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아홉시에 한달에 한번쯤은 꼭 치러야 하는 그 귀치않고도 하기싫은 작업을 하러 집을 나섰다.이젠 이사를 하였기때문에 그 먼곳까지 차를 몰아 가야한다..
같잖게도 나름대로 터득한 바는 있어 월요일 아침 아홉시가 이발소 아저씨와 나만의 시간인 걸 알기에..ㅎㅎ 그 시간이면 이발소 아저씨의 그 섹시한 와이프도 집안일 하느라 바쁜걸안다..와이프가 있으면 큰일이다!..목욕갈거라고 안감아도 된다고 해도 한사코 머리를 감겨주는 그녀이기 때문이다..아마도 그녀의 직업의식의 발로라고 생각되나 나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시간이란걸 그녀가 알리는 없다..
이윽고 머리에 뜨끈한 물이 적셔지고 내 몰골은 더 처참하게 변한다.."아저씨..오늘은 옆에하고 뒤에만 쳐주세요..." .."왜요? 조금 길려볼려구요?" 아저씨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서리다가 곧 사라짐을 느낀다..나는 증모제를 샀기때문에 조금 길러보겠다는 말을 차마 하지 못하였다.."아뇨..머..겨울이라.."
언제나 그랬듯이 이 귀치않고도 하기싫은 작업을 빨리 끝냈으면 하는데 이 아저씨가 오늘 따라 더 뜸을 들이는 것 같다..ㅎㅎ 아마도 몇년 단골(탈모후부터애용)이라 더 정성껏 해준다는 의미같으나 나에게는 고문이다..그러나 나로서는 추운 겨울 월요일 아침에 내가 그토록 싫어하는 장소에서 뜻밖의 기분좋은 말을 듣게된다..특히 말주변이 별로 없는 아저씨라..처음 내게 말을 꺼낸것은 거의 처음이지 싶은데..
"걱정마이소! 내가 어디서 들은 것이 있는데 머리나게 하는거 한 5년이면 나온다카데예..아 그릏지 않습니꺼! 사람몸 핏줄까지 하나하나 다 파디비는 세상에 그까짓 머리하나 못나게 하겠슴니꺼!"
이발소를 나와 담배를 피워문다..언제나 복잡하던 목욕탕가는 길이 오늘따라 시원하게 뚫렸다..창밖으로 지나가는 사람들 다 행복하게 보인다..구석을 뒤져 캐롤을 튼다..연말이면 이상하리만치 사람맘을 설레게 만드는 그 캐롤송..나는 올겨울도 혼자지만..나는 행복하다 나는 행복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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