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태평양같은 이마로 20여 년간 지내다 1달 전쯤 모발이식 받은 평범한 이마넓은 남자입니다. 앞으로 1년쯤 기다리면 새로운 세상이 열리겠지만 그 전에 지금껏 제가 겪었던 일상적인 경험을 조금 적어보고자 합니다. 모바일이라 음슴체로 간단히 적겠습니다.
어릴적 사진을 보면 내 이마는 좁았던 적이 없었음. 샤기컷이 유행하던 시절에 학교를 다녔지만 나름 모범생 코스프레한다고 앞머리는 짧게 하고 다녔기 때문. 뭐 괜찮았던게 실제로 공부를 잘하긴 했음. 하지만 이 글을 보는 아재들은 알겠지. 공부가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걸. 난 학창시절 연애를 해본 적이 없었고, 학교 근처에 여자가 서있으면 뭔가 부러워 하던 흔한 놈이었음. 누군가 너 연애해본적 없냐 물을 때마다 남중을 나왔다는 걸 핑계로 대긴 했지만 진짜 이유는 그게 아니라는 걸 알고 속으로 눈물을 삼키곤 했음.
이마가 얼마나 넓길래 이런 핑계를 대느냐 하면.. 어린 시절부터 머리를 넘기면 보름달이 보이는 수준이었음. M 이니 O니 그런얘기 안해도 회원아조씨들은 다 알아들을거라 믿음. 미용실에서 머리감겨줄때의 수치플은 일상이었고, 남들에겐 멀쩡한 헤어스타일도 나에겐 뭔가 붕 떠있는 느낌에 어색하기만 했음. 그럴만한게 눈썹과 머리카락 사이의 간격이 남들보다 몇센치는 더 되는데 머리카락 길이는 남들이랑 똑같이 해놨으니 그럴수밖에 없겠지. 남자는 머리빨이기에 일단 여기서부터 내 출발선은 뒤로 물러나 있었음.
한번은 학교 친구놈들이 5대5 가르마가 유행이다 너도 어울릴거다 이딴소리 한 적이 있었음. 난 항상 이마를 머리로 덮고 다녔기에 머리한번 까보라고 이놈들이 별 소리를 다했던 거지. 손사래를 치다가 분위기에 못이겨 5대5를 보여줬으나 반응은 예상대로였음. 아..어..잘 어울린다.. 욕을 못적으니 감정을 드러내기가 어려운데 이런 상황에서의 X같음은 이 글을 읽는 탈모인들이라면 다 알거라 생각함. 그나마 남자놈들이라 별 생각없이 지낼 수 있었음.
하필 그 친구XX들이랑 계곡에 놀러간 적이 있었음. 우리 탈모인들에겐 금기와 같은 물놀이를 하러 가다니 지금생각해도 미친 짓이었음. 발만 담그고 소소하게 놀자던 ㅅㄲ들은 내가 도착하기도 전에 계곡에서 물개마냥 첨벙거리며 놀고있었음. 보자마자 도망갈까 몇초간 진지하게 고민했는데 하필 한놈이랑 눈이 마주침. 뭐하냐 빨리와라 하길래 마지못해 감. 발 담그자마자 아까 그 물개같은 놈이 오더니 날 끌어안고 잠수함. 아 다시 생각하니까 X같네 여튼 숨은 쉬어야하니까 밖으로 나오면서 바로 머리를 만졌음. 생각만으로도 민망한 그 상황을 다들 이해할 거임. ㅇㅇ야..너 탈모냐 이런 반응이 이어졌고 나는 그런 걱정과 관심으로 위장한 놀림을 받아줄수밖에 없었음. 여차여차 잘 놀다오긴 했으나 이마좁은 사람은 이해하지 못할 경험이었음.
하..적다보니 우울하군요. 여기까지만 쓰고 또 기억나는 게 잇다면 댓글이나 글 수정으로나마 마저 적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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