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대다모 여러분. 오늘은 조금 우울한 이야기를 가져왔습니다. 사실 이 글을 작성하기까지 고민이 많았지만, 그래도 지식을 나누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여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내용이 어렵고 많지만 읽어보시면 이해하시는 데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입니다. 바쁘신 분들은 마지막 ‘두 자료 요약’만 보셔도 무방합니다.
탈모약의 부작용은 프로페시아의 경우 대략 2%정도 된다고 명시하고 있고 많은 분들도 그렇게 알고 계실겁니다. 호르몬의 불균형으로 초래되는 여유증은 굉장히 드문 부작용에 속하고, 브레인포그도 사실상 심인성 발현이 주된 원인으로 거론됩니다. 그러나 물리적으로 분명하게 느낄 수 있고, 굉장히 많은 분들이 겪고계신 부작용 중 대표는 ‘발기부전’(erectile dysfunction, ED)이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최근 음경해면체와 관련하여 발기부전(발기장애, 강직도 저하 등)의 기전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이 올라오는 것을 보고, 관련 연구자료를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연구의 대부분은 ‘동물실험’으로 진행된 것들이고, 직접 통제하여 실험한 연구 중에 인간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없었습니다. (물론 제가 찾지 못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흔히 전문의들이 부작용에 대한 칼럼을 쓸 때, 참고하는 자료로 추정되는 것 두 논문을 찾게 되었습니다.
그 자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1번자료) Long-term Oral Administration of 5a-reductase Inhibitor Attenuates Erectile Function by Inhibiting Autophagy and Promoting Apoptosis of Smooth Muscle Cells in Corpus Cavernosum of Aged Rats (Urology 82, 2013년)
*링크:
https://www.ncbi.nlm.nih.gov/pubmed/23876578 (자료 원본은 저작권의 문제가 있을 수 있어 abstract 링크만 첨부하겠습니다)
2번자료) Persistent erectile dysfunction in men exposed to the 5α-reductase inhibitors, finasteride, or dutasteride (PubMed, 2017년)
*링크:
https://peerj.com/articles/3020/
다른 자료도 많았지만 제가 두 가지 논문을 참고한 이유는, 1) 직접 실험한 동물 실험 중 유일한 장기실험(16주 투여)이었기 때문이고, 2) 탈모약(5알파차단제, 5ARIs) 복용을 중단 후 오랜기간 돌아오지 않는 이른바 ‘PED’에 대한 유의미한 통계자료였기 때문입니다. 2)은 내용이 많이 복잡하지만 시사하는 바가 분명하여, 이 글에서는 1)을 위주로 분석하겠습니다. 물론 두 자료 모두 한계가 존재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마지막에 서술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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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자료]
Long-term Oral Administration of 5a-reductase Inhibitor Attenuates Erectile Function by Inhibiting Autophagy and Promoting Apoptosis of Smooth Muscle Cells in Corpus Cavernosum of Aged Rats (Urology 82, 2013년)
5알파차단 경구약을 장기간 복용하는 것은 나이든 쥐의 음경해면체 평활근 세포(Smooth Muscle Cells in corpus cavernosum)의 자가소화작용(autophagy)을 차단하고 세포자멸(apoptosis)을 촉진시킴으로써 발기능력(Erectile Function)을 약화시킨다
1. 들어가기 전에
연구 서론에서 안드로겐의 역할을 밝히고 있습니다.(Androgen plays an essential role in maintaining the structure and function of the penis.) 많이 들어보셨을 이 ‘안드로겐’은 남성호르몬의 작용을 일컫는 말입니다. 남성 생식과 관련된 호르몬을 말하는데, 여기에는 DHEA, 안드로스테네디온, 안드로스테네디올, 안드로스테론, DHT가 있습니다. 이 중에서 DHT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데, 탈모약은 이 DHT를 줄이도록 설계된 약입니다. 테스토스테론은 5알파환원효소(5AR)을 만나 DHT로 전환이 되고, 이를 차단하는 탈모약을 5알파환원효소차단제(5ARI)라고 합니다. 피나스테라이드와 두타스테라이드가 바로 그것입니다.
1)번 자료의 키워드인 ‘’자가소화작용(Autophagy, 자식작용)과 ‘세포자멸작용’(Apoptosis)은 조직의 구조를 유지하는 데에 핵심이 되는 요인들입니다.( Autophagy and apoptosis are 2 very important biologic phenomena involved in the development, growth, and maintenance of tissue architecture and physiology.) 자료 정리에서 말씀 드리겠지만, 이 두 가지가 서로 균형을 이루며 조직을 존속시킵니다. 자멸작용이 우세하면 세포가 망가지는 쪽으로 진행이 된다고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1)번 자료는 Zhang MG, Wu W, Zhang CM, et al. Effects of oral finasteride on erectile function in a rat model. J Sex Med. 2012;9:1328-1336. 연구의 후속 연구인 듯합니다. 4주투여를 16주투여로 늘려 장기간 실험한 것이 1번 자료입니다. 이외에도 참고할만한 자료들은 1번자료 원본 References를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2. 자료분석
연구설계: 30마리의 나이든 쥐, 무게는 600~650g정도 됨, 15마리의 쥐에게는 피나스테라이드 4.5mg/kg을 16주간 투여하고, 나머지 15마리 쥐에게는 아무것도 투여하지 않음 (즉, 15마리의 쥐에게 한마리당 2.7mg~3mg정도를 투여했다고 보면 됩니다), 실험 마지막에 쥐를 죽이고 조직을 해부하였음 (인간을 대상으로 한 실험이 힘든 이유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음경해면체의 평활근세포’는 발기가 이루어지는 데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세포입니다. 평활근이 수축하고 있다가 어떠한 자극으로 인하여 이완하기 시작하면 해면체에 혈류량이 증가하여 발기가 되는 원리입니다. 즉 평활근세포가 건강하고 평활근 이완의 작용이 원활히 이루어져야 발기에 문제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위에서도 언급하였듯이, 피나스테라이드 장기투여로 인하여 이 평활근세포에서 자식작용(autophagy)이 줄어들고 자멸작용(apoptosis)이 증가한 결과가 도출되었습니다.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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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사진은 ‘평활근’이 축소된 사진입니다. (A)가 비투여, (B)가 투여군의 평활근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두번째 사진은 조직에 색을 입혀 분석한 사진인데, 투여군에서 쉽게말하면 평활근이 줄고
산화질소합성(혈류량 증가에 필요한)이 감소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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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멸작용으로 인한 발기부전(ED)은 다음과 같은 수치로써 측정되었습니다:
(1) Maximal ICP/MAP (음경의 압력에 관련된 수치인데 최대수치는 발기가 되었을 때 나타나고, 이 압력이 강할수록 발기력이 강하게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 유의미한 수치로 저하(“significantly lower”) - 5ARI비투여군 71.5mmHg vs 5ARI투여군 51.3mmHg
(2) 해면체조직과 전립선조직의 무게: 각각 22.4%, 35.6% 감소 (자멸과 축소로 감소한 것이 아닌가 추측됩니다)
(3) 음경해면체의 자가포식소체 (autophasomes, 자식작용하는 개체수로 보시면 이해가 쉽습니다) : 5ARI비투여군 세포당 6.7 vs 5ARI투여군 세포당 1.3(다만 오차범위가 큼) -> 자식작용이 감소했음을 시사
(4) 평활근: 비투여군 1% vs 투여군 0.548% -> 평활근세포가 감소함을 시사 (자멸작용)
(5) LC3-1에서 LC3-2로의 전환이 감소: 자식작용이 발현될 때 LC3-1에서 LC3-2로 전환되는데, 쉽게 말하면 발기에 필요한 어떤 기전이 차단된다는 것입니다.
(6) 위 연구자료는 다음과 같이 3요인으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a. 조직 변화(structural changes): 평활근의 감소, 조직내 콜라겐증착(방해요소)
b. 세포 변화(cellular changes): 자식작용의 감소, 미토콘드리아 injury(세포 내에서 부풀어올라 부정적인 기전을 하게 된다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c. eNOS(endothelial NO Synthase, 내피 산화질소 신타아제) 발현의 감소: 산화질소가 혈관을 확장시키고 혈류량을 증가시키는데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데, 이를 합성하는 효소작용이 감소하게 됨
3. 이외에도
(1) 위 연구의 이전 연구인 Effects of oral finasteride on erectile function in a rat model.에서, 4주간 연구한 결과 나이가 어린 쥐의 경우 해면체 조직의 무게감소가 92.3%로, 나이든 쥐(22.4%, 35.6%)에 비해 매우 높은 수치를 보였습니다. 물론 쥐의 연구이므로 사람에게 바로 적용시키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이번 연구자료에서도 위 결과가 ‘나이가 어린 분들에게 처방하기가 쉽지 않은 이유를 시사하고 있다’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따라서 나이가 어린 분들의 경우 복용 결정에 신중하셔야 할것 같습니다.
(2) 혈중 DHT가 감소하지만 테스토스테론 레벨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테스토스테론이 부족하여 성기능장애가 생기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운동을 통해 테스토스테론이 증가하여도 성기능장애가 완화되는 것은 그 외의 요인이 개선되어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4. 한계
(1) 쥐의 연구이고, 실험 쥐의 개체수가 30마리로 매우 작다. 피나스테라이드 투여군은 15마리에 불과함. 사람에게 직접적으로 적용시키기에는 무리가 있을 듯함
(2) 600g에 불과한 쥐에게 사람이 먹는 양의 3배에 육박하는 피나스테리드를 투여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사람에게 적용시키기 위한 실험이었다기 보다는 ‘문제가되는 양’(Number Needed to Harm, NNH)을 통해 해당 메커니즘을 알아내기 위한 실험이었다고 생각
(3) DHT가 어떠한 원리로 세포자식작용과 세포자멸작용을 조절하는지 그 ‘메커니즘’은 전혀 알 수 없음. 단지, ‘(매우 낮은 확신정도로) 자식작용을 감소시키고 자멸작용을 증가시킬 수도 있다(might have been)’정도로 마무리 짓고 있음. 추후 후속 연구가 필요함
(4) 자식작용과 자멸작용의 상호반대되는 조절작용(counter-modulation)에 문제가 생겼더라도 중단하면 되돌아올 수 있는가에 대한 설명이 없다. 즉, 탈모약의 부작용은 그 복용을 중단하면 대부분 회복이 되는 ‘가역적인 부작용’인데, 위 연구에서는 세포가 자멸하더라도 다시 증식가능한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함.
5. 개인적인 생각
한계에 서술하였듯이, 쥐의 실험은 여러가지 이유에 의해 사람에게 적용시키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더군다나 30마리 정도의 실험으로 기전을 확정짓기는 더욱 무리가 있겠죠. 그리고 우리는 1mg를 먹지만 쥐에게는 3배정도의 양을 투여하였습니다. 쥐는 좋은 실험체이지만, 인간과 그리 유사한 유전구조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신약 개발 뉴스에도 우리가 그렇게 흥미를 갖지 못하는 것은, 실험 성공의 대상이 쥐였기 때문입니다. 쥐는 안나던 머리털도 잘 나는데, 항상 인간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이것이 '뜻밖의 위안'이 될 줄은 몰랐네요.
다만, 이 연구자료가 시사하는 바를 무시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찌되었든 혈중DHT레벨이 감소하면서 위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였고, 이는 '2%정도로만 명시된 약의 부작용이 우리에게는 왜 이렇게도 쉽게 나타나는가’를 어느정도 설명해줄 수 있지 않나 생각이 들더군요.
크고 작게 발기에 어려움을 겪고 계신 회원분들은 ‘위와 같은 원리로 부작용이 발현될 수 있겠다’ 정도로 이해하고 받아들이시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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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자료] Persistent erectile dysfunction in men exposed to the 5α-reductase inhibitors, finasteride, or dutasteride (PubMed, 2017년)
5알파환원효소차단제 피나&두타를 투여한 남성들에게서 나타는 영구적인 발기장애
1. 들어가면서
자료는 여러가지 변수로 조사되었고, 변수와 관련된 수치가 많아서 이 부분은 기회가 된다면 나중에 따로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간단하게 결론만 정리를 하자면,
영구적 발기부전(PED)을 설명할 수 있는 4가지 변수: 전립선질환, 5알파차단제 복용일, 나이,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의 사용(예: 아스피린, 감기약 이부프로펜, 디클로페낙 등)
(*참고: the multivariable model predicting PED had four variables: prostate disease, duration of 5α-RI exposure, age, and 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 (NSAID) use.)
피나스테라이드는 1.25mg까지 투여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하였고 (1mg부터 프로스카 쪼개먹는 사람까지 포함), PED의 정의는 ‘복용 중단 후 90일 이상 지속되는 발기부전’으로 한 듯합니다.
2.자료분석
1) 탈모약 복용자 11,909명중 167명이 PED를 호소함 (1.4%)
2) 장기복용자의 경우 짧게 복용한 사람들에 비해 PED발현 가능성이 5배가까이 됨 (장기복용을 나누는 기준은 205일로 잡았고, 이는 6개월 조금 넘는 시간입니다)
3) PED를 호소하는 사람들의 영구장애 중간값이 1300~1500일정도로 나타남 (4년가까이 돌아오지 않는 사례이고 7년가까이 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네요)
3. 한계
너무 많은 변수를 설정하여 분석했기 때문에, 변수간 통제가 안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시 말해서 복용을 오래한 사람들이 짧게 복용한 사람들에 비해 5배가까운 수치를 나타내었지만, 이것이 실제로 ‘장기복용’이라는 요인이 ‘100% or 주로’ 작용하여 PED를 유발했는지는 확신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변수 통제를 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다른 요인들에 의해 교란(confounding)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확신할 수 없다는 것 같습니다. 다만 어느 약이든 장기복용하게 되면 부작용으로 거론되는 것들이 몸에 강하게 나타나기 마련이므로, 무시할 사항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안심할 수 있는 부분은,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PED를 호소하는 사람들은 1.4%정도라는 것입니다. 다만 이는 흔히 탈모약이 명시하고 있는 부작용 2%와는 다른데, 그 이유는 기본적으로 약복용을 중단했을 때 쉽게 회복된다고 말하는 수치가 2%이고 이는 PED와는 다른 ‘가역적인 부작용’을 가리킵니다. 아무래도 연구자료에서 명시한 영구발기부전(PED)이 1.4%정도로 나타나고 있다면, 일반적으로 ‘회복가능한 부작용’의 발현빈도는 더 높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적어도 2%보다는 훨씬 상회하는 수치를 나타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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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자료 요약]
1번자료) 쥐 실험에서, 피나스테라이드 장기투여를 통해 DHT가 감소하면 음경해면체 내에서 발기를 담당하는 세포와 효소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2번자료) 영구발기부전(PED)을 유발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는 ‘5알파환원효소차단제를 얼마나 장기간 투여했는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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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마치면서…
이 글을 작성하면서 가장 우려한 점은, 제가 괜한 걱정을 부추기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사실 그냥 넘어가려고 했지만, 제가 찾은 자료와 지식을 나누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하여 긴 시간을 들여 작성했습니다.
그렇게 낮은 확률로 부작용이 찾아온다고 하는데도, 대부분은 크고 작게 발기장애를 겪습니다. 거의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문제가 없는 분들이 대다수 이지만, 정말 문제가 될 정도로 부작용을 겪고 계신 분들도 많더라고요. 도대체 왜 그런지에 대한 설명이 없었고, 이 부분에 대해 조금이나마 설명이 될 수 있을 자료를 찾아보았습니다.
분명한 설명이 되지는 않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이해의 지평을 넓힐 수 있었던 시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적어도 ‘단지 심인성 부작용이니 멘탈로 극복해라’라는 손쉬운 조언은 잘 못하게 되지 않았나 싶네요.
부디 DHT기전 보다도 부작용이 적은 다른 기전의 신약이 나오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대다모 회원분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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