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수술후기] 수술 한달차 후기: 상담부터 수술 한달차까지 경험해보니 신경써야 할 점

비절개 2400모, 현재 한달째입니다.
대다모라는 켜뮤니티가 있는 줄은 알았지만 한번도 들어와보지 않은 채 상담/수술까지 모두 제가 결정하여 진행했습니다.

수술 상담 과정부터 수술 한달차까지 경험해보면서 느꼈던 점을 적어보려 합니다.

<수술 전 병원 선택, 상담 과정에서 고려한 것과 고려하지 않은 것>

최근 수술한 친구가 대다모에서 정보를 얻어서 했길래, 그 친구에게 유명하다는 병원 여섯 군데 정도를 추천받아 상담을 돌았고, 그 중 한군데에서 수술했습니다. (네거티브한 내용도 있어서 굳이 어디서 했는지는 적지 않겠습니다.)
상담을 돌면서 제가 고려한 사항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가격
: 너무 비싼곳은 제외하였습니다. 2400모 비절개 기준으로 네군데는 500만원 내외였고, 나머지는 각각 700, 1000만원선이었습니다. 비싸도 수술 결과가 확실히 보장된다면 지불할 가치가 있겠습니다만, 다 고만고만한 것 같아서 이유없이 비싸다고 생각되는 곳들을 제외했습니다.

2. 헤어라인 디자인
: 모발이식은 기술 못지 않게 헤어라인을 얼마나 예쁘고 자연스럽게 디자인하냐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M자로 빈 부분을 너무 많이 채우는 디자인을 권한 병원은 제외하였습니다. 탈모가 아니더라도 노화 과정에서 헤어라인은 조금씩 후퇴하는 반면, 하관쪽은 볼살이 쳐지면서 펑퍼짐해지기 때문에, 너무 M자를 꽉채워 이마를 좁게 만들면 비율상 자연스럽지 못할거라는 병원들의 이야기가 더 설득력 있었습니다.

3. 실장과 의사의 태도 (신뢰감)
: 믿고 맡길 수 있는 병원을 찾고 싶었습니다. 가장 중요한건 역시 의사의 기술이지만 그건 제가 쉽게 판단할 수 없는 부분이라 생각했습니다. 제 최선은 실장, 의사와 대화하면서 책임감 있고 신뢰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의사를 고르는 것이었습니다.
너무 커머셜한 태도로 상담하는 병원, 과장광고하는 병원, 불편할 수 있는 것들을 질문했을 때 솔직하게 말하지 않고 다 문제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병원, 말도 안되는 망한 수술 사진을 보여주며 본인 병원에서 해야만 한다는 식으로 설명하는 병원들을 제외했습니다.
호들갑 떨지 않고 덤덤하게 말하는 곳을 우선순위로 두었습니다. "믿고 맡겨주시면 최선을 다하겠으나 현재 기술 수준에서의 이식모 밀도는 이정도 한계가 있으니 감수하셔야 한다." 라는 식의 뉘앙스로 말하는 솔직한 병원을 택했습니다.


반면, 다음의 사항들은 굳이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1. 결과 사진
: 병원에선 수많은 결과 중 잘된 케이스, 극적인 케이스만 보여주겠죠. 환자마다 환경도 모두 다르기에 밀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도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시 말해 결과가 제일 중요하긴 하지만 사진으로는 판단할 수 없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이런저런 잘된 케이스의 사진들 보여줘도 참고만 하고 크게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2. 기술적인 부분
: 현미경을 쓴다, 1인 원장이 모두 수술한다, 모발 보관용액으로 생리식염수 대신 뭘 쓴다, 우리는 밀도를 90% 이상으로 채운다 등등의 의학기술적 홍보는 대부분 무시하였습니다. 비전문가인 제가 고려할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했고, 좀 알아보니 수술 결과에 크게 영향을 주는 팩터같지도 않았습니다.

<수술 후기>

무난하게 잘 했습니다. 뻔한 얘기 길게쓰긴 귀찮으니 간단한 참고할만한 것들을 적자면,

1. 생각보다 괜찮았던 점
- 수술 중 통증은 거의 없다시피 했습니다. 10분간 수면마취하고 국소마취주사 맞았습니다. 피부과 압출이 더 아프고 고통스러운 것 같아요.
- 수술 후 통증도 거의 없었습니다. 진물이 난다던가 베게에 피가 배어나온다던가 그런 것도 전혀 없었습니다.

- 외출은 수술 후 2~3일째부터 그냥 막 하고 다녔습니다. 외식하고 쇼핑 다니고... 뒷머리는 줄삭발(3줄)이었는데 생각보다 티가 안나서 그냥 철판 깔고 다녔습니다. 모르는 사람과 얼굴을 마주봐야하는 상황이 좀 찝찝하긴 합니다. 어쨋든 자세히보면 이식부위가 눈에 보이니까요. 예를 들면 카페에서 주문을 한다던가 하는 경우... 친구들은 수술한거 다 알기 때문에 잘 만나고 다녔어요.
제가 회사를 다녔다면 많이 불편했을 것 같기도 해요. 입사 전 두달정도 시간이 남아 수술 진행했던거라 집에서 쉬면서 큰 불편함 없이 지냈습니다.

- 줄삭발이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수술 바로 다음날도 뒷머리를 잘 빗으면 별 문제없이 다닐 수 있었어요. 물론 층이 져서 자세히 보면 티가 나긴하지만, 삭발부위는 다 가려집니다.

2. 생각보다 힘들었던 점
-2주차가 좀 짜증났습니다. 이식부위 각질(aka 비듬)이 너무 보기 싫어서... 흰색 각질들이 막 일어나서 앞머리를 덮는데...
지문샴푸를 하지 않는 이상 절대 떨어지지 않습니다. 2주차 첫방문 전까지 고생좀 했습니다.

- 제가 머리스타일이 앞머리를 뒤로 넘기는 (까는) 스타일입니다. 이식부위가 그대로 다 드러나요. 지금은 수술 한달차에 접어들면서 이식부위 머리가 절반이상 빠진 상태입니다. 앞머리를 어떻게하고 다녀야될지 고민이 많습니다.
앞머리를 내리는 머리스타일로 바꾸자니 앞머리 길이 등등의 한계도 있을뿐더라 저랑 너무 안어울리고 찐따 같아서 하기 싫고.. 그렇다고 지금 머리스타일을 고수하자니 이식부위 휑한게 너무 티가 나고... 특히 아셔야할게, 이식부위는 색소침착이 있어서 피부색깔이 짙습니다. 색소침착이 사라지려면 몇달은 있어야될 것 같습니다. 그냥 비어있는게 아니라 이식 부위만 색소침착으로 거뭇거뭇하게 되어있으니 더 티가 많이 납니다.
앞머리를 좀 더 길러서 이식부위를 적당히 가리는 가르마펌쪽으로 하는게 제일 낫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주말에 미용실가서 좀 얘기를 해봐야할 것 같아요.

암흑기라는 것에 대해 정확히 인지를 못하고 수술을 했는데, 저처럼 넘기는 머리스타일을 하시는 분이라면 대책을 좀 고민해보셔야할 것 같습니다. 이식부위에서 동반 탈락이 진행되기 때문에, 이식 이후 앞머리가 다 자라는 근 1년동안은 오히려 예전보다도 못한 헤어라인을 가지고 살아야하는 것이니까요.


3. 병원에 대한 불만: 수술 과정 중에 겪은 허술함

 수술 당일날 불쾌한 일들이 좀 있었습니다.

첫째, 병원에서 수면마취 의사를 물어 제가 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는데, 수술 베드에 누웠더니 수면마취 없이 바로 국소 마취 주사를 놓으려고 하더군요. 제가 수면마취 안하냐고 물어보니 그제서야 수면마취 준비를 해서 수술이 진행되었습니다.
둘째, 저는 투블럭을 원하였으나 수술 후 줄삭발로 진행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상담 투어 돌기 전부터 줄삭발의 장단점을 미리 파악하고 투블럭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기에, 수술이 다 끝난 마당에 줄삭발도 괜찮다는 설명이 그리 설득력 있게 들리진 않았습니다.
셋째, 수술 후 병원에서 잡아준 호텔에 갔더니 한시간 뒤 체크인하라고 하더군요. 근처 카페에서 시간을 좀 떼우고 들어갔는데, 앞서 수술과정에서 이미 불쾌감이 있었기에 짜증이 상당히 났습니다. 심지어 호텔방은 식탁도 없는 작은 방이더군요. 배달음식 시켜서 방바닥에 앉아 먹는데, 이게 호텔이면 그냥 택시타고 집에 갈걸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병원에 불편했던 점을 말씀드리고 사과도 받았지만, 어쨋든 기분이 썩 좋진 않았습니다.
줄삭발은 생각보단 나쁘지 않아서 참고 넘어갔지만, 찝찝한 기분이 완전히 지워지진 않더군요.

모발이식 병원은 매일 한가지의 똑같은 수술을 반복적으로 수행하기에, 매너리즘에 빠질 위험이 크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수술이 처음이지만, 병원입장에서는 몇백번의 반복되는 수술 중 하나일 뿐이겠지요. 한두푼도 아니고 몇백만원 들여서 머리에 상처내서 하는 성형"수술"인데, 수면 마취를 하는지 안하는지, 삭발은 어떤 방식으로 하는지 같은 굵직한 옵션들은 수술 전에 간단히 브리핑해주고 확인 절차를 거쳐야하는거 아닌가 싶습니다.
모발이식 수술은 수술 후 6개월~1년간은 결과를 확인할 수 없는 수술이기에, 그 기간은 병원에 대한 신뢰감 하나로 지내야하는건데, 이런 점은 참 아쉬웠습니다. '내가 좀 더 꼼꼼히 챙길걸' 하는 아쉬움도 듭니다.


<수술 결과>
아직 한달차이기 때문에 수술 결과에 대해서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은 전혀 없습니다.


<세줄 요약>
1. 병원마다 헤어라인 디자인이 꽤 차이 나니까 여러군데 상담 받아보세요.
2. 머리 넘기는 스타일 이신분들은 암흑기 미리 대비하세요. 몇달간은 원래보다 못한 헤어라인으로 살아야됩니다.
3. 저처럼 병원과 불필요한 잡음 생기지 않도록, 수술 관련 사항들 하나하나 꼼꼼히 챙기셔서 수술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