 제가 처한 입장에서 엄청난 인내심을 가지고 참고 견뎌내는 것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가발도 근본원인이 아닐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진찰에는 이상이 없다고 합니다만, 거기에 잘 나타나지 않는 정도의 더 근본적인 건강 상의 이상이 혹시 있었는 지도 모르겠 같습니다.
공부는 뒷전이었지요. 할 의욕은 없지 않았으나,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를 감수하기에는 이미 너무 지쳐버렸던 것입니다. 잡생각이 많고 집중이 안되더군요. 끝임없이 딴 생각을 많이하고 철학자 비슷해 졌지요. 사춘기의 정신적인 혼돈이 섞이면서 복잡해진 것도 같습니다. 교우관계도 그다지 폭넓지 못했습니다. 그 또래 아이들이 동감하는 것들에 대해서 저는 동감하지 못했으니까요. 재수로 이어졌고 지방대학을 간 뒤에는, 내가 어쩌다가 여길 왜 왔을까..하는 생각으로 수년을 보냈습니다.
활력에 가득차야할 10대, 20대를 저는 다소 무기력하게 보냈는지도 모릅니다. 남들이 노느라고 혹은 공부하느라고 사용한 에너지를, 저는 그냥 참고 견디는데 소진해 버렸었습니다.
그런데 세월이 가니까, 나아지더군요. 20대 중반 쯤 되니까 정신적으로 안정되었고, 한때 빠졌던 눈썹이 다시 나았습니다. 당시에 한 치료는 침이었는데 다소의 효과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뭐 너무 사적인 얘기를 길게 쓸 필요는 없는 것 같고, 제가 경험상 도움이 되는 팁은 다음과 같이 드릴 수가 있겠네요.
첫째, 시간이 가면 자연히 나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이 해답이 안되는 수도 있다는 겁니다. 원형탈모증 환자들 중 일부는 바로 낫기도 한다지만, 계속 재발하다가 저처럼 만성이 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적극적인 대처가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둘째, 그럼 적극적인 대처는 좋은데, 뭘 하라는 말인가? 란 질문에 대답이 있어야 겠지요. 우선 원인치료방법은 없는 것으로 압니다. 발견되면 신문에 날 일이지요.
제가 경험상 권고하는 것들은 두어가지 입니다. 지속적인 운동을 하라는 것입니다. 머리가 빠지는 것 자체가 힘든 것이 아닙니다. 혹시 가발을 쓰는 것이 불편의 근본원인도 아닐 수 있다고 봅니다. 문제는 몸의 어딘가가 이상이있고(가설에 의하면 심장과 관련이 있다던데?), 그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고 치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머리가 빠질 가능성이 있지 않나 합니다.
지속적인 운동을 강조하는 이유는, 적절한 치료방법이 현재로서는 없기 때문이고, 체력의 향상과 더불어 병의 원인이 자연치유될지 모른다는 기대 때문이며, 마지막으로는 혹시 머리는 나지 않아도, 그에 동반되거나 선행되는 더 큰 문제를 막는데는 도움이 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만성적인 스트레스와 집중력약화에 따른 전반적인 문제들 말입니다.
저는 검도를 한동안 했었는데, 도움이 됬다고 믿고 있습니다. 해보지는 않았지만 요즘에는 '선수련'을 매개로한 건강증진 운동들이 많이 등장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담배는 끊으세요. 혈액순환에 좋지 않기 때문에 머리빠지는데도 좋지는 않을지 모르겠습니다(저는 안끊었는데, 머리가 아직도 안나고 있지요..^^).
그 다음에는 경험 상 양방보다는 한방치료를 권합니다. 원인도 모르는데 무슨 호르몬치료를 받는게 정말 도움이 될까요? 사람에 따라 다른지 몰라도, 저로서는 첫째 시간낭비였고, 둘째 치료에 대한 약간의 기대감을 가졌다가 실망하므로서 정신건강에도 안좋은 일 같습니다. 경험 상 한방치료 후에 상태가 호전된 경험이 있습니다. 물론 한방에서도 원형탈모의 원인은 모른다고 알고 있고, 그것이 우연일 수도 있지만 말이지요.
세째, 나이가 어리거나 예술이나 자영업 등 직업상 외모에 자유가 주어진 분들이라면, 과감하게 가발을 안쓰는 방법을 권합니다. 머리 짧게 깎고 모자쓰고 다니는 것 말입니다.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은 압니다만, 가발의 득실을 따져을 때는 그렇지 않나 합니다.
뭐 또 있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