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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발이식] 모제림, 모빈치, 모재성, 옥건 솔직담백한 상담투어 후기
1. 모제림
들어서자마자 '공장이다' 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전면의 전광판에서 모발이식환자 숫자가 실시간 카운트되고 있었고, 수많은 환자, 의사, 간호사, 상담원들이 바삐 오가고 있었으며, 카운터의 간호사만도 대여섯명이 앉아 있었습니다. 찰리 채플린의 모던 타임즈 아시나요? 그 영화의 세련되고 컬러풀한 컨셉으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런 분위기가 더 편하신 분도 계실테니 각자 판단하실 부분입니다.
예약한 차례가 되어 어떤 여자분의 안내를 받아 상담실로 이동했습니다. 제가 만약 이식을 결정하게 된다면 저의 수술을 해 주실 분이냐고 물었더니 상담실장이라고 했습니다. 그 분은 그간의 제 궁금증에 대해 모두 대답해 주셨고, 예상 이식 모수, 면적 및 디자인까지도 직접 하였으며, 마침내는 가격 결정까지 하였습니다.
실로 대단한 위용이었습니다. 의사를 보고 싶다고 했더니 잠깐 기다리라고 하면서, 실제 집도할 의사를 데리고 왔는데, 그 역시 같은 말을 하였고 가격 문제는 상담실장과 하라고 하고는 나갔습니다. 의사만 20인이 넘는다고 하였으니 저를 누가 집도하게 될 지는 제가 결정하기 힘든 구조였습니다.
비절개 약 2천모 견적을 받았고, 각종 할인을 붙여 최종 4백 선에서 서로 합의하였습니다. 수술 스케쥴이 많이 밀려있어서 제가 원하는 날짜에는 할 수 없었고 남은 날 중에 선택해야 했습니다. 공장은 공장입니다.
2. 모빈치
모제림과 같은 거대한 공장의 느낌은 없었고, 원장 1인만이 집도하는 소규모 병원의 깔끔하고 세련된 인테리어가 돋보였습니다. 저는 인테리어가 너무 좋아도 결국 소비자에게 수술비용으로 전가될 것이라는 생각에 그리 달갑게 여기진 않습니다. 제가 다녀본 4군데 중에 모제림과 모빈치는 화려한 인테리어와 무언가 고급스러운 병원에서 대접받고 있음을 느낄 것을 강조하는 분위기였다면, 모재성과 옥건에서는 그러한 특이함은 느낄 수 없었습니다.
모빈치 역시 상담실장이라는 여자분과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이 곳은 오로지 비절개 - 슬릿이식 방식만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절개 방식의 단점 및) 비절개 방식의 우수성이 강조되고, (식모기 방식의 단점 및) 슬릿 방식의 우수성이 상담 내내 강조되었습니다. 저는 당시에는 그런가보다 하며 혹했지만, 다음 다른 병원들을 다니면서 이는 모빈치의 주장에 불과하고 어떤 방식의 우수성과 분명한 우위는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모제림과 달리 모빈치는 의사와 좀 더 긴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진료실로 이동하여 의사가 펜슬로 직접 디자인해 주고, 사진을 찍어 포토샵 유사 프로그램에 옮겨 모발이식 후 예상되는 라인을 보여줍니다. 포토샵을 이용, 여자들 다리 길이를 늘이는 기능을 쓰는 것처럼 M자 부분을 눌러서 이마를 좁게 보이도록 하는 방식이지요. 다른 병원과 비교했을 때 환자의 이야기와 의사를 더 잘 반영합니다. 가장 마지막에 갔던 옥건의 경우 환자의 지향보다는 의사의 경험과 디자인에 대한 철학이 훨씬 강력하게 반영되는 구조로 상담이 진행됩니다. 이는 후술합니다.
모빈치도 비용 문제는 의사가 아닌 상담실장이란 분과 결정하게끔 되어 있습니다. 4군데 병원 모두 그러했는데 이 상담실장이라는 존재는 무엇이길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인 가격 결정권을 쥐고 흔드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제 나름의 결론은 이식수술 자체가 비급여이며, 소위 '정가' 라는 개념이 없기 때문에 일정 금액 이상만 받아 낸다면 수십만원의 차이에 대해서는 상담실장에게 맡기고 의사는 환자와 가격을 두고 설왕설래하는 과정을 보내고 싶어하지 않아 하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합니다.
모빈치는 비절개 - 슬릿 방식만을 쓸 것이며, 역시 2000모 정도 견적, 400만원 선에서 합의되었습니다. 의사 1인이 운영하다 보니 수술스케쥴 잡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한 달 정도 후에야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지금이 성수기라서 그렇다고 하네요. 아무래도 이런 수술은 겨울에 하는 게 좋겠죠.
3. 모재성
역시 모재성이라는 원장님 1인이 집도하고 수술 전체를 관할한다고 하였습니다. 바로 의사를 만날 수 있었고 디자인해 주었으며 환자의 의사도 많이 반영해 주었습니다. 특이한 점은 제가 다녀본 4군데 중 3군데에서 2000모 견적을 내었는데, 이 곳은 4000모 견적을 내 주었다는 것입니다. 밀도를 위해서 그만큼 필요하는 설명이었는데 그래도 이렇게 다를 수 있는가하는 의문은 들었습니다.
이 곳은 비절개 절개방식을 혼용하여 수술한다고 하였습니다. 의사 및 상담실장의 자신감이 대단했습니다. 불만족시 전액 환불이라는 조건을 걸어 주었습니다. 다른 곳은 불만족시 a/s 를 말했으나 여기만은 무조건 환불해 준다고 합니다. 그러나 향후 분쟁이 생겼을 때 실제로 환불에 해당하는 부족이나 실패로 서로 합의할 수 있을지는 또 다른 문제겠지요. 자신감의 발로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4000모 기준, 비절개는 600만원, 절개는 450만원 정도로 합의되었습니다. 모재성에서 수술받은 지인이 있어서 언급했는데 추가로 더 할인을 해 주었습니다. 폭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말씀만 잘 하셔도 그 정도는 누구나 할인받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곳 역시 가격 결정을 상담실장이 해 주었습니다. 2주 안에 수술일정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4. 옥건
투어로 지칠 때 입니다. 그간의 방문 중 한 군데로는 최종 결정하기로 마음먹고 마지막 방문지인 옥건으로 향합니다. 상대적으로 상담시간 예약 및 수술 스케쥴을 잡기가 수월했습니다. 다른 3군데는 모두 압구정에 걸쳐있었으나 옥건은 논현역 라인입니다. 이곳 대다모로 한하자면 가장 홍보를 하지 않고 있는 병원으로 여겨졌습니다.
이곳은 첫인상이 가장 좋았습니다. 좀 포근한 느낌이라고 할까요. 간호사들도 스페셜리스트나 공장직원이라기 보다는 옆집에 사는 여동생이나 누님들 느낌이 납니다. 상담실장 역시 노련미나 원숙함보다는 어느 정도의 서툼이 아직 벗겨지지 아니한 그대로의 솔직함이 더 느껴졌습니다. 제가 가격을 더 깎으려고 덤볐더니 왜 그러세요.. 하면서 금방이라도 울 것 같았던 그 표정이 아직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설명해 준 내용들은 저도 이제 4번째 병원을 방문한 이상 대동소이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병원은 오로지 절개법만을 사용하며 슬릿 아닌 원장이 자체 개발한 식모기만을 사용한다고 하였습니다. 이 지점에서 비절개, 슬릿 만을 사용하는 모빈치와 정확히 대척점에 있습니다. 당연히 절개법과 식모기의 우수성을 더 강조합니다. 각 병원의 논거는 각자 다르니 결국 장단점이 공존하는 것이고 아직 가장 완벽한 시술법이 발명되지 아니한 시대의 한계로 알고, 환자는 하나를 선택해야만 하는 상황으로 받아들였습니다.
바로 원장님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 병원의 사업자 등록상 또 간판에 내 걸린 상호는 옥건헤어라인입니다. 헤어라인이 박혀있는 유일한 병원입니다. 그래서인지 헤어라인 디자인에 대한 자신감이 상당했습니다. 펜슬로 디자인을 부탁했더니 본인이 그린 라인이 외부로 유출될 수 있으니 그려줄 수 없다는 말도 하였습니다.
솔직한 분이었습니다. 저는 M자 해결 및 밀도 보강을 위해 방문한 것이었고 평소 탈모인이라는 소리는 들어보지 못한 사람이었는데 그걸 잘 아시고는 솔직히 굳이 수술하실 필요가 없다는 말도 하였습니다. 몇 백만원이 드는 비급여 수술의 결정을 앞둔 환자에게 하기 힘든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왜 절개법만을 고집하시냐 물었더니 다양한 굵기의 모발을 한 번에 채취하여 굵기에 따라 필요한 곳이 다르므로 적재적소에 쓸 수 있기 때문이며, 자신이 개발한 봉합 방식으로는 흉터가 남지 않을 것이라고 하면서 그렇다면 비절개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모빈치에서 들은 바 식모기를 사용하면 밀도가 떨어진다고 하더라고 하니 본인은 식모기를 모발굵기에 따라 다양하게 쓰므로 밀도 문제는 걱정말라고도 하였습니다.
상술했듯, 결국은 자기의 병원의 방식이 그 의사에게는 가장 자신있는 방식일테고 그래서 가장 필요한 방식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환자는 정보를 종합하여 자신의 경우와 가장 적합한 방식을 선택하면 되는 것이겠지요.
상담실장과 가격 협상에 들어갔는데 역시 2000모 견적에 절개 식모기 방식으로 400선 견적이 나왔으나 각종 할인을 더하여 4군데 병원 중 최초로 300선으로 떨어뜨리게 되었습니다. 수술 일정도 상대적으로 선택의 폭이 넓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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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마치며.
모발이식을 결정하기까지의 마음, 장사꾼들로만 보이는 수많은 병원들의 현혹에 대한 불신, 그리고 마침내 어디든 병원을 결정하고 붕대를 풀고 앉은 지금 오늘, 그리고 오늘부터 벌어질 일들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상술한 내용들에 주관적 평가가 있을 지언정 일절 허위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제 솔직한 상담투어 후기들이 불안과 고민 속에 헤매고 계실 대다모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이 글을 쓰는 오늘 이날은 위 4군데 중 한 곳을 결정하고, 수술을 받은 후, 붕대를 푼 다음 날인 수술 후 3일째가 되는 날입니다. 이제 휴일을 이용하여 포토모발이식 후기로 수술 디테일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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