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대다모 회원님들. 저는 현재 정수리 및 DUPA 탈모를 겪고 있는 25살 학생입니다 .
(제 모발 상태는 저의 이전 글을 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이 글을 작성하게 된 이유는 브레인포그 증상에 대해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신 분들에게 저의 생각을 공유하기 위함입니다.글이 다소 긴 점 양해부탁드립니다.
저는 탈모를 인지하게 된 올해 7월부터 최근까지 약 4개월 가량 피나스테리드 계열의 약(프로페시아, 모나페시아)을 복용하였습니다. 브레인포그 증상에 대해 반신반의 하면서도 약을 복용해오던 저는, 제가 직접 의사선생님께 들은 말들과 25살의 나이에 친구의 이름이 기억이 나지 않는 말도 안되는 경험을 종합하여, 결국에는 단약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수도권의 외고를 졸업하고 신촌에 있는 대학에 적을 두고 있으며. 현재는 전문직 시험을 준비중입니다. 여태 살아오면서 해온것이 공부 뿐이기에, 공부를 할 때 제 스스로가 제대로 몰입해서 하고 있는지 여부 및 두뇌회전 속도 등에 대한 판단 정도는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탈모라는 사실을 인지한 뒤부터는 공부에 도무지 집중이 되지 않았습니다. 20대의 한창인 나이에 탈모에 걸렸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심정이었으니,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정상적인 생활 마저 힘들 정도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저는 급기야 정신과를 찾아가 항우울제를 처방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긴장완화를 위해 몸의 근육들을 이완시키는(나쁘게 말하면 몸을 늘어지게 만드는) 항우울제의 특성상 약을 먹고 나면 너무 졸리고 머리가 멍해서 공부가 되질 않았고, 결국 수험생활을 하며 먹기에는 부적절하다고 판단되어 항우울제 복용을 중단하였습니다.
그런데, 항우울제 복용을 중단하였음에도 저의 두뇌회전 및 기억력은 별다른 호전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계속해서 멍하고, 예전같았으면 한번에 외울 만한 것들도 여러번 보아도 암기가 되질 않았으며, 심지어 금방 본 것도 잘 외워지지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저의 멘탈 문제인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일주일간 아무것도 안하고 쉬며 체력도 보충해보고, 스스로 동기부여 및 정신무장도 매일매일 수십차례 반복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전의 제 샤프함은 돌아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수험생인 저로서는 하루하루가 답답하게 흘러갈 뿐이었습니다.
이렇게 애석한 시간이 흘러가는 와중에도 저는 한달에 한번 꾸준히 경구약 처방을 위해 병원에 갔고, 자취방 이사 및 거주지 이전으로 인해 우연찮게 각기 다른 병원에 가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의사분들(총 세 분)을 만날 떄마다 저는 브레인포그 증상에 대한 의사분들의의견을 여쭤봤습니다. 앞선 두 분은 그런 말들이 있긴 한데 의학적으로 명백히 규명된 증상은 아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가장 최근에 뵌 의사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기본적으로 탈모를 위한 경구약은 남성호르몬을 억제하는 약입니다. 남성호르몬이 부족하게 되면 몸의 전반적인 활력이 떨어지고 무기력감을 느끼게 됩니다. 때문에 아무래도 몸이 좀 쳐지는 느낌이 생길 수 있죠."
남성호르몬 억제에 따른 활동성 저하와 무기력감. 이 두가지는 명백한 팩트이며, 저는 바로 이것이 브레인포그 증상 그 자체라고 생각합니다. 신체의 활력이 감소하고 무기력감이 느껴진다는건 곧 우리의 사고와 인지를 관장하는 두뇌가 무기력감을 느낀다는 것과 같은 뜻이기 때문입니다.
브레인포그에 대해 회의적인 사람들은 그것은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느낌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맞습니다. 브레인포그는 주관적은 느낌입니다. 이것은 수치적으로 명확히 나타낼 수 있는 증상이 아니며 사람마다 호소하는 정도도 다릅니다. 심지어 똑같은 사람이라도 처한 환경 및 상황에 따라 증상을 느낄 때도 느끼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이를 바꿔 말하면, 브레인포그를 누구는 느끼고 누구는 딱히느끼지 않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라는 말입니다. 증상이 모든 사람에게 꼭 동일한 수준으로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서 그 증상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모순이며, 오히려 브레인포그 및 기억력저하를 호소하는 대다모의 수많은 글들은 브레인포그 증상이 어떠한 메카니즘으로든 (비록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우리 몸에 분명히 작용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저는 의사도 아니고, 제 의견이 100% 맞다고 주장하고 싶은 마음도 없습니다. 저와는 다른 생각을 가지신 분들의 의견도 십분 존중하는 바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그 존재여부 자체가 불명확하지만 일상생활에 큰 좌절감과 지장을 주는, 그러나 그 어느 누구도 속 시원히 말해주지 않는 브레인포그라는 증상에 대한 제 의견을 공유함으로써 다른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 때문입니다.
남성호르몬의 억제와 그에 따른 활력저하와 무기력감. 이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다만 그 정도의 차이에 대한 해석과, 이것이 두뇌 회전 및 기억력에 얼마나 작용하는지에 대한 판단은 의사도, 제약회사도, 여기 계신 대다모 회원분들도 아닌 각자가 하기 나름인 것이죠.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저는 수험생활이 끝나면 경구약을 다시 복용할 계획입니다. 공부가 끝나기 전까지는...복용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요ㅎㅎ...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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