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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의 끝. 내가 탈모라는 사실을 알게 해 준 그 사진.

  • 23년 전

  • 2,315
0
우선 많은 분들이 저를 의심하더군요.
정상인이면서 괜히 우월감 느끼기 위해서 탈모인 행세하는거 아니냐?
많은 분들이 요청하더군요. 지금까지의 당신에 대한 우리의 믿음을 저버리지 말라. 진정한 우리의 동지라는 걸 보여달라고.............

친구들과 1박 2일로 물가로 놀러 간 적이 있습니다.
그때만 해도 전 제가 탈모라는 사실을 전혀 몰랐었죠. 그냥 남들보다 머리숱이 좀 없는 편이라고..
그리고 사진역시 많이 찍었죠. 팡팡팡.. 난 혼자 신나갖고 사진 더 찍자고 더 찍자고 막 졸랐었죠.
그리고 약 이주일 후, 모두 모인 자리에서 사진을 돌렸습니다.
그리고 사진을 통해서 본 내 모습은 충격이었습니다.
다른 친구들 모두 웃고, 기뻐하고 즐거워하는데, 나 혼자 돌처럼 굳어서 잠시 움직이지도 못하고 있었죠. 어찌나 부끄럽던지...... 어딘가로 숨고 싶었던 그 기분.

그 이후로 다신 사진을 찍지 않습니다. 친구들과 가끔씩 조명받으면서 이미지사진을 찍는 정도랄까.. 아무튼 더 이상 내 앨범은 늘어나지 않을것입니다. 내가 죽더라도 내 앨범엔 20살초반의 내 모습이 마지막으로 꽃혀있을겁니다.

보시는 사진이 바로 그 사진입니다.
앨범에 꽃아놓지 않고, 서랍 구석에 꼭꼭 처박아두었죠. 친구들과의 추억이라 버릴수도 없고..
이 사진이 정확이 21살때의 상태입니다. 확실한 M자죠. 거기다가 기본적으로 머리숱도 많지 않습니다. 원래 숱 적은 머리에다가 M자까지 상당하죠.
(그런데 불행중 다행이랄까? 아직 그렇게 진행은 안되고 있습니다. 어찌보면 더 나아진 거 같기도 하고, 더 안좋아진거 같기도 하고, 그대로인거 같기도 하고...)
이 사진으로도 탈모인으로 안보이나요?
이때의 나이 21살입니다.
이거가지고도 '정상이면서 우릴 속이다니... 뻔뻔스러운 인간'이라고 말한다면 저도 더이상은 뭐라 할 말이 없네요.

꼭 이렇게 까지 진실을 밝히거나 내 자신을 합리화시키고 싶진 않았습니다. 뭐 욕먹는거야 살아가면서 흔한일이니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것이죠.
하지만 제가 우월감을 느끼기 위해서나, 잘난체하기 위해서 여러분을 조롱했다는 오해만큼은 도저히 참을 수 없군요. 떠날때 떠나더라도 그 오해만큼은 풀어야겠습니다.
정말 전 진심으로 여러분을 이해하고, 저도 공감하려 했습니다. 제가 희망적인 일이 있으면 함께 나누고 싶었고, 단지 나의 입장에서 솔직해지고 싶었을 뿐입니다.
탈모라는 고통을 안고 있는한 여러분의 입장은 곧 저의 입장이었으니까요.

제가 희망적인 글을 남겼던 이유는 ,정말 미래지향적으로 희망적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냥 모두에게 희망적인 생각을 함께 나누고 싶었을뿐이죠. 여자친구 생겼을때도 이곳엔 자세하게 글 남겼죠. 탈모인으로서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 기뻐서였습니다. 친한 친구들한테도 그렇게 자세하게 이야기하진 않았습니다.
또 다른사람들과 달리 얼굴사진을 올렸던 이유는 떳떳해지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얼굴은 싹 가리고, 이마만을 내비친 그런 사진은 뭔가가 숨기려는 느낌이 들잖습니까. 전 탈모인으로서 숨김없이 떳떳한 모습으로 보여지고 싶었을 뿐입니다.

이제 이곳에 오는 일도 줄겠군요.
이 글이 어쩌면 제가 남기는 마지막 글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이젠 여기에 글을 남기는 것도 무슨 빈축을 살지 부담이되네요. 초기이든 말기이든 [탈모]라는 고통을 안고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다 똑같이 힘든데, 왜 다들 그렇게 서로를 이해하려 못하려 하는것이 안타깝네요.
그동안 절 이해해주고, 믿어주었던 지네딘지단님. 이젠나려나님, 잠재적대머리님, 고구마님, 에드님, 기타 여러분들 정말 고마웠습니다. ㅠㅠ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말하는데, 그동안 전 정말 여러분의 동지로서 먼지하나없이 솔직했음을 믿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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