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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독]대머리는 악덕상인들의 봉인가? (그린헤어넷에서 퍼옴)

  • 23년 전

  •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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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아닌 의약품의 범람, 그 대응은?

아침 잠에서 깨면 베개에 떨어진 머리카락을 세는게 하루 일과의 시작처럼 되어 버린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머리를 감으면서도, 감은 머리를 말리면서도, 거리로 나서면서도 항상 생각은 머리카락에 고정되어 있다.

혹시 길에서 마주치는 사람의 시선이 자신의 머리에 머문다고 생각이 들면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 빨개지거나 식은땀이 흐른다. 이것이 '정상적인 사람들'이 '대머리'라고 부르는 탈모환자들의 하루의 시작이다.

대머리가 아닌 사람은 짐작조차 힘든 고민에 빠져있는 사람들이기에 혹시라도 어디선가 탈모에 좋다, 발모효과가 있다고 귀뜸만 해줘도 귀가 솔깃하기 마련이다.

이런 탈모환자들의 고민을 이용한 상품은 현재 시중에 수백종이 나와있다. 대기업부터 언제 생겼는지 모를 중소기업까지 탈모와 관련된 상품을 내놓고 마치 의약품인양 자신들의 효능을 과대광고하고 있다.

국내 굴지의 생활용품 제조사인 C사와 L사에서 시판중인 탈모방지 샴푸. 이 회사들은 홈페이지까지 만들어서 제품의 탈모방지 효능을 자랑한다.

그러나 실제 이 제품을 사용해 본 '탈모환자'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전 31세의 직장인입니다. 2002년 5월부터 11월까지 6개월간 186,000원짜리 두세트를 썼는데, 효과를 전혀 보지 못했습니다.(중략)저뿐 아니라 효과를 봤다는 분을 제 주위에선 만나보지 못했습니다. 결국 'OOO이 나에게도 효과없다'라는 사실을 확인하는데 37만원을 지출한 셈이죠. 그거 바르느라 고생한 시간과 노력까지 생각하면... 여기 글들을 더 뒤져보시면 알겠지만, 모OOO, 닥OO, 모OO..뭐 이런 것들 다 효과 없다는 의견이 대다수 입니다."

거의 대부분의 탈모관련 상품들은 수십만원대의 고가를 자랑한다. 탈모환자들은 '효과가 있다'라는 말에 울며겨자먹기로 지갑을 열고 있다. 위에서 거론한 샴푸류의 탈모방지 제품 역시, 의약품이 아닌 화장품 혹은 의약부외품임에도 불구하고 일반샴푸의 거의3-5배가 넘는 가격에 팔리고 있다.

그리고 근래에 들어선 홈쇼핑을 이용한 발모/탈모방지 제품광고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인디언은 대머리가 없다'라는 광고컨셉으로 유명한 I사의 난OO라는 비누는 비누 한개에 5만원의 고가임에도 홈쇼핑 히트상품 5위안에 들어갈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 이 제품은 작년 한해에만 홈쇼핑을 통해 75억원어치나 팔려나갔다.

게다가 이 제품은 3개월 써보고도 효과가 없으면 전액환불해 준다는 품질보증까지 내걸어 제품의 품질에 대해 회의하던 사람들까지 반신반의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 제품 역시 부정적인 평가가 대부분이다.

"난OO는 안쓰시는게 차라리 나으실건데.. 4개월권장하길래 5개월정도 사용해봤습니다. 아무런 효과도 없고.,..돈만 날리고.."

"사진 찍고 4개월 사용해도 효과없으면 환불 해준다길래 뭔가 엄청 믿는게 있구나 하고 사용했습니다. 결과는 엄청 빠지더군요. 설명서에는 다른제품과 사용금지 라고 하길래 저는 다 중지하고 오직 난OO만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도무지 효과는 커녕 정수리부분에 있는 머리털마저 빠지더니 머리모양 엄청 형편없어지더군요."

전문가들은 유전적인 요인에 의한 탈모를 샴푸나 비누를 통해 치료할 수 있다고 광고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고 말한다. 탈모의 원인이 되는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샴푸나 비누에 의해 억제될리가 만무하리란 얘기다. 즉, 샴푸나 비누를 통해 두피상태가 개선되어 유전적인 이유가 아닌 탈모의 경우에는 탈모를 늦출 수는 있어도 남성 호르몬에 의해 빠지는 머리카락까지 붙잡아둘 수 있는 효능을 기대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현재 탈모환자의 거의 90% 이상은 유전적인 요인에 의한 남성탈모 환자들이다. 탈모방지 제품들의 '탈모방지' 광고 자체가 모순이라는 얘기가 된다.

현재 시중에 판매되는 탈모방지/발모 제품들 중에 정식 승인을 받고 의약품으로 판매되는 것은 딱 2가지 밖에 없다.

하나는 미녹시딜이라는 제품으로 이 제품 역시 남성호르몬에 관여하는 것이 아니라 혈류를 개선하여 '솜털이 나게하는 효과'가 있는 제품으로 탈모환자들이 탈모초기에는 조금 효과를 보긴 하지만, 매일매일 바르는 번거로움과 유전적인 요인때문에 계속 빠지는 머리카락때문에 끝내는 사용을 스스로 포기해버리는 제품이다.

다른 하나는 전립선 치료제로 개발되었다가 의외로 발모효과를 임상을 통해 목격하고 발모제로 판매되는 '프로페시아'라는 제품이 있다.

이 약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로 대사되는 것을 일부 억제하기 때문에 탈모억제에 상당히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외국에서는 이 제품보다 더욱 DHT 억제 효능이 탁월한 두타스테라이드라는 제품이 개발, 시판되고 있지만 아직 국내에는 수입되지 않았다.

탈모치료용으로 승인된 의약품은 국내에 이 두가지 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탈모방지, 발모의 이름을 버젓히 내놓고 팔리는 제품은 수백가지가 넘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정청은 "화장품 제12조 및 시행규칙 제15조에 의거 의약품으로 오인하게 할 우려가 있거나, 화장품의 유형별 효능, 효과의 범위를 벗어나는 표시, 광고를 하지 말도록 규정되어 있기 때문에, 샴푸의 용기 또는 포장에 “탈모 방지", “발모” 등의 문구를 기재하는 경우에는 동 규정에 저촉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럼에도 시장경제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이에 대한 단속은 지극히 미미한 상태이다.

현재 탈모방지/발모제 시장의 규모는 한해에 2천억원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중 거의 대부분이 실제 탈모환자의 90%에 달하는 남성형 탈모 환자들과는 무관한 의약품이 아닌 화장품 종류의 제품들이다.

실제적인 탈모방지 효과보다는 심리적 만족을 위해서 탈모환자 한명당 적게는 일년에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원을 지출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표면적으로 건강에 아무런 위해가 없다는 이유에 의해서 탈모가 질병이 아닌 미용적인 문제로 치부되는 상황에서 가짜 탈모방지제, 가짜 발모제가 기승을 부리면서 선량한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시장경제 위축의 비난을 꺼려하며 단속의 손을 놓고 있는사이 피해자는 계속 양산되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서는 탈모 환자 스스로가 탈모방지 제품에 대한 정보를 올바로 파악하여, 스스로 피해를 줄이는 도리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면 너무 어처구니가 없다.

시장경제의 활성화도 좋지만, 탈모환자의 90%가 넘는 유전형 남성 탈모 환자들과 무관한 사기성 제품들이 탈모방지제로 발모약으로 버젓히 팔려나가는 상황을 그대로 방치해 두는 것은 올바른 선택은 아닐것이다.

아침마다 베개에 떨어진 머리카락을 세며, 다른 사람의 시선을 피해 365일 모자를 푹 눌러쓰고 살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의 심리적 고통을 생각한다면 그들의 이중피해를 줄이기위해서 지금부터라도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아울러 다른 사람의 고통을 이용하여 상업적 이득을 얻으려는 불건전한 상행위는 하루빨리 이 사회에서 사라져야 한다. 그것이 바로 상식이 통하는 건전한 사회일 것이다.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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