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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와 여자

  • 21년 전

  • 3,0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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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와 여자..

저도 참 고민 많이 했더랬죠.

게다가 저는 이제 20대에 갓 들어선 나이이기때문에 . . 2월달부터 갑자기 카드에서 버스비가 성인요금으로 찍히는것을 보면서..아 이제 나도 성인이구나..하는걸 체감하기도 했구요.. ㅎ

고3때부터 심한 지루성피부염이 생겼습니다. 7시까지 등교인데 교통이 지지리도 불편하지만서도 미워할 수 없는 제 모교에 허겁지겁가느라 두피가 지성인데도 머리를 삼일에 한번 감는 경우도 허다했습니다..

특별관리반이라서 야자도 많은 대다수의 친구들보다 오래해야했구요. 낮에는 그나마 괜찮은데 꼭 밤만되면 두피에 오돌토돌한게 돋아나면서 요동을 치곤했습니다. 지루성피부염이...
저도 모르게 벅벅 긁곤했구요..물론 두피에는 딱지가 지고..딱지 떼어내면 아직 자라려고 숨통 틔워보지도 못한 솜털같은 머리카락들이 한두개씩 붙어서 떨어져나왔습니다.
이때는 자고 나면 베게에는 굵고 까만 머리카락들이 30여개정도 빠져있었고, 머리감을 때는 1~2개 빠졌습니다.


수능이 끝나고나서야 피부과에 가서 제 머리의 가려움의 원인이 지루성피부염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그전까지는 단순히 머리를 잘안감아서 그런거라고 생각했구요. 수능끝나고 나서 친구 한명이 제가 머리숱이 적어보인다고 하길래 덜컥했죠..저희 집안 사람들이 대머리는 없지만..머리숱이 적은편이라서 머리빠지면 확 티가 날거같았거든요.

먹는 약을 하루 세번씩 한달간 먹었습니다. 약이 워낙 독한지라.. 몇달간은 지루성피부염 전혀 신경 안쓰고 살았습니다.

봄부터는 더 악화되었습니다. 내성이 생긴 것인지 ..이제 내복약을 먹어도 잘 듣지 않고...하루이틀 정도 괜찮다가 미친듯이 가려워서 밤에 두피에 바르는 약을 두피의 벌건부분에 막 발라 두피를 진정시키고서야 겨우 잠들기도 했구요.

도서관에서 공부하다가 갑자기 두피에서 오돌토돌한게 돋아나면서(저는 지루때문에 두피에 뭐가 돋아나면 그 .. 말로 설명하기 힘든...그런 뭐..암튼 두피에서 그런 느낌이 일어난답니다...다른분들도 그러실려나...) 견딜수 없이 가려워서 짐싸들고 집에 와서 물 콸콸 받아놓고 니조랄이나 헤드앤숄더로 머리를 감곤합니다. 공부를 머리때문에 중간에 그만두고 오면..정말..불타다만장작같은 느낌입니다. 그럴 때면..어디에다 하소연할수도 없고 정말..울고싶답니다.

대학가면 나도 외모꾸며야지 생각하면서 파마한번, 염색한번 안해봤는데 지금은 머리상태가 나빠서 꿈도 못꾸고있답니다.


저는 사범대 생이고 과분하게도 여자친구는 교대생이랍니다.
요즘 의대생들도 신부감으로 교대생을 선호하는 추세에..정말 과분한 사람이지요.
집도 가난하고 차도 없고 돈도 없어서 자격지심에 그동안 얼마나 미안하다고 남들처럼 이것저것 못해줘서 미안하다고 했는지..
가끔 장난스럽게 우리 나중에 결혼하면 방학때 여행도 가볼 수 있고, 선생님커플이라서 디게 좋다 그지~ 이런말도할줄알고..


요즘에는 자고일어난자리에는 빠진머리카락이 몇가닥 안되는데..대신 머리감을 때 60개정도는 빠지는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일년전보다는 빠지는 머리갯수로는 더 많이 빠지는거지요. 예전에는 굵고 건강한 머리카락이 빠졌는데.. 지금은 가늘은 머리카락, 솜털처럼 가늘은 머리카락들이 빠지는머리 중 30~40%는 되는 것 같습니다. 가늘은 머리카락이 빠지는건 탈모의 초기증세라고들하던데..

저는 검은콩,검은깨,다시마를 갈아서 하루에 한컵씩 우유타서 마시기를 5개월정도 했는데...그 자연식의 작용으로 잔털들이 나오다가 빠지는 것인지 탈모초기증세인지 아직 잘 모르겟습니다. 왜냐하면 일년전이나 지금이나 거울로 비춰보는 제 머리숱은 그대로거든요.. ;

오랜만에 고등학교 친구들만나면 꼭 머리숱 이야기를 꺼내는데..다들 옛날이나 그때나 모양은 숱적은 그 모습 똑 그대로라고하고..그런데 머리감을 때 얼마나 빠지냐고 하면 다들 생각이안난다고하거나(그만큼 머리상태가 좋으니까 신경써서 빠지는 개수를 안세봤다는거죠...부러울뿐...), 한두개씩 빠진다고 하고....완전 부러움....

그런데..머리에 신경쓰면서 사람을 만나면 꼭 머리숱으로 눈이 가는건 어쩔 수 없나봅니다. 지하철을 타고 버스를 타도..학교에서 수업을 들어도 눈이 꼭 먼저 사람들이 머리숱으로 갑니다..
'우와 저사람은 머리숱 진짜 많다..가마가 안보인다...부럽다'

그리심각한정도는 아니고 숱이 적은 정상인정도로 보입니다. 어쩌다 너 숱이 좀 적어보인다 소리는 들어도 탈모냐?이런말은 안듣는정도요..


그래도 혼자 끙끙 고민하다가 여자친구한테 말했답니다.
내쪽에서 먼저 헤어지자고 할까..하다가 그냥 그쪽에서 먼저 저를 단념하게요. 그래야 헤어졌을 때 저만 가슴아파하면되니까.

"나 나중에 대머리될지도 모른다. 30대든,40대든,아니면 그 이후든.. "
"그게 뭐?"

"대머리 될지 안될지는 모르겠지만. 지루피부염이라는게 두피에 걸려서 요즘에 머리감을 때 60개 정도씩은 빠지는데 대머리남편이라니, 창피하지 않겠어? 푸히히 " 이렇게 말하면서 제 얼굴은 웃고있는데 속은 왜이리도 쓰리는지..

"대머리가 어때서. 난 너란 사람 자체가 좋은데. 외모가 그리 중요해? 어차피 한꺼풀 가죽 벗기면 다 똑같은 사람인데"


여자친구의 마지막말에 할 말을 잊었답니다.
내가 만나고 있는 사람이 이런 사람이구나.
내가 정말 내게 너무나 과분한 사람을 만나고 있구나.

오히려 제가 저보다 키가 작은 그 사람보다 한없이 작아보였답니다.

그날밤에 기쁘다는 말로는 제 감정의 표현에 너무나 부족한 그런 풍부한 기분으로 늦게까지 잠못이루고 뒤척이다가 웃으면서 잠들 수 있었답니다.


대머리라고..너무 세상을 비관적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는 것같습니다.
아직 세상은 살만하고 아름다운 사람들도 너무 많으니까요.
저희 아버지께서는 요즘 직장에서 어려우신지..스트레스성 탈모가 상당히진행되셨는데...
피부과나 두피케어 센터 한번 안가시고..그냥 허허 하시면서 대머리가 되면 어때서, 나 학자같지않냐? 이런말만하시고;;
어머니께서도 섹시하다는 둥 ㅡㅡ;


서양인의 거진 1/2는 나이가 들면 대머리가 되고
우리 한국인도 1/3은 탈모내지는 대머리가 된답니다. 일례로 지하철을 타면 할아버지들 3명중 1~2명은 탈모내지는 대머리잖아요. 그냥 저는 너무 맘상해하지말고 초탈해서 살렵니다(물론 꾸준히 머리에 신경은 써주면서요)

만약, 대머리가 될거같다고 여자가 돌아선다면, 그 사람은 내 내면이 아니라 겉껍데기에 반한 것일 지 모릅니다.
그리고 외모의 매력은 짧게는 삼일..길어야 삼년간답니다. 이건 호르몬과 관련한 과학적 통계수치로도 나온거잖아요..

하지만 사람의 내면에 반한다면 그 내면의 매력은 평생 간답니다.

저는 아무리 예쁘장하게 생긴 사람일지라도 제 겉모습에 반한사람보다는 외모는 별로여도 내면이 아름답고 저라는 사람 자체를 사랑해주는 사람하고 아름다운 사랑하며 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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