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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살 대머리.. 결국 예약취소했습니다 그리고...고개숙인 젊은 탈모인들에게...

  • 24년 전

  •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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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모싸이트에 들어와서 여러가지 다른 아이디로 글을 올리다가 오늘에서야 회원가입을하고 글을 쓰네요^^ 이 나이에 정식 아이디로 글을 올리는게 왜그리 부끄럽던지...

오늘 아침, 날이 밝으면 수술을 받기로 되어있었는데요, 결국 취소했습니다
제 머리 상태는 아래에서도 밝혔지만 탈모왕님보다 약간 나은 정도지요(가마 옆에 있는 부분만 제가 상태가 양호하고 딴덴 비슷함)

동네 슈퍼마켓 아저씨 문구점 아줌마, 목욕탕 등등 집 근처 자주 가는데 들르다보면 다들, 그것도 매번 한마디씩 꼬옥합니다. '머리가 왜그렇게 없냐..?'
고등학교 졸업하고 선생님 한번도 못뵈서, 그래도 예의상 죄송한 마음에 스승의 날에 찾아뵜더니 딴말씀은 안하시고 다들 이말만 하시더군요 '얘끼! 이 버릇없는 녀석~! 나보다 니가 더 먼저 늙어?... 저놈 머리좀 보게...' 다들 머리만 구경하고 잘 지냈냐 등등의 말은 없으셨죠. 학교 후배들이요? 두말할 나위도 없져...동창회요? 그런거 못나갔죠, 길에서 우연히 예전 친구들 보면 인사하자마자 머리만 봅니다. 그다음은, 차마 말을 잇지 못하죠..그럴 때 그 심정 아시죠? 반가운 마음은 싸악~! 사라지고 어디 숨어들고만 싶죠. 내가 오늘 여기 왜 왔을가..하는 후회도 밀려들구요..
대학교 도서관, 친구랑 같이 공부하고 있으면 친구의 친구가 꼬옥 물어봅니다.... '... 노땅 형님이냐? 아니 친군데...(나에게)아이구 죄송합니다. 저보다 10년쯤 더 되어보이시네요...'
넘넘 충격을 받아 병원에 갔었죠... 의사 "언제부터 머리가 빠졌죠?" , "한 2년 좀 더 된거 같아요" , "아니 근데 이렇게 많이 빠질 수 있나요?" 의사도 짐짓 놀라는 표정이었죠.
이쯤되니 버스나 지하철에선 말할나위도 없겠져? 뭐..여러분들도 느끼시는 거겠지만요...

저는 나름대로 공부를 일찍 시작한 고시생입니다. 초반에 끝내려고 많은것을 걸었던 만큼 실패의 충격이 참 컷습니다. 한때 공부는 해야겠는데, 돈이 없어서 친구에게 도움을 받으며 생활했었고, 6년간 사랑했던 여자친구와도 헤어졌었져. 정말 고시 떨어지고 돈떨어지고 여자떨어졌는데, 머리까지 빠지니 진짜 살맛 안나더군요......
스트레스로 인한 탈모라 생각했었죠. 좀 있음 다시 날거라는...근데 한해가 지나고 두해가 쫌 더 지났는데 갈수록 더 빠지는게 아니겠습니까? 이젠 남아있는 머리도 가늘어지고 곱슬거립니다.

프페, 미녹이요? 물론 하죠. 닥터모, 모발력도 써봤구요, 고기? 라면? 안먹습니다. 단백질은 두부로 대신하죠, 녹차? 밖에 나가서 사먹었다 하면 녹차죠... 두피맛사지요? 어떻게 털보손을 빌리게 되어서 가끔 씁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스트레스도 장난이 아니고, 대인기피증이 생기더라구요. 정말 사람이 소극적으로 변하더라구요. 사람이 달라지던데...
젊은 나이에 수술받으면 안 좋다는것 알면서도 꼬옥~! 해야겠다는 맘이 들어서 날짜를 잡았는데...........

석달전, 모자를 쓰고 나간 소개팅에서 정말 괜찮은 여자친구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제가 탈모란거 밝혔구요...암튼 걔 몰래 수술할려고 하다가 어제 말했더니, 오늘 하루종일 극구 말리더라구요...머리가 다 빠져도 좋으니깐 젊을때는 제발 수술하지 말라구..그리고는 수술후에 있을 부작용에 대해,그리고 인생에 있어서 더욱 소중한것들을 잃어버리지 말라고 얘기를 하는데, 여기서 다 들어서 아는 말이지만 여자친구가 애절하게 얘기하니깐 또 다르게 들리더군요..^^
말 한마디 한마디에 진심어린 사랑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깨달았지요. 이 세상에 머리카락 보다도 소중한 것들이 많이 있음을....게시판에도 있는 내용들도 있지만...

1 . 인간관계 - 머리가 빠질수록 인간관계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좋은사람을 많이 만나고 자기 사람으로 많이 만들면 탈모의 고통을 어느정도 덜 수 있는거 같아요. 식구들에게 자기 탈모인거 감추고 신경쓰면서 집안에서 생활하는 사람들 거의 없잖아요. 정말 맘터놓고 지낼 수 있는 친구들이랑 있을땐 제 머리보고 뭐라 그러지도 않고 '나' 라는 사람에 대해 봐주니깐 좋죠~~ 그리고 저같은 경우는 혼자서 돌아다니는 것보다 친구랑 같이 다니니깐 사람들의 시선을 덜 의식 하게되던데...

2. 자신감 - 그럴려면 무엇보다 자신감을 잃으면 안될거 같아요. 대머리에겐 대머리밖에 안보이잖아요. 길에서 젊은 탈모인들 보면- 저 또한 그랬지만- 어깨 움추러들고, 시선 힘없이 아래로 깔고, 표정은 대체로 어둡고, 활기가 느껴지지 않죠. 제 여자친구가 여대를 다니는데, 소개팅후 두번째 만날때, 여자친구네 학교 축제에 소개받았었죠. 전 떳떳하게 탈모라 밝히고 모자를 쓰지 않고 여대 축제에가서 여자친구의 친구들도 많이 만났답니다. 결과는? 그런 당당한 모습이 맘에 들었다네요^^(사실 저 그때 무쟈게 힘들었습니다. 그치만 '생각하는데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이 든다'는 그 말을 기억하고 눈 꼬옥~! 감고 행동했죠) 그리고 얼마전 게시판에서 읽은것 중에 남는말..
"머리 빠지고 웃음 까지 잃으면 정말 남는거 없습니다..." 저는 억지로라도 웃는 연습을 합니다.

3. 꿈 - 탈모인들은 머리가 빠지기 전에는 다들 나름대로 푸른 꿈이 있었죠. 목표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 정말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머리가 빠지면서 목표는 오로지 ' 내 머리에 더이상 신경쓰지 않게 된다면' 으로 변하죠 대머리 안될려고 이땅에 태어나서 고생하며 아둥바둥 사는건 아닐텐데,,,머리 빠지면 나도 이제 다 됐나보다..라는 생각이 맘속을 비집고 들어오는건 다들 비슷하지 않은가요? 비록 겉모습은 늙어보여도 우린 젊습니다. 꿈도 있구요. 한번 사는 인생 정말 멋지게 살아보고 싶다는 야망~! 그깟 머리털때문에 꺾여서야 되겠습니까? 저는 양가 대머리 유전에, 고시공부 스트레스에 엄청빨리 찾아온 탈모..20대에 완전 빛나리가 된다고 해도 제가 꿈꿔온 길은 꼭~! 걷고야 말겠습니다. 멋진 삶을 사는 대머리가 못난 인생을 사는 보통사람보다 적어도 1000배는 잘났다고 생각합니다.



자랑이라고 할 얘기는 아니지만, 제 삶에 굴곡이 참 많았습니다. 그래서 어쩌면 탈모가 빨리 찾아온지도 모릅니다. 힘들때 마다 나는 스스로에게 말하고, 또 말했습니다. "나는 복받은 놈이야. 한번 사는 인생 남들보다 더 많이 경험해서 더 많은걸 얻어 가니깐...", 다양한...많은 경험을 해서 나와 같은 길을 걷는 인생 후배들에게 삶에 대해서 알려주고 좋은 것들은 남겨주고 싶다는 생각, 참 많이 했습니다. 어릴적부터 되뇌어온 말입니다. " 한번 사는 인생, 정말 멋지게 살아보자..." 앞으론 이말도 되뇌이렵니다. "탈모?! 내 인생에 절대~!!! 태클 못건다~!!" 우울해질려 그럴때 마다 주문 처럼 외울렵니다.
나는 정말 멋진 사람이 되렵니다. 고시도 수석으로 붙게되면 대머리로 인터뷰도 할겁니다. 젊은 대머리가 사회에서 빛을 발해야 우리의 뒤를 이을 젊은 대머리들도 자신감을 가지게 될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언젠가는 젊은 대머리들을 보는 시각이 달라지겠죠?
언제나 당당할 거구요. 나보다 더 힘들어 하는 사람을 위해서 기도도 할겁니다. 다른데가 건강하지 않아서 말그대로 연명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도 있는데요... 대머리는 머리카락과 관련되는거 말고는 보통사람과 또~~옥 같지 않습니까~?~
저는 누구보다도 즐겁고 멋지게 웃으면서 살겁니다. 하하하하하하~~~~~^0^



대다모 회원 여러분들에 비하면 저는 정말 어린편이져..이런 저의 주저리 주저리 쓸데없는, 때론 당돌하게도 보이는 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들 힘내자는 맘에서 야밤에 잠안자고 끄적였습니다. 다들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p.s. 그렇다고 모발이식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은 전혀 없구요, 저도 젊을때는 마음으로 대머리에 대한 심리적인 문제들을 극복하고, 20대에 해야할 일들을 이룬 후에 30대에 어느정도 기반을 잡고 완전 빛나리가 되면, 그때는 해도 괜찮을 거란 생각 해봅니다. 여자친구랑 약속했죠. 10년뒤에 하고 싶으면, 그때 하기로~^^ 기특한 여자친구 예뻐서서 수술할려고 마련한 돈 일부분으로 핸펀이나 해줄까 합니다. 참고로 제 여자친구는 법정대리인 없이 핸펀 못하는 만 19세랍니다..^^ 그렇다고 제가 도둑놈은 아니구여..저도 만으로 21살입니다*^^*

아~! 제가 힘들때 마다 찾아가는 곳입니다.
제겐 위로가 되더군요.
http://ezsun.wo.to
아..그리고 언젠가 제가 게시판에 우울해서 푸념을 늘어놓을땐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이 제게 힘이 솟는 말로 도와주시길...더불어 사는 세상~ 아름다운 세상~^^
멋진 대다모 싸이트에는 아름다운 탈모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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