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다모에 올라온 글들을 보면 자신은 인생에 대한 다른 어떤 문제보다도 가장
중요시 여기고 힘들어하는 탈모에 대한 문제를 자신의 부모님은 너무도 가볍게 여기고 무시하는 것에 대한 당황스러움과 분노에 대한 글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물론 그렇지 않은 부모를 둔 사람들은 그나마 불행중 다행이라 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탈모인들은 그렇지 않은 반응에 대해 부모를 심하게 원망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현상은 그 부모님의 자식에 대한 사랑과 이해의 부족탓으로 돌리기에 앞서 우리 사회 곳곳에 이미 뿌리 깊이 박혀 있는 세대차이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 세상에서 사람을 가르는 가장 중요한 기준(즉 세그멘테이션을 함에 있어)이 바로 성별과 연령이다.
성별과 연령만큼 동일집단의 특성이 뚜렷이 표현되는 기준도 없을 것이다..
특히 한국사회처럼 유교사상이 아직까지 깊이 남아 있는 나라에서 연령에 따른 위계 질서와 동일연령들이 공유하고 있는 인식이 유사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현재 탈모로 고민하고 있는 이들은 대부분 2,30대이며 그들의 부모는 5,60대일 것이다..
2,30대에 탈모가 시작된 이들의 당황스러움은 겪어본 이들은 다 알 것이다.
일과 사랑, 학업 등 모든 것을 한참 활발하게 해야 할 나이에 생각지도 않은 병(병이라면 병)으로 인해 자신의 외모가 급속히 변해 가는 것을 바라보는 것은 정말 큰 고통이 아닐 수 없다..
이 세대는 어릴때부터 무의식적으로 외모가 얼마나 큰 권력인지를 체득하고 자라온세대라고 할 수 있다..
어릴때부터 대중매체를 접하고 자라온 세대이며 자라면서 같은 나이 또래의 아이들이 잘난 외모하나 덕택에 얼마나 큰 부와 명예를 누리며 사는지를 직,간접적으로 무수히 겪어왔다..
또 대머리라는 단어나 이미지가 얼마나 부정적인 것인가도 수많은 매체를 통해 보아왔다..
드라마나 만화에서 대머리가 상징하는 것은 언제나 우리 세대가 지향하는 반대편에 서 있는 것이었다.
나이든, 부정의 주체, 매력없음, 바보같음 등등..
이미지가 모든 것을 결정해버리는 현재 시대에 가장 닮고 싶지 않은 기호의 주체가 되어버리는 자신의 모습을 부정하고 싶어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본능이라고 할 수도 있을 정도로 절박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성세대는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왜냐?
그들은 대머리가 아니라서? 아니면 이미 나이가 들었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겠지만 인식 차이가 가장 크다..
그들은 우리만큼 사람의 머리숯에, 또는 그사람의 외모에 큰 관심이 없다..
그들 연령대에 중요한 것은 오히려 그사람의 사회적 지위, 권력, 돈, 사람됨됨이 등이 더 우선인 것이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보통사람들, 우리의 기성세대는 그렇다..
아무리 부모라 하더라도 자신의 연령대에 입각한 자신의 기준으로 사물 또는 현상을 바라 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그들은 젊은 시절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이러한 젊은 시절을 살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록 젊은 시절 머리가 빠졌던 경험을 갖고 있던 기성세대라 할지라도 모두가 힘들었던 그때는 그 문제가 먹고 사는 문제보다 더 절박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지금처럼 예쁜 얼굴하나로 같은 또래가 평생 일해도 벌수 있을지 모를 어마어마한 돈을 벌어들이는 것을 보지도 못했을 것이다..
때로는 그래서 이런 것들을 그들은 비판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비판하고 안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현상인 것이다..
오히려 전두환 같은 민대머리가 권력하나로 세상을 좌지우지한 것에 대해 더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따라서 돈이 더 우선이고 사회적 성공이 더 우선이고 공부가 더 우선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생활하는데 아무런 불편 없고 살아가는데 돈버는데 아무런 불편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세상은 바뀌었고 외모가 전부는 아닐지라도 연애는 물론, 사회 생활에 있어서도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을 겪어보지 않은 그들은 모르는 것이다..
여기저기서 세대차이 세대갈등이란 말이 많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부모,자식간의 갈등이 어찌보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자식으로서 야속한 생각이 드는 것도 현실이다..
다 아는 내용을 괜히 구구절절이 읊었는지도 모르겠지만 부모 원망만 하지 말고 그들로서는 그럴수도 있겠다고 이해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생각나는데로 써봤습니다..
누구의 생각이 옳은 것이고 맞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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