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고등학교 동기녀석입니다.
왜 놀꺼 다 쳐놀면서도 수능점수만 잘나오는넘들 있죠? 그런 부류입니다.
별 고생도 안하고 의대 합격하더군요.
6여년이 지난 지금 그 친구는 공중보건의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근데 진짜 의대생 답지 않게 얼굴도 존나 잘생겼습니다. 왠만하면 이런 남칭찬 하는게 유치하지만
정말 이국적으로 잘생겼죠.
최근에 서울에 볼일이 있어서 제 집 원룸에서 한 3일 묵었습니다
술마시면서 이런저런 애기를 하는데...3년 넘게 사귄 의대 여친이 있는데 최근에 여자 동창을
만나면서 마음이 기울린다면서 둘중에 누굴 선택해야 될지 모르겠다며 고민이라더군요.
(그 여자 두명은 자웅을 겨룰정도로 다들 미모의 소유자죠)
이런 말 하면 유치할지 모르지만..
참 모든걸 다가진 넘같더군요...
3일간 저희 집에 머물럿는데 솔직히 친한 친구 놈이지만 같이 있는게 너무 불편했습니다.
괜히 머리숱없는 모습 보일까봐 일부러 시선도 피하면서 애기도 몇마디 안하고 피곤하다며
걍 잠자리에 들곤 했습니다. 진짜 생각해보니 내가 왜 이렇게 비굴하고 초라해야되는지
한스럽더군요. 상대적으로 내친구는 왜이렇게 잘난건지...
요샌 아무리 마인드 컨트롤을 하면서 자신감을 잃지 않으려 해도 쉽지가 않습니다.
오늘 지하철에서 왠 구걸을 하는 늙은 할아버지를 보았습니다.
누더기 행색에다가 고개를 푹숙인채 다죽어가는 꼴을 하고있던데...
머리숱이 진짜 빡빡하더군요..
순간...저렇게 하찮고 보잘것 없는 인생도 머리숱이 저렇게 많은데 난 왜이런가..
하고 잠깐이지만 제 운명이 원망스러웠습니다.
정말 머리숱만 돌려준다면 인생 제대로 한번 살아볼텐데...
왜 안되는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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