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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은 초등학교 친구들..

  • 22년 전

  • 1,245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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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를 가입했다가 초등학교때 친하게 지내던 6학년때 같은 반 친구들 다 만났죠.
아직까지 다들 정기적으로 모이고, 즐겁게 지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전 그들을 만날 자신이 없습니다.
물론 싸이월드라는 가상의 인터넷 공간에서야 아무렇지 않은듯....... 할말 다하고 아주 자연스럽게 다시 예전의 나로 돌아가죠.
가상현실속에서의 나를 보여줄 자신은 있지만, 실제 현실속에서 날 보여줄 자신은 없네요.
미니홈피라고 사진 많이 올리죠. 다들 많이 이뻐지고, 다들 많이 컸습니다. 어릴때 다 바가지에 스포츠 빡빡이였던 놈들이 지금은 염색에다 장발에다 갖은 멋을 다 부리네요.
제 싸이........ 사진 없습니다.

일주일 후에 또 모인다네요.
하루에 뜨는 방명록이 3~4개 정도 되다가, 갑자기 17건이 떠서 봤더니만 다들 한마디씩 하고 가네요.
보고싶다 친구야.꼭 나와라. 선택권은 없다. 넌 무조건 나와야 한다.
그냥 그렇게 말하는 친구들이 바로 옆에 있는 것 같아서 피식 미소가 꽃피죠.
하지만 그 미소는 곧 쓴 웃음으로 바뀌죠.

이런 머리로 어떻게 친구들을 만날까.
거의 십몇년만에 보는 친구들 많은데, 이렇게 추해진 모습밖엔 보여줄 수 없는걸까?
모자.. 안되죠.. 분명히 얼굴보자고 초특급 아우성을 칠테고요. 모자같은건 아무 방법이 안되고요.
남자들은 옷 좀 입고, 나름대로 폼 잡고 있고, 여자들은 저들도 숙녀 됐다고 화장도 하고........
다들 즐겁게 웃고 있는데, 갑자기 왠 아저씨가 와서 아는체하는 알고 처음에 깜짝 놀라겠죠. 늘 그랬으니까요.
다들 술마시고, 이야기꽃을 피우는 가운데 혼자 밝은 불빛아래 안절부절 못하고 의기소침해 있는 모습이 눈 앞에 보이는 듯 하네요.
그래도 6학년때 부반장으로 인기 그리 많은 건 아니었지만, 꽤 있었던 나인데....
그리운 친구들 오랜만에 만나서
"이야~ 너 인물 좀 폈다? 응? 키도 원래 컸고, 인물 피니까 무지 멋있어 졌구나~~." 이런 말 듣고 싶습니다.

하지만 거울을 보고, 아무에게도 공개되지 않은채 서랍 깊숙히 쳐박힌 사진을 보면 절대 그건 불가능해 보이네요.
"아저씬 줄 알았다 야.. 어쩌다 이렇게 됐냐?"
"살면서 고생 많았냐? 왜 젊은 나이에 이렇게 됐냐"
날 형이나 삼촌이라고 부르면서 장난치는 녀석들도 있을 것이다. 물론 그들에겐 그게 순수한 장난이겠지만..

다시 한번 거울을 봅니다.
이런 씨발 욕밖에 안나옵니다.
눈썹에서 턱까지의 거리와, 눈썹에서 이마끝까지의 거리가 거의 똑같네요.
이런 모습으로 친구들을 만날 자신이 없습니다.
정말 보고 싶은데...
정말 보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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