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는 생착률을 위해서라면 금식도 가능하다는 마음가짐이었기 때문에 괜찮았고, 이식부위를 최대한 건드리지 않는 것도 가려움이 생각보다는 심하지 않아서 수월했던 것 같습니다.
제일 힘들었던 건 이식 부위를 건드리지 않아야 한다는 압박감, 머리 감기&말리기, 그리고 잘 때 목배게 하고 정자세로 자면서 혹여나 무의식 중에 긁으면 어떻하나 하는 노파심 등이었던 것 같습니다. 머리 감을 때 약한 물줄기라도 이식부위에 직접 닿는게 걱정이 되어서, 우선 머리를 다 뒤로 넘긴 후에 넘겨진 머리를 잡고서 정수리부터 물줄기를 흘려서 앞으로 보내 이식부위를 적시는 방법으로 하다보니 시간이 꽤나 걸렸고, 뒷머리 채취부위를 가리기 위해 머리를 많이 기른 상태여서, 시원한 바람으로 머리 말리는데도 한참 걸렸던 듯 합니다.
가려움이 생각보다는 심하지 않아서 버틸만 했는데, 통증은 이식부위 보다는 채취부위에 조금 있어서 그 부분이 살짝 불편했던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워낙 이식한 부위에만 집중하다 보니, 긁거나 만지거나 하는 부분에서 채취부위는 조금은 소홀해서였던 듯 하네요. 새롭게 전학온 아이들의 적응이 최우선이지만, 친구들을 전학보낸 아이들의 상실감도 잘 챙겨봐줘야 하는 듯 합니다.
그래도 생착 스프레이 열심히 뿌리며, 거울 볼 때 마다 자리잡아가는 새싹들과 채워진 헤어라인을 보면서 뿌듯해하며 보냈던 2주였습니다.
[2주차 경과방문]
상담 및 시술 후 이제 3번째 방문이지만, 이미 수년간 다녔던 단골 병원처럼 편안하게 느껴지는 해주시는 것도 맘모스의 장점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잘 생착 되었고 이제 수술전과 같은 일상생활로 돌아가도 된다는 원장님의 면담 후 무엇보다 기다려졌던 이식부위 샴푸를 받았습니다. 너무 시원했는데 한편으로는 2주간 애지중지 혹여나 스쳐서 살짝 닿기만 해도 화들짝 놀라던 부위를 박박 샴푸 받다보니 뭔가 이래도 되나.. 라는 생각도 살짝 들었던 것 같네요ㅎㅎ
지금 글을 올리는 시기는 어느덧 3주차인데 벌써 암흑기가 시작되고 있네요. 이식모들의 반이상이 사라진 부위를 보면 살짝 마음이 아프지만 어차피 거쳐야 할 과정이니 빨리 겪고 새로운 아이들이 빨리 나오는게 좋을거라는 생각으로 지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