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이었지요.
한참 키보드를 두들기고 있는데...
제 사수께서 어느 결에 제 뒤편에 서 계시더군요.
슬쩍 신경이 쓰였으나..뭐...흠...그런가, 하고 저는 타닥, 타닥...타타타타....열심히 일했습니다.
조금 오바하면서....^^;;
그러던 어느 와중에
대뜸 사수께서 물으시기를,
"집안에 머리숱 부족한 분 계시니?"
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생뚱맞은 질문!
전 고개를 갸웃하면서 없는데요, 하고 대꾸했습니다.
그러자 사수님 왈,
"신경 좀 써야겠다..음...신경 좀 써라...나처럼...음...암튼 신경 좀 써!"
전 그때까지 머리에 관해서는 별 근심없이 지내던 터였지요(제가 좀 무딘 편).
마침내 나의 존경하는 사수가 과중한 업무를 견디지 못한 끝에 살짝 맛이 갔구나, 했습니다.
그러고도 며칠이 지나서야 우연찮게 저는 제 정수리 부분에 머리숱이 많이 줄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간혹 방 청소를 하다가 쓸어 담은 머리칼이 좀 많은면
나이 탓이려니 하고 넘어갔는데.....
사수께서 왈, 하신 소리가 귀에 거슬리기는 했는 모양입니다.
청소 마치고, 거울 두 개로 정수리 부분을 비춰 보니 흠....휭~ 합디다.
흠...고민이 되더군요...
다음 날, 점심 먹고 사수와 오붓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오고가면서 즐거워지는 분위기....
그러던 어느 틈에 제가 사수에게 이랬지요...
"제 가마가 제법 커졌습니다. 가마도 성장을 하나봐요...^^;;"
그러자 사수 자못 심각한 투로...말씀하시길,
"신경 좀 써라...빌어먹을 넘아!"
아무래도 저의 사수는 자상합니다.....
하지만 이런..........차라리.... 그때 나의 사수가 걍 모른 척 방관하고 넘어갔다면,
매일 밤 잠들기 전 자신의 정수리 부분을 거울로 비추어 보는
지금의 저의 습성은 생겨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 후로 자꾸 신경이....................쓰이면서 성가시고...흠 암튼 그러합니다....^^
아줌마들은 넘 짓궂어요.....^^
남성 홀몬.....흠......
베를린천사님의 글 읽고 살포시 웃었습니다....남성 홀몬....짝!
>미장원을 다녀왔습니다.
>참.. 그리고 보니.. 요새 대다모를 들르는게.. 거의 일과처럼 되어버렸네요...^^
>이걸.. 참내.. 좋다고 해야 하나.. 안타깝다고 해야하나...^^
>
>암튼.. 뭐..
>미장원을 다녀왔습니다.
>숱이 없어지면서.. 꼬불 꼬불해지기 시작한 머리카락은..
>( 이 꼬불꼬불해지는 걸 펴는 방법 뭐 없을까요? )
>조금만 놔두면.. 얼마 되지도 않는 머리카락들이.. 지 맘대로들..
>흐느적 거려서.. 없어보이는 것들이 지저분하게까지 보여서...
>한달에 한,두번.. 벌초를 해주고 있었습니다.
>
>오늘.. 미장원을 갔습니다.
>워낙 오랫동안 다녔던 미장원이라..
>고딩때부터 다녔으니.. 벌써 십년이 넘었네요...^^
>예쁜 누나였던 사장님이.. 이젠 고운 아줌마가 되어버렸으니...ㅋㅋ
>아마.. 나보다.. 제 머리카락 변천사를 더 잘고 있는 분을 한 분 꼽자면...
>울 엄마보다.. 이 미장원 사장님이실 겁니다.
>
>근데.. 오늘도.. 슥삭 슥삭.. 얼마 되지 않아.. 정말 금방 끝나는 커트를 하고 있는데..
>앞머리를 다듬던 사장님 왈...
>' 어.. 가만..' 하며 머리카락을 뒤적 뒤적 거리십니다. ( 대충 봐도 보이는 걸.. 참내.. )
>' 왜요? ' 쌩뚱맞은 표정으로 사장님을 올려다 봤죠...
>' 머리카락이 올라오는거 같애.. 어.. 잠깐만.. 이상하네...'
>이 사장님.. 얼굴도 곱고.. 마음씨도 고우신데.. 하나 흠이 있다면..
>약간의 백치미가 있다는 것이죠...
>근데 그게.. 소시적에는 백치미로 볼 수 있었는데..
>이제 애가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줌마가 되고 나니..
>백치미라기보다는.. 글쎄.. 주책이라고 해야하나...
>
>사장님 거울 속으로 날 바라보면서..
>' 뭐 약 치는 거 있어? ' ( 허거걱.. 웬 약을 쳐? 내 머리가 무신 잡초인가? 비료치고 농약치게? )
>' 아니요.. 없는데요...'
>쑥스럽더라구요.. 약두 먹고, 약도 바르고 샴푸도 골라쓰고, 운동하고.. 그런다고 말하기가..
>그래서 그냥 배시시 웃었어요.. 없는데요 하면서..
>'그래? 내가 잘 못 봤나.. 하긴.. 뭐.. 설마 머리카락이 새로 나올리가 있어?'
>그러면서.. 뒤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동네 아줌마들을 돌아다보며..
>'그지? 자기야?... 자기네 아저씨도 머리카락 없지? 다시 머리카락이 나거나 하지는 않지? 약도 바른다면서...'
>그 질문을 받은 대기석의 아줌마.. 심오하게 얼굴이 붉어지더군요...
>근데 그 아주머니.. 보시던 책을 탁 덮으며 하시는 말씀이...
>'에이.. 뭐.. 그 나이에 머리카락 또 나면 어떻게해.. 괜히 사고나 치고 다니려고 할텐데.. 없는게 나아..'
>' 뭔 사고? .. 아...!!! 쿡쿡쿡.. '
>머리깍던 이 미장원 사장님..
>이젠.. 대 놓고.. 머리를 깍던 손으로 입을 가리며.. 아예 머리 깍는건 뒷전이 되어 웃어댑니다.
>' 대머리가 정력에 좋다며.. 진짜 그래? '
>거울 보면서.. 물어보는 질문이..
>사장님이 나한테 하는 얘기인지..
>아까 남편이 대머리라는 그 아주머니에게 하는 말인지..
>아주 애매모호하게.. 바라보며.. 묻습니다....
>
>' 남자두 있는데 별걸 다 물어.. 호호호..'
>그 아주머니는 어물쩍 대답을 피하십니다.
>그렇게 아주머니들 수다가 끝나나 싶었는데...
>내 어깨를 툭치며.. 사장님이 말씀하십니다.
>' 마저.. 여기 이 오빠도.. 예전에 꽤 날렸었어..
>많이 건지러 다녔었는데.. 그치? 그때 많이 건졌지? 호호호 '
>' 그러구 보니 맞나보네... 호호호 '
>여기 저기서 웃음소리가 나오고..
>저도.. 끝내는 참지 못하고.. 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
>' 아줌마.. 저 바빠요.. '
>여직원들과의 수다를.. 누구보다 열심히 즐기고..
>어머니 친구분들과의 수다에도.. 지지 않던 나 였는데..
>그만.. 더이상 버티고 앉아 있기가 힘들었었습니다.
>' 아.. 알았어...'
>다시 슥삭 슥삭...
>머리를 깍고.. 샴푸는 집에서 하겠다며..( 쑥스러서가 아니라.. 집에 있는 샴푸로 머리 감기 위해서..)
>돈을 계산하려고 카운터로 가면서..
>이 미친놈이..
>오도방정 떠는 요 입을 참지 못하고..
>사장님과 아주머니들을 향해 뒤돌아 서며 한마디 던졌습니다.
>
>' 있쟎아요.. 그게 과학적으로 맞대요...
>머리카락이 빠지는 이유가.. 남성호르몬이 과다 분비(?) 되서 그런거거든요...'
>그렇게 얘기하고.. 후다닥 돌아서려는데..
>
>뒤에서 요란한 웃음소리와
>아까 그 아저씨가 머리카락 별로 없다는 아주머니의 무릎을 짝 소리나게 치는 소리와 함께..
>어느 아주머니의 외마디 한마디가 들리더군요..
>
>' 아유.. 좋겠다...'
>
>ㅋㅋ
>
>오늘도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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