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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푸Nopoo] 13년 나의 탈모진행기 그리고 노푸+어성초+미녹
안녕하세요,
탈모가 무엇인지 알지도 못하고 알고 싶지도 않은채로 훈훈한 외모를 기반으로 인생을 마음껏 즐기다가, 24살이 된 어느날 미용실에 갔더니 탈모가 진행중이라는 얘기에 충격을 듣고 그때부터 가까운 여자들로부터 탈모가 있다는 얘기를 줄곧 들어왔습니다. 이를 인정하지 않으며 살다가 M자로 올라가는 머리를 거울로 보며, 외조부부터 외삼촌 3명 모두 대머리라는 사실을 꺠닫고 유전탈모를 DNA를 물려받은 사실을 꺠닫습니다. 그리고 29살부터 본격적으로 치료를 시도하기 시작합니다. 우선 스벤슨이라는 탈모치료하는 곳에 2천만원이라는 돈을 갔다바치고 치료를 1년여간 받는 도중(효과는 미미하였음) 스벤슨이 망하여서 일부 돈을 돌려받은 후 무엇을 할지 방황합니다.
그사이에 M자는 조금씩 더 진행이 되었고 도저히 안되겠다는 판단이 들어 이약 저약 알아보던 중 미녹시딜을 바르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워낙에 야근이많고, 생활이 방탕하고 (술,담배,여자),또 해외출장도 잦다보니, 이 싸이트에서 많이 보는 열심히 관리하시는 분들과는 달리 관리가 잘 안된상태로 세월을 보냈음에도불구, 흥미로운건 32세즈음이 되자 열심히 치고올라가던 M자가 천천히 둔화되기 시작한것입니다.
"나는 유전을 피해갔구나"하는 건방진 생각이 바로 들었고 이에따라 겁대가리 없이 머리를 짧게 자르고 왁스를 바르는 미친짓을 감행합니다. 미녹도 예전만큼 열심히 바르지 않구요. 아까도 말씀드린바 있지만, 야근도 많고 접대도 많아 보통 일주일에 두세번은 새벽 한시 이후에 들어오고 아침에는 8시에 출근합니다. 확실한건 3:7옆가르마 탄 나의 모습보다 짧은머리에 왁스를 바른 내 머리를 여성들은 확실히 더 사랑해 주었고 행복했습니다. 이렇게 1년여를 살면서 33살 어느날 거울을 보다가 깜짝 놀랍니다. 때는 환절기였고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한 11월이었습니다. 전날 3시까지 술을 마시고 6시반에 술이 덜깬 상태로 샤워를 하고 나와서 거울을 보는데 내머리가 M자는 그대로인데 젖어있는 머리전체에 숯이 없어져서 횡~해진 것입니다. 레게파마한 사람들 보면 어리가 듬성듬성해보이는데 딱 그 모양입니다.
이때 충격을 너무 먹은 나머지 약품부터 탈모치료방법까지 모든걸 뒤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우선 가장 효과가 높다는 먹는 약들에 눈이 갔습니다. 프페, 아보다트 등등..
하지만, 부작용이 두려웠습니다. 우선 피곤하고, 간에 좋지 않다는 내용에서 술을 많이 먹고 업무강도가 강하고 또 야근이 많은 제게는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을 하였고, 무엇보다 결혼을 하지 않았는데 정력감퇴, 불임, 기형아 등등의 가능성자체가 언급되는 것만으로도 이약들은 제게는 적합하지 않은 약들로 판명을 하고 치료방법에서 제외시킵니다.
두번째는 탈모치료를 받으러 다니는 것이었습니다. 한의원, 그러나, 시간과 돈이 많이 투입되는 것에 반해 효과에 대해서 누구도 자신있게 얘기하는 것을 본적이 없었기 때문에 대다모에서 누군가 확실한 곳을 추천해주기전까지는 배제하기로 합니다.
세번째로 모발이식을 검토하려하였으나 그 무렵 가진건 돈뿐이지만, 세상에서 가장 고질적인 탈모를 앓고 있던 친한 형이 이것저것 해보다가 안되어 모발이식을 감행하는 것을 보고 그 경과를 지켜보았습니다. 모발이식..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결과는 완전 대머리가 될 사람을, 잠깐 덜대머리로 만들어 주었다가, 다시 거의 완전대머리로 만드는게 탈모이식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무엇보다 머리에서 나오는 개기름을 감당하기에는 근본적으로 힘이 없는 머리카락들이 개기름에 촉촉하게 젖어서 빛이 비치면 반짝거리는 속알머리가 너무나 측은해보였습니다.
현재 37세가 된 저는 이제 이렇습니다.
머리를 감고 난뒤에 밝은 빛 아래서 머리 사진을 셀카로 찍으면 누가 보기에도 대머리입니다. 예전에는 그래도 올백하면 알파치노 같은 노하우 있는 살짝 M자의 이미지라도 나왔는데 이제는 머리가 듬성듬성하여 젖은 머리로는 어떠한 스타일도 나오지 않습니다.
다만, 머리를 드라이하고 살짝 덮어두면 숯이 없을수도 있다는 의심을 할수는 있으나 너무 밝은 빛으로 비추지 않는 이상을 숯이 좀 없어도 노골적 대머리라고 얘기할 수는 없을정도 입니다. 사진을 올리고 싶지만, 내 횡한 머리를 사진으로 보는 것이 너무 마음이 아퍼 올리지 않는 점 양해부탁드립니다.
이때쯤 이제 저는 포기하는 단계에 접어듭니다. 나 자신이 향후 2-3년내에 누가 보더라도 쟤는 대머리구나라는 것을 알아볼수 있을만큼이 될 것이며, 현재까지 열심히 방어하고 있는 나의 헤어라인은 지난 10년간 그래왔듯이 지속적으로 천천히 무너져내릴 것이라는 것을 겸허히 인정하고 밤에 1회만 미녹을 바르며 열심히 삶을 살아가던 중, 이제는 답이 없다 싶어서 말기암 환자분들이 일반적인 치료를 포기하시고 숲속으로 들어가듯이, 저는 "노푸"를 선언합니다. 그리고 물로 머리를 감은후 남아있는 개기름은 어성초로 감아서 없애주고 하루종일 틈이 날때마다 어성초를 조금씩 발라줍니다. 밤에는 미녹을 바르고 잠이 들고요.
13년동안 지속적으로 관찰과 모니터링을 하게되면, 자신의 머리상태에 대한 어느정도 "감"이라는 것이 생깁니다. 어느정도 빠지는지, 사막화가 어느정도 되었는지, 그리고 머리에 힘이 있는지 없는지 등등..
3개월정도가 노푸로 살아온 제가 지금 느끼는 것은 머리에 힘은 확실히 더 들어갔고, 숯도 확실히 나아진 형상입니다. 머리를 감고나면 뒤로 넘길머리가 거의 없었는데, 요즘은 넘기는 머리의 무게감이 조금 생겼으며, 무엇보다 한번 머리감을때 빠지는 머리가 20개-30개정도 였는데 (머리가 거의 남지 않아서 그렇지 더 있었을때는 50개 이상씩 빠졌습니다) 지금은 술안마신날은 거의 안빠지고, 술마신 다음날은 10개미만 정도가 빠지는 것 같습니다.
죄송하지만 저는 탈모 치료기를 쓰려고 한것이 아닙니다. 그러기에는 저는 세상의 다른재미들을 너무 좋아하고, 또 관리를 잘하시는 분들만큼의 절제력도 없습니다. 또한 읽어 보시면 알겠지만 제품이 들어간 것이 없으니 상업적인 글은 더더욱이 아니지요 (미녹 효과 있다 말씀드린적 없습니다.) 다만, 저같이 열악한 환경에서도 일부 머리를 유지하는데에는 노푸와 어성초는 확실히 효과가 있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머리는 확실히 힘이 생기고 촉촉함도 살아있습니다. 적어도 저같은 시한부 대머리에게는 도움이 되는 방식이며, 원하시면 6개월정도 경과 후 다시 업데이트 드리겠습니다. 어차피 글을 올리는 것도 이번이 거의 마지막을테고 머지않아 남은 인생을 자신이 대머리임을 인정하고 묵묵히 살아가야 할테니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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