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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지는 낙엽을 보며 느끼는 또다른 심정

  • 23년 전

  • 1,289
0
안녕하십니까. 대다모 동지 여러분.
오랜만에 뵙는군요. 그동안 잘 지내셨는줄 압니다.

혹자들은 떨어지는 나뭇잎을 보며 가을의 정취 운운하며
감상에 젖기도 하겠지만 탈모인의 마음 한켠엔 나날이 빠져만가는
머리카락에 대한 걱정이 오버랩되면서 어딘지 모를 씁쓸한 기분까지도
느끼게 되는 늦가을입니다.
공중파를 비롯한 대중매체의 [대머리 놀려먹기]가 과거보단 많이
완화 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코메디 프로의 한 꼭지를 점하는게
사실이기도 합니다.
자신이 탈모인이 아니라고 생각했을때엔 마냥 그 우스꽝 스럽던
대머리들....그리고 그런 대머리들이 비탈모인들의 놀림감이 되는
우스운 설정에 박장대소하며 즐겼을 테지만 막상 자기도 탈모라는
사실을 인지했을때엔 눈앞이 캄캄해지는듯한 절망감 또한 같이 느끼게 됩니다.

서슬 퍼렇던 전두환 5공 정권이 몰락하고 공중파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었던 코메디 소재가 바로 [대머리 놀려먹기]였습니다.
별 시덥잖게 생긴 개그맨 한놈이 머리에 살색 거죽하나 뒤집어 쓰고 나와서는
탈모인들을 맘껏 놀려먹는 그러한 설정....
정녕 탈모인들의 맘을 조금이라고 헤아렸다면 그런게 가능이나 했겠습니까?
그것 뿐입니까?
[엽기적인 그녀]라는 영화속에선 가발을 쓴 한 노인네의 머리위로 여자 주인공이
구토를 하게하고, 그 노인은 가발을 벗어 던지고 화를 내는 설정등
어둠 저편의 관객들은 이런 장면에 마냥 웃고 즐기겠지만 그 당시 극장에 있는
탈모인들은 심한 모욕감 마저 느끼게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대중문화속에 녹아 있는 이러한 대머리에 대한 편견과 웃음꺼리 만들기는
과거보단 많이 완화 된게 사실이지만 여전히 남아서 우릴 괴롭히고 있습니다.
청소년기의 탈모가 다른 여느 질병보다도 심각한건 대인기피증과 우울증을
동반한다는 사실인데 이러한 심리적소외감의 원인중 상당수는 매스컴과
대중매체의 무책임한 설정이 크게 한 몫하고 있다는 사실은 누누히 강조 한바
있습니다.


대다모 동지 여러분...

지금 우리에게 무엇보다도 시급한 과제는 자신감 회복에 있습니다.
탈모라고 해서 선거권을 박탈 당한다거나 공무원법에 저촉되지는 않습니다.
적어도 가시적인 불이익은 전혀 없다고 보는게 옳습니다.
문제는 우리에게 있다는 것을 하루빨리 상기해야 하겠습니다.
탈모가 나이를 들어 보이게 하는 단점이 있는건 사실입니다만
그런게 그 사람의 아이덴티티까지 결정하지는 않습니다.
옷을 가급적 젊게 입고 지나치게 의식하지 마십시요.
대다수의 사람들은 처음 몇번은 상대방의 탈모를 인지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과연 그 사람이 탈모였나? 할 정도로
자연스러워 지는게 사실입니다.

동지 여러분.
가증스런 언론들과 호시탐탐 우리들의 주머니를 노리는 업자들에게
철퇴를 내릴 그날을 기약하며 올 겨울도 누구보다도 서로를 위로하며
따듯하게 보낼것을 약속합시다.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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