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이마가 살짝 m자 였는데, 나이가 30대를 지나 40대를 넘어가다 보니 슬금슬금 대문자 M자로 깊어지는 것을 보며 고민도 같이 깊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주변에 물어보니 예전부터 이미 약을 먹고 있는 지인들이 꽤 된다는 사실을 알고 새삼 놀라기도 했고, 이제라도 약을 시작해야하나 라고 생각해봤지만 이미 맨들맨들해진 M자 부위가 약을 먹는다고 다시 자랄 것 같지도 않아서 부랴부랴 대다모에 가입하고 열심히 후기들을 검색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몇 주 동안 시술 후기를 보며 부러워만 하다보니 덧없이 시간만 계속 흐를 것 같아 우선 상담이라도 한번 받아보자라는 생각으로 압구정 맘모스를 포함하여 두 군데의 상담일자를 잡았습니다. 상담예약 당시만 해도 모발이식이 어떤건지 감이 잘 안와서 감이라도 잡고 추후 어떻게 할지를 더 고민해보자 라는 생각이 컸던 것 같습니다.
상담 당일 연달아 두 곳의 상담을 예약하고 첫번째 병원에 갔을 때 꽤나 마음에 들어 어 뭔가 수술을 해볼만 하겠다 라는 생각으로 두번째 상담예약을 한 압구정 맘모스에 방문하였습니다. (솔직히 맘모스는 가격적인 부담감 때문에 상담을 잡을지 고민하다가 한번 가서 들어보기나 하자 라는 생각으로..). 그리고 2시간 후 한달 뒤의 수술 예정일까지의 주의사항이 적힌 Patient Guide Book 책자를 들고 맘모스를 나오게 되었습니다. 사실 넷플릭스 시리즈 한편 고르는 것도 며칠을 고민만 하다 마는 제가 이렇게 큰 결정을 쉽게 내릴 수 있었던 건 크게 두가지 였던 것 같습니다.
1. 원장님과의 상담
- 무엇보다 석지웅 원장님께서 1시간 가량 상당히 자세하고 꼼꼼하게 상담을 진행해주셔서 믿음이 갔습니다. 기본적인 이론적 설명은 물론이고(본인이 직접 작성하시는 블로그 글들을 보여주시면서 상세히 설명해주심), 이식할 부위의 모류 방향/가르마는 어떤지, 그리고 뒷머리 모발상태를 감안했을 때 이식 후 예상되는 상황과 이를 감안해서 이식하겠다고 설명해주시는 등 저의 개인적인 상황을 모두 고려하여 상담을 해주셨고, 또한 수술 후 가장 기대하는 변화, 머리 스타일은 어떻게 바꿀 예정인지, 걱정되는 점 등 오히려 제가 한 질문보다 더 많은 질문들을 저에게 하시는 것을 보며, 이분께는 믿고 맡겨볼 수 있겠다 라는 생각에 쉽게 결정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평소에 머리 스타일 때문에 인스타 남자머리 맛집을 몇군데 다녀보면서 느낀건, 그분들 모두 실력은 뛰어나지만, 결과가 얼마나 제 마음에 드느냐는 결국 사전에 얼마나 충분히 제 상태를 파악하고 제 상태에 맞춰서 스타일링을 하는지에서 결정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2. 병원의 디테일
- 상담을 받으면서 느낀건 병원에서 전체적으로 최대한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기 위해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을 많이 썼다는 점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상담일에 병원에서 저 혼자만 온전히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것 부터, 상담 설문 책자에도 제 이름이 이미 프린트 되어 나와 있는 것 등 사소할 수도 있지만, 이런 부분들이 수술 당일 뿐만 아니라 수술 후 지속적인 결과 상담 방문 등의 일정들도 편안하고 세심하게 받을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수술 당일]
수술 당일은 디자인 확정 - 슬릿 - (점심식사) - 채취 - 이식의 순서로 진행되었습니다.
수술 후기들을 보면서 가장 걱정되었던 건 마취주사의 통증이었고 그 다음이 채취시 자세의 불편함이었는데, 실제로는 채취가 마취보다 더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이식부위의 마취는 살짝 따끔 정도였고 뒷머리 채취부위의 마취는 2~3초 정도 따아끔이었는데 미간을 찌푸리며 참을만 할 정도였습니다. 마취 이후로 아프지는 않았고 원장님께서 수술하며 지속적으로 괜찮은지 물어봐 주셔서 마취가 풀리는 느낌이 올 때마다 말씀드리면 다시 마취해주셔서 우려보다는 수월하게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다만 슬릿 할 때에 사각 사각 소리가 조금 무서웠네요..)
점심식사는 도시락/샐러드/김밥 중에 선택이 가능했는데, 저는 간단하게 먹기 편한 김밥으로 선택했고 실장님께서 추천해주신 제육치즈김밥을 먹었는데 생각보다 꽤 맛있어서 나중에 쿠팡이츠로도 배달시켜 먹을 예정입니다ㅎㅎ
오히려 쉽게 생각했었던 채취 시간이 제일 힘들었었습니다. 1시간반 가량 엎드린 자세로 꼼짝없이 있다 보니 30분까지는 괜찮았는데 1시간 가량 되면서 얼굴/목 부위가 베기기 시작하면서 살짝 고비가 왔는데, 시술 전주에 있었던 업무적인 현안들을 하나씩 떠올리며 고민하다 보니 다행이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ㅎㅎ
엎드려 하는 채취가 힘들었어서인지 다시 바로 누워서 진행된 이식은 무척 수월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슬릿 후에 일부 마취가 풀린 부위는 원장님께서 재차 확인 후 다시 마취를 진행하였고, 이제 마지막 단계라는 생각에 몸과 마음이 편해져서 였는지 살짝 반수면 상태로 이식을 받은 것 같네요. 어느덧 남아 있는 모낭수가 100개 이하로 줄어드니 끝나간다는 안도감 보다는 뭔가 아쉬움이 더 크게 들었던 것 같습니다. 모낭이 2~30개 가량 남았을 때 정자세로 앉아 헤어라인을 다시 점검하신 후에 보완/마무리 하며 수술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다시 한번 석지웅 원장님, 실장님, 간호사 분들과 두피관리사님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다소 주저리 주저리 썼는데 모발이식을 고민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