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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백조와 백수 (17)편

  • 24년 전

  • 1,573
0
흠....이거 세이클럽 추억의 수채화란 동호회에서 쭉 보던건데..여기서 또 보게 되네요.....원작자가 혹 누군지 아세요? 거긴.....gustn님이 쓰신거던데......횟수도 똑같네요...





>-------백수-----------
>가을이 성큼 다가섰다.
>그동안 우리의 생활도 많이 자리를 잡은 것 같다.
>
>어쨌건 임시로라도 백수의 생활을 벗어났고
>가게도 그럭저럭 운영이 되 가는 것 같다.
>
>그녀가 워낙 깔끔하게 장사를 잘하니까
>남학생들의 주머니는 거의 털어내고 있었다.^^;
>
>가끔씩 내가 언제 백수였었지 하는 생각마저 든다.
>물론 이게 정식 직장이 아니니 불안하긴 하지만.
>
>휴식시간이나 점심시간에 담배 한 대 피우고 있으면
>팔짱을 낀 커플들이 오가는게 보인다.
>
>이제 더 이상 그런 모습이 부럽지 않다...^^
>근데 '말타면 경마 잡히고 싶다.' 고 그랬던가.
>
>거시기 머냐 그녀와
>그....결..혼 비스무리한게 하고 싶다...-.-
>근데 아직 그녀와 거기까지 진지하게 얘기해 본 적은 없다.
>
>물론 별 탈이 없다면 언젠가는 하게 되겠지만
>기왕 하는 거 걍 지금 하고 싶다...^^;;
>
>주위에서 친구들도 자꾸 부추긴다.
>
>"얌마, 여자는 언제 맘 바뀔지 모르는 거야. 지금 결혼 해 버려."
>
>"마! 좋아하면 하는 거지, 아직까지 말도 못 꺼내 봤다는 게 말이나 돼."
>
>물론 그녀가 맘이 바뀌고 그럴 여자는 아니라는거 안다.
>그치만 솔직히 쬐끔은 불안한 맘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
>그리고 집에서도 그런다.
>얼마전에 인사를 시켰더니 엄마는 그녀의 손을 잡고 꺼이꺼이 울라 그런다.
>무슨 큰 은혜라도 입은 듯이 고마워 한다...-.-
>
>엄마는 내가 여자친구가 있는게 믿기지 않는지 있을 때 얼른 하란다.
>딸라빚이나 사채를 얻어서라도 전세방 한 칸은 마련해 준다면서...-.-
>
>여동생은 한 술 더뜬다.
>지금 언니가 잠시 눈에 뭐가 씌인 상태일 때 잡아야 한단다.
>
>그리고 이제 얼굴 보기도 질리니까 나가서 살란다.
>...나가기 전에 꼭 한 대 때리기로 마음 먹었다.
>
>근데.....아우~~~ 어떻게 얘기하지....ㅠ.ㅠ
>그리고 그녀 집에서도 내가 임시직인거 아는데 좋아할리도 없구..
>
>에이...그 때 괜히 술 취해서 그런 얘기는 해 가지구...ㅠ.ㅠ
>
>
>
>
>------백조-------------
>며칠 전 일요일 날 큰 맘 먹고 쉬면서 고궁엘 갔다.
>초가을 인데도 결혼 사진을 찍으러 나온 사람들이 많았다.
>
>솔직히....전나 부러웠다.
>뭐가 그렇게들 좋다구 헤벨레~ 하면서 웃는지....ㅜ.ㅜ
>
>이 인간은 암말두 않구 가만히 쳐다보고만 있었다.
>농담이라두 "우리도 결혼 할까?" 하고 물어봐주면 좀 어때서.
>
>물론 "꿈깨셔~~!!" 하면서 한 대 날렸겠지만..^^;;
>
>생각해보니 해서 안 될 것두 없을 거 같은데..
>그의 어머니랑 집안 식구들도 모두 좋으신 분이고..^^
>
>근데 이 인간이 그 비슷한 얘기도 없으니...ㅠ.ㅠ
>
>그건 그렇구 이 인간은 요즘 왜 이렇게 넋 나간 사람처럼
>멍~ 하니 내 얼굴만 쳐다보고 있담.
>
>물론 내가 이쁜거야 알지만 ^^;
>그럼 이쁘다고 말을 하던가...-.-
>
>아닌가, 얼굴에 낀 기미를 알아챘나..ㅜ.ㅜ
>씨...나이 먹어가니가 자꾸 얼굴에 잡티 같은 것만 늘어나구.
>
>암튼 꼭 X 마려운 강아지처럼
>안절부절 못하고 쳐다 보기만 한다.
>
>내가 "모~~ 할 말 있어?" 하면
>"아니...." 하면서 한숨만 폭 쉬고...
>
>혹시 나 몰래 바람이라도 났나?
>물론 그랬다간 그자리에서 사망이지만.
>
>아냐, 정말 그럴지도 몰라.
>남자들은 믿을수가 없어.
>
>얼마전에 둘째 형부도 언니한테 신고(?) 안 하고 룸싸롱 갖다가
>걸려서 손이 발이 되게 빌었었잖아.
>
>하여간 그새를 못 참아서 언니가 친정에 와서 하루 자는 날
>휭하니 룸싸롱으로 달려 간담.
>
>잘 지켜봐야 겠다.
>하긴 학교에 어린 여자애들이 좀 많어.
>
>괜히 잘해주는 척 "자판기 커피라도 한 잔..."하면서
>접근할 수도 있는거 아니겠어?
>
>암튼 그랬다간 나도 어린 놈이랑 맞바람이니까 알아서 해라..
>
>
>
>
>------백수----------
>아....도저히 말을 못하겠다.
>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면 정말로 입이 안 떨어진다.
>어떻하지..ㅜ.ㅜ
>
>안 되겠다.
>편지를 써야겠다.
>
>며칠에 거쳐 마음을 담은 편지를 썼다.
>찠어버린 것만 해도 수십장은 될 거 같다.
>
>워드로 친다음 편지로 베껴 적으려 했는데
>그렇게 할려니까 도저히 감정이 잡히지 않는다.
>
>나중에는 내가 지금 무슨 이야기를 쓰는지도 헷갈릴 정도다.
>
>
>일요일, 손님이 없을 때 그녀에게 이야기 하려 했다.
>근데 젠장 갑자기 단체 손님 왔다고 빨리 나오란다...ㅜ.ㅜ
>
>어쩔 수 없이 몇 시간을 꼼짝 못하고 음식을 날라야 했다.
>간신히 치루고 났더니 그녀는 피곤한지 의자에 기대어 잠이 들어 버렸다.
>
>곤히 자는 걸 깨워야 되나 어쩌나...
>자니? 하면서 흔들어 봤더니 "어우~ 피곤해." 하면서 짜증을 낸다.
>
>참.... 일 더럽게 꼬인다.
>
>밖으로 나왔다.
>저녁이 내리고 있었다.
>
>잠시 동네 산책을 했다.
>곱창집을 지나치는데 밖에 모여 계시던 동네 분들이 손짓을 하셨다.
>
>"색시는 어따 두고 혼자서 뭘 해?"
>
>"예...지금 피곤해서 잠시 자거든요."
>
>"양복 쏙 빼 입으니까 새신랑 같네. 한 잔 받어"
>
>"저.. 괜찮습니다."
>
>"받어! 이 사람아, 일요일이라 손님도 없잖아."
>
>"예, 그럼 한 잔만^^."
>
>한 병을 넘게 마셔버렸다...ㅠ.ㅠ
>알딸딸 했다.
>
>젠장 이 정신으로 확 얘기해 버릴까...
>아냐 낼 얘기하자.
>
>그녀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을 사 들고 돌아갔더니
>어디서 술 먹고 들어오냐며 화를 낸다.
>
>안 풀린다. 안 풀려....
>
>
>
>
>------백조----------
>아유~~
>생리중이라 기분도 안 좋은데 이 인간이 속을 뒤집어 놓네..
>
>단골인 풍물패 애들이 예약을 해서 일찍부터 나와야 했다.
>근데 늦게 나와서는 또 슬슬 눈치만 보고 있었다.
>
>"왜~~ 할 말 있음 하라니까."
>
>"아냐, 너 피곤해 보여서..."
>
>"양복은 왜 입었어? 어디 가?"
>
>"아니 아까 친척 결혼식 갖다 오느라구."
>
>"그런 얘기 없었잖아."
>
>"응 갑자기 생겼어."
>
>"무슨 없던 결혼식이 갑자기 생겨."
>
>"아니 오늘 알게 됐다구..."
>
>......정말 나한테 말 안하는 무슨 꿍꿍이가 있나 보다.
>아무래도 오늘 담판을 지어야 되겠다.
>
>단체 손님이 나간 후 머리도 아프고 피곤해져서 잠깐 눈을 붙였는데
>그새 나가서 술을 마시고 왔다....ㅜ.ㅜ
>
>"혼자 그렇게 술이 잘 먹혀?"
>
>"어쩔 수 없었어. 동네 분들이 자꾸 권해서."
>
>"뭐 그렇게 고민거리가 많아서 술을 마시는데?"
>
>"무슨 고민거리?"
>
>"아유 몰라, 짜증나니까 오늘 먼저 들어가."
>
>"뭐가 그렇게 짜증나는데?"
>
>"먼저 들어가, 나도 금방 들어갈거야."
>
>
>떠밀듯이 해서 먼저 들여 보냈다.
>술 먹은 사람이랑 얘기해야 나만 피곤해지지.
>
>
>혼자 커피 한 잔 마시고 있으니까 왠지 처량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좀 심하게 한 것 같아서 미안하기도 했다.
>
>기분도 그렇고 오늘은 일찍 들어가야 할 것 같다.
>
>정리하다보니 그가 가방을 놓고 간게 눈에 띄였다.
>학교로 첫 출근 할 때 내가 사준 것 이었다.
>
>그가 어린아이 처럼 좋아하던 모습이 생각나 웃음이 나왔다.
>근데 문득 가방을 열어보고 싶어졌다.
>
>그 왜 드라마 같은 거 보면 꼭 그런데서 바람피우는 사람들은
>증거물을 남기고 그러지 않던가.
>
>별 건 없었다.
>껌, 라이타...복권....하여간 그 놈의 복권은...ㅜ.ㅜ
>
>응 이건 뭐지..노래 테잎인데..
>열창 노래방?
>
>이 인간이 누구랑 노래방엘 갔었지.
>오디오에 넣고 틀어 보았다.
>
>"아아 마이크 시험 중, 어때 잘들려?"
>그의 목소리였다..^^
>
>"편지로 쓰려 했는데 잘 안 되네. 그래서 이렇게 내 마음을 전하려고.
>나 지금 너에게 청혼 하는 거거든. 많이 쑥스럽고 그러네.....
>
>.................................................
>
>.......삶이 그리고 사랑이 마음만으로 이루어지는게 아니란 거 물론 잘 알고 있어.
>
>하지만 하지만 말이야.
>누구나 자신의 미래를 밝게 그리는 것처럼 나 역시 나의 앞날을
>꿈꾸고 있고 그 미래를 너를 향해 걸고 싶어.
>
>물론 때로는 너에 대해 싫증이나 짜증이 날 수도 있다고 생각해.
>그건.... 너도 나도 사람이기 때문에 그럴 수 있을 거야.
>
>그러나 이것 만은 약속 할 수 있어.
>어떤 순간이 닥쳐 오더라도 너를 위해 약속한
>너의 남자로서의 책임과 의무는 저버리지 않을게.
>
>기쁜 순간은 물론 슬픈고 힘든 순간에도 난 니 옆에 있을 거야.
>절대 움직이지 않을 거고 어디로 가지도 않을 거야.
>
>나와 결혼 해 주겠니.....
>
>좀 더 멋진 말을 해 주지 못 해 미안하네. 내가 좀 그렇잖아...^^
>
>대신 너를 위해서 노래를 준비했어. 잠깐만.......
>
>어, 이승환의 <화려하지 않은 고백>이란 노랜데 아는지 모르겠네..
>
>
>
>언젠가 그대에게 준
>눈부신 꽃다발
>그 빛도 향기도 머잖아
>슬프게 시들고
>
>꽃보다 예쁜 그대도
>힘없이 지겠지만
>그때엔 꽃과 다른 우리만의 정이
>숨을 쉴거야
>
>사랑하는 나의 사람아
>말없이 약속할게
>그대 눈물이 마를 때까지
>내가 지켜준다고
>
>멀고먼 훗날 지금을 회상하며
>작은 입맞춤을 할수 있다면
>
>이 넓은 세상위에
>그 길고 긴 시간속에
>그 수많은 사람들중에
>오직 그대만을 사랑해
>
>이넓은 세상위에
>그 길고 긴 시간속에
>수많은 사람들중에
>그댈 만난걸 감사해."
>
>
>눈물이 조용히 흘렀다.
>
>손님이 들어오다가 울고 있으니까 깜짝 놀란다.
>
>"죄송합니다. 지금 문 닫으려고 하거든요."
>
>
>
>
>
>------백수-----------------------
>일이 왜 이렇게 안 풀리는지 모르겠다.
>하긴 괜히 혼자 술 먹고 들어가니까 화 낼 만도 하지.
>
>오늘은 일찍 자고
>낼 다시 마음을 정리해야겠다.
>
>엥! 근데 그녀에게 전화가 왔다.
>아직 화가 안 풀렸나? 무섭다...
>
>"나 지금 오빠네 집 앞이야."
>
>"어? 지금 왠 일로? 들어와."
>
>"아니 잠깐만 나와 봐."
>
>아무래도 한 대 맞을 거 같다.
>에휴, 할 수 없지 뭐, 싹싹 빌어야지...ㅠ.ㅠ
>
>가로등 아래에 그녀가 서 있다.
>
>"가방 두고 갔더라."
>
>"어...갑자기 나오느라구..."
>
>"그리고 이것도."
>
>그녀가 고개를 숙인 채 테잎을 손에서 펼쳐 보였다.
>
>읔!! 딱 걸렸....아니 들었구나...!!
>
>"....들었어?"
>
>말 없이 땅만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인다.
>뭐라고 해야 할지 언뜻 떠오르지 않았다.
>
>"오빠 나한테 할 말 없어...?"
>
>"그렇게....해 주겠니...?"
>
>부끄러운 표정으로 보일 듯 말 듯 웃는다.
>
>....그렇게 어색하게 웃으며 서로의 얼굴을 바라 보았다.
>
>
>
>
>
>--------백조--------------------
>그의 앞에서 귓 볼까지 뜨거워질 정도로
>부끄러운 건 오늘이 처음이다.
>
>한참을 서로 피식 거리며 웃고 있는데
>그가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낸다.
>
>작고 예쁜 시계였다.
>손목에 채워주며 그가 말했다.
>
>"이거 비싼 거 아냐, 하지만 이 바늘이 너의 손목위에서 움직이고
>있는 시간 동안 나도 늘 너의 곁에 있을게."
>
>"약 떨어져서 멈춰서면?^^"
>
>분위기 깬다며
>그가 쥐어박는 시늉을 한다.
>
>"임마, 그럼 그 잃어버린 시간만큼 내가 채워주지."
>
>그러더니 집에다 대고 "엄마~~~ 며느리 왔어요~~" 하고 소리를 친다.
>
>하여간 못 말리는 사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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