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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힘들었던 하루..친척 어른들 모두 한 자리에 모임......

  • 23년 전

  • 1,249
0

>참으로 슬픈 날이었죠.
>오늘은 할아버지의 환갑이었습니다.
>모처럼 시골에 고모삼촌 모든 친척이 다 모이는 날이었습니다.
>
>---------------------------------------------------------------------------------------
>저희 할아버지는 머리숱이 굉장히 많으십니다. 아직도 반듯한 이마에 올백을 했음에도 두피가 전혀~ 보이지 않는분이시죠. 하지만 할머니는 머리숱이 없으세요.
>모계유전은 확실히 나타나더군요. 그래서 저희 아버지가 탈모고, 저희 막내삼촌 역시 탈모입니다. 두분 다 머리숱이 원래 힘이 없고 축 늘어지는 스타일입니다. M자로 시작되고요. 저 역시 이렇고요. 똑같습니다
>그런데 둘째삼촌(아버지와 막내삼촌 사이)은 또 일자이마에 숱도 빵빵한게 매우 정상이죠.
>저랑 아버지랑 막내삼촌 성격이 할머니를 닮았어요. 급하고, 욱하는 성질있고, 꼼꼼한거말이죠. 그리고 머리숱 없는것도 할머니를 닮았죠.
>둘째삼촌은 성격이 할아버지를 닮았어요. 느긋하고, 여유있는 것이. 그리고 빵빵한 머리숱도 할아버지를 닮았죠.
>정말 조각 맞추듯이 딱 유전성이 맞아 떨어지는 느낌이네요.
>-----------------------------------------------------------------------------------------
>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지려고 하네요.
>우선 할머니의 영향이 큰지 우리 고모삼촌들은 다 머리숱이 적거나 보통이었습니다. 둘째삼촌 빼고..
>
>그때 문밖에서 또 한 일행이 도착했습니다.
>할아버지의 형님의 아들들... 그러니까 친척삼촌들이라고 해야하나요? 그분들이 오셨습니다.
>이분들은 4형제인데 어떻게 네명이 다 머리숱이 작살입니다. 스타일도 가지각색입니다.
>①리젠트 머리 ②사자머리 ③스포츠머리 ④일반아저씨머리.. **이제부터 이들은 [머리숱드림팀]이라 부르겠습니다.
>할아버지가 머리숱이 많듯이, 큰할아버지 역시 머리숱이 많으셨나봅니다. 그러니까 그 자식들도 머리숱이 그렇게 환상적이죠. 이 시간 이후로 저의 불행은 시작되었습니다.
>
>동네 어느 영감님이 아는체를 하더군요.
>"어이구.....이게 누구야. 너가 K.N이 아들이냐?"
>"네."
>"키도 크고, 생긴것도 지네 아빠랑 똑같네. 어떻게 머리벗겨지는것도 아빠랑 똑같냐?"
>씨발.. 뭐라고? 이 영감? 물론 속마음이죠ㅜㅜ. 사람 기분 더러워지는거 순식간이더군요.
>그게 시작이었던가요?
>
>한참 있다가 그 [머리숱드림팀]중의 맏형이 저를 부르더군요. 어떻게 맏형이면서 머리숱은 가장 환상적으로 많았죠. 손가락 세개 분량의 이마에 머리스타일은 리젠트 머리입니다. (리젠트 머리가 뭐냐면 윗머리는 펑퍼짐하게 띄우고, 옆머리는 딱 붙인 그런머리입니다. 반항하지마의 영길이가 했던 머리죠. ) 머리카락이 아니고, 플라스틱 덩어리를 얹어놓은거 같아요. 정말 비 맞아도 비가 스며들지를 못할거 같은 느낌..
>절 부르더군요. 절 부를때부터 느낌이 안좋았습니다.
>"야 일루와봐.?"
>"왜요?" (은근히 느낌 안좋음.)
>"너 내가 머리 좀 줄까?"
>"........." (씨발..)
>"너 아무래도 안되겠다. 내가 머리 좀 줄테니까, 여기 옆에 있는 고모부랑 머리좀 심을래?"
>43세에 거의 완전한 대머리인 저희 고모부는 그냥 멋적은 듯이 웃고 있었습니다.
>"머리를 어떻게 줘요?" (겉으론 이래도 속으론 미침..)
>"주면 심을거냐고?"
>"........"
>"머리 좀 심어야지. 그거 안쓰러워서 어떡하냐?"
>기분 정말 더러웠습니다. '머리'라는 단어만 나와도 움찔하는데 앞에서 대 놓고 그러니까... 하여튼 머리하나는 진짜 빽빽하더군요. 철사같애갖고, 빈틈이라곤 전혀없는......
>
>그 일로 기분이 무지 더러워서 그쪽 일행들 근처론 아예 가지도 않았습니다. [머리숱드림팀]4명의 삼촌들은 물론 그 자녀들까지 머리털이 빵빵하더군요. 그 집안엔 탈모인자라고는 아예 없어보였죠. '만약에 우리 할머니만 아니었다면 우리삼촌,아버지,나도 저랬을까?'하는 바보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
>잠시 후에 [머리숱드림팀]의 셋째인 사자머리 삼촌과 이야기를 하게되었습니다. 웬만하면 마주치고 싶지 않았지만, 입구를 떡 막고 있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내가 지나가니까 이름을 부르더군요.
>"$$아."
>"네."
>"머리가 많이 짧네.. 머리 빠져서 짧게 자른거야?"
>"......"
>"스트레스 많이 받겠다."
>그래두 그분은 부드럽고 따뜻하게 말을 건네더군요. 아까전에 그 리젠트처럼 사람을 조롱하는 식으로 말하진 않았습니다. 오랜 경력을가진 미용사라 그런지 제 심정을 이해하는거 같더라고요.
>
>그쪽 일행중에 저랑 동갑인 아이가 있었습니다. 까만 피부에 순진무구한 시골청년의웃음을 가진아이. 전에 저랑 같이 놀았었고 걔네집에 가서 같이 놀다가 잔 적도 있습니다. 그러고서 거의 10년만에 본 것이었습니다. 어찌나 반갑던지요.
>"오랜만이다. 너 나 기억나지? " " 잘 지냈어? 거의 10년만에 보는거네~"
>너무나 반가운 녀석이었습니다. 그동안 보고싶었고요. 단지 저 한마디의 인사를 건네고 싶었습니다. 10년전처럼 그냥 같이 웃으면서 이야기하고 싶었지요.
>하지만..... 전 결국 그럴 수 없었습니다. 그 아이는 10년 전과 같은 모습 그대로였지만, 전 10년전과는 너무나도 달라진 모습이었으니까요....
>
>정말 우울한 밤입니다.



대머리들은 결혼하지 말고 애도 낳지 말고 혼자 고민고생하면서 살다 자폭해야 함..
괜히 자식 남겨서 개 고생하게 만들지 말고...

대머리 완치는 암완치하고 동격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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