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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에 찾아온 탈모때문에....

  • 23년 전

  • 1,460
0
전 20대에요.
하지만 재수가 억수도 없게 이 젊은 나이에 탈모가 시작되버렸네요.
사람들은 나보고 머리빠지는것도 아버지랑 똑같다고 하죠. 하지만 저희 아버지는 30살은 지나서야 탈모가 시작되었는데, 전 10년이나 빨리 시작되었네요.

예전엔 물론 [자신만만하게 살아가는 20대 혈기왕성한 청년]이었죠.
평균치는 넘는 키에, 적당한 몸, 거부감 일으키지는 않는 얼굴.
그때는 세상이 내것이었고, 누구든지 나에게 오면 행복하게 해줄거라 자신했었죠.

결혼..
안할거에요. 이유는 물론 탈모때문이죠. 결혼을 안한다..라기 보단 내 2세를 남기고 싶지 않네요. 아버지때문에 자식까지 그 고통을 줄 수 없어요. 전 알죠. 탈모가 얼마나 죽을만큼 힘든일인지.... 매일 밤마다 잠이 들면서 내일 아침 깨는게 두려운 그 심정을 말이죠.
만약 내 아이도 젊어서 탈모증이 나타난다면, 전 매일 죄책감에 살거같아요.

여자친구..
있어요. 난 탈모로 인해 이다지도 힘든데 그런것 전혀 상관안하고 날 좋아해주는 착하고 귀여운 여자친구죠. 그녀에게 미안해져요. 좀 더 멋진 남자이고 싶은데....지나가던 모든 여자들이 그녈 부러워하게 만들고 싶은데....
그녀는 나와 영원히 함께 하고 싶다고 하죠. 결혼하고 우릴닮은 아일 낳고 함께 행복한 가정을 꾸밀 생각을 하죠. 그녀에겐 솔직하게 말하지 못하네요. 난 결혼같은거 포기했다고, 자식은 안남길거라고...
그녀의 가족, 그녀의 친구들과 함께 만나서 우리의 다정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하지만 그럴 수 없네요.
내 친구들 만나는 것도 어려워지지만, 그녀의 친구 만나기는 그보다 더욱 어려워요. 이 나이에 머리털빠지는 남자친구를 둔 여자를 그녀의 친구들은 어떻게 생각할런지..

어젠 종로에 나가봤어요.
다정해보이는 커플들이 참 많더군요. 나같이 나이도 별로 안들었는데 탈모증을 보이는 사람들이 참 많았어요. 그들은 어떨까? 안힘들까?
하지만 그런것과는 상관없이 그들은 행복해보였어요. 일반커플들과 마찬가지로 팔짱을 꼭 낀 그들.. 그들이 진심으로 변치 않고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나도 행복해져야죠.
그녀가 있기에 난 오늘도 이렇게 용기를 낼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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