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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알마니 사태(?)에 대한 소견
올블랙입니다.
대다모 계시판에 정말 오랫만에 글을 올리게 되네요...
벌써 1년여가 지나갑니다. 감회가 새록새록...^^
전 06년 7월 16일/17일 이틀간에 걸쳐 약 3500모낭을 FUE 방식으로 수술했습니다.
수술한 후 숙소에 올라와 앞으로의 변화된 모습에 대한 기대감으로
살짝 흥분한 수술 후기를 올렸던 기억이 나네요...
당시에는 많은 분들이 그런 흥분된 수술 후기를 올렸었죠???
1년여가 지난 지금...
결과론적으로 수술 결과는 그다지 썩 만족스럽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그간 대다모 싸이트에 발을 들이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더이상 할 수 있는게 없기 때문이지요...
세상엔 알아서 좋을 것과 몰라도 좋을 것이 있쟎아요?
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이젠... 내가 내 머리에 대해서 더이상 어찌할 방법이 없다.
그런데... 굳이 실패인걸 알고 또 그 실패를 들추고 해서 멀 어찌하리...
머 이런 심정이었죠.
얼마전... 모 프로그램에서 외모가 좀 심각한 분이 성형외과에 가서 견적을 받았는데
견적이 3000만원이나 나왔다는 말이 우스개로 얘기되는걸 봤습니다.
아... 그렇지... 3000만원이면 못생긴 외모마져 뜯어고칠만한 큰 돈이지...
난 그걸 머리 하나 심는데 투자했네... ㅋㅋ
자조섞인 웃음이 나올 수 밖에 없지요...
최근의 알마니 사태(?)는 두가지 측면의 복합적인 불만이 상승작용을 하는 것 같습니다.
첫째는 비용이지요...
수술비용의 많고 적음을 논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들 아시는 것처럼 알마니 수술비용은 당시 대안으로 모든 사람들이 고민했던
H&W나 라할박사 보다 두배 이상 많았습니다. 국내에 비해서는 다섯배 이상 됐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제 기억으로 거의 일주일에 2-3명이 수술을 받았습니다.
그중엔 경제적 여유가 되는 분들도 계셨고 대출을 받아 수술하신 분도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제 입장에선... 앞서 주절거린 것처럼 마지막 선택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이기 때문에... 비싸더라도 확실한 곳에서 이 지긋지긋한 고민을 깨끗이 날려보내고 싶다는 마음에
알마니를 선택한 사람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마지막 선택이라는 것은.... 선택하는 사람이나 선택당한 사람이나 모두 부담스럽죠...
두번째는 결과 그 자체보다 결과의 차이에 있는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6월을 얘기하십니다. 이건 거 6월 항쟁도 아니고...^^
나는 왜 빈즈님처럼 안될까? 왜 댐잇님처럼 안될까? 왜 까투리님(기억이 맞는지모르겠습니다만)처럼 안될까?
내가 관리를 잘 못했나? 내 모낭이 특별히 약한건가? 5%의 실패율에 재수없게 내가 걸린건가?
탈모인것도 억울해 죽겠는데 운도 무지하게 없구나... 머 이런 자책성 소회도 한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근데... 나만 안된게 아니네? 6월 이후에 수술한 사람중엔 성공한 사람이 거의 없네...
그러다보니 자연히 난 병원측으로부터 홀대를 받았다...
알마니박사님이 나에 대한 수술 과정에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심하게는 FUE방식의 마루타가 되었다는 등의 자책이 아닌 일종의 병원에 대한 배신감을 느끼게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수천만원이 소요되는 수술을 앞에 두고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다른 사람 경과도 보고... 짧은 영어 사전 뒤져가며 미국 대다모도 가보고... 할 수 있는 방법은 다 동원에
합리적 의사결정을 내리려고 애를 쓰게 되지요.. 저 역시 그랬습니다.
그런데 극단적인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다 보니 역설적으로 지극히 불합리한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마지막이라는 수단적 한계성이 이를 더 힘들게 하지요.
1모낭 이식하는데 라할은 얼마고 알마니는 얼마다는 식의 비교는 병원 입장에서는 모르겠으나
최소한 우리 탈모인 입장에서는 그리 중요한 비교는 아닌 것 같습니다.
요는 내가 정상인 '처럼' 되는데 라할은 얼마고 알마니는 얼마냐가 중요한 비교겠지요.
A안 : 1000만원, 정상인 '처럼'에 대한 기대치 80%, 기대치 근거 - 이마님 등등
B안 : 3000만원, 정상인 '처럼'에 대한 기대치 85%, 기대치 근거 - 빈즈님, 댐잇님 등등
A안이 합리적인건지 B안이 합리적인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중요한건 알마니를 선택한 사람들은 5%p의 기대치를 위해 2000만원을 기꺼이 더 지불했다는 것이지요.
왜냐하면.... 마지막이니까....
그런데 기대치 5%p을 위한 2000만원 지불의 결과치가 오히려 minus라면..... 흐음.... 끔찍하지요...
중요한건 이제부터입니다.
그럼 우리는 누구를 비난하고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까요?
알마니박사님입니까? 댐잇님입니까? 빈즈님입니까? 혹자는 성선생님(삼촌으로 불리는 분)을 비난하던데 그분인가요?
일단 먼저 댐잇님은 아니라고 봅니다.
아니... 그분을 비난함으로써 그분을 뒤에 숨게 만들면 안된다고 봅니다.
댐잇님은 의사가 아닙니다.
그분은 본인이 수술을 받았고, 그 결과에 대해 대다모에서 공유하였고, 필요한 분들에게 관련 프로세스를 진행해 줬을
뿐입니다. 물론 그 과정에 비즈니스 마인드를 더하여 수수료 혹은 급여가 오고 갔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혹 수수료나 급여가 오고 갔더라도 기본적으로 선의를 가지고 한 행위인 이상 탓할 대상은 아니라고 봅니다.
다만, 그분이 나름의 책임의식을 가지고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줬으면 하는 바램이고
그런면에서 좀 서운한 감정은 있습니다.
빈즈님이야... 당연 아니지요...
어찌보면... 너무나 탁월한 관리능력으로 우리에게 불필요한 환상을 심어줌으로써
일면 비합리적인 선택에 지대한 공헌을 하시긴 했습니다만 말입니다.^^
성선생님은 어떤가요?
전 사실 오랫만에 대다모에 들어와 계시판을 보면서 성선생님이 모욕감을 느낄만한 댓글이 달린 것을 보고
기분이 좀 그랬습니다. 인간적 비애랄까요???
우리가 아무도 모르는 타국 외지에서 수술 받을때... 성선생님께 얼마나 많은 배려를 받았습니까?
물론 약간의 돈이 오고갔습니다만 다들 아시는 것 처럼 교통비, 식비 등의 필요경비 차원 아니었던가요?
전 수술대에서 그 괴로운 마취주사와 수천바늘의 들쑤심을 받으며 순간 내가 왜 이렇게 여기 누워서
이렇게 괴로운 수술을 받아야 하나.... 하는 생각에 정말 눈물이 주루룩 흘렸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성선생님 처럼 이런저런 정성스런 뒷수발 해주시는 분마저 없었다면.... 생각하고 싶지도 않네요...
아무리 시간이 지나고 상황이 변했다고 해도 그때의 고마움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알마니박사님인가요?
저는 수술의 최종 책임자로써 알비알마니병원과 알마니박사님까지 두둔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솔직히... 저 역시 앞서 말씀드린 두번째 사유로 인해 박사님의 성의 부족, 관심 부족, staff에 대한 관리소홀 등은
좀 탓하고 싶네요...
이 점에 있어서는 '악의'는 당연 아니겠지만 6월 이전의 환자들과 동일한 수준의 노력을 기울였느냐는 점에서
'선의'의 존재 여부까지 물음표이긴 합니다.
그렇지만...그렇다고 해서 그분의 전문성, 최고 권위자로서의 명예와 자존심 등까지 부인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전문가로서 권위자로서 응분의 책임을 기울였느냐의 문제이지 전문가가 아니다 권위자가 아니다 식의
논쟁은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너무너무 길어졌네요... 그냥 생각 가는대로 쓴 글이다 보니 어디서 어느 맥락을 줄여야 할지 몰라 그냥 올리긴 합니다만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그렇습니다.
1. 어느 누구에게든 맹목적 비난은 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기본적으로 이 일과 관련된 모든 사람들은 선의를 가지고 각자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물론 결과가 과정을 정당화 한다고도 하지만... 개개인의 자존심과 명예를 욕하는 류의 비난은 득될게 없는것 같습니다.
2. 다만 각자 이번 일에 대한 책임의식을 스스로 느꼈으면 합니다.
알마니박사님은 수술집행자로서, 댐잇님은 broker로서, 그리고 우리는 최종 의사결정자로서...
특히 댐잇님은 어서 빨리 broker로서, 알비알마니 한국지점장(?)으로서의 자리에 조속히 돌아와 나름의 역할을 해
주셨으면 합니다. 우리도 그분이 다시 나설 수 있도록 마녀사냥식의 비난은 하지 말아야겠지요...
3. 향후 알마니 측과 합리적 논의가 진행될 수 있도록 우리 스스로도 합리성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솔직히 모발이식은 미래에 대한 기대를 근거로 하는 것이지 결과물을 보고 선택하는건 아닌 만큼
당시 우리가 과도한 기대를 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또는 그 과도한 기대수준을 지금도 고집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새겨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난 수술을 두고 가끔 와이프가 저를 놀려먹곤 합니다.
"겨우 이 정도 하자고 그 돈 들여 수술했어? 그 돈으로 내 얼굴을 고쳤으면 난 전지현이다..." 머 이런류의...
그때 전 이렇게 얘기하지요...
"그래도 가발 벗었쟎아..."
사실 전 27살때부터 가발을 썼거든요.. 대략 10년 됐네요...
그간 얼마나 벗고 싶었는지 모릅니다.
수술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저는 가발을 벗었습니다.
전 수술 전후로 약 한달간 휴가를 냈었는데요...
머... 휴가기간 동안 골프치다 두피가 익어 벌개졌다.. 그래서 머리가 많이 빠졌다...
머 이런저런 말도 안되는 변명거리를 만드느라 고민 좀 했습니다만...
어쨌거나 지금은 가발을 벗었고... 그 계기를 모발이식이라는 이벤트가 만들어 준 셈이죠...
주변 사람들은 언제 다시 예전 머리로 돌아가냐... 돌아가기는 하는거냐... 놀려먹기도 하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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