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최근 들어서 부작용 관련 글들이 종종 보여 하나 더 써봅니다.
시작과 함께 말씀드리자면 저는 21년 3월 11일부터 피나스테리드계열 복제약 복용을 시작해서 정확히 24년 1월 15일에 복용을 중단했습니다. 단약 이유는 당연히 부작용 때문이고요. 결론만 말하자면 약을 끊은 지 15개월이 되어가는 이 시점에도 부작용 회복이 안됐습니다. 몸이 망가지고 나서야 약에 관해 찾아보게 되었고 찾으면 찾을수록 말이 안되는 내용만 나오더군요.
전 담배는 아예 안 피웠고 술은 원래 약해서 맥주 한두 잔 정도 즐기는 정도였습니다. 헬스나 복싱 포함해서 여러가지 운동 했구요. 건강상문제 전혀 없었고 기저질환이나 유전질환은 전혀 없었습니다. 약 복용 당시엔 만 22살이었네요. 복용 2년 차까지는 전혀 부작용이나 다른 문제가 없었습니다. 적어도 제가 느끼기에는 그랬습니다. 문제는 약을 끊기 몇달 전인 23년 가을쯤부터 이유를 알 수 없는 극도의 피로와 우울감, 멍함, 기억력 감퇴가 체감 되더군요. 그 당시에도 단순히 업무 스트레스나 운동 부족이 아닐까 해서 운동량을 늘려보고 영양제를 바꿔보고 오만 시도를 다했습니다. 매번 문제없이 하던 업무에 실수가 늘고 보낸 메일이 기억이 안 나 두 번 보내는 일이 늘어나고 별 일 아닌 것에 매우 화가 나거나 반대로 과하게 스트레스를 받아 감정이 격해지는 상황이 늘어났습니다. 퇴근길엔 아무 생각이 안들고 왜 살아있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고요. 그때까지도 약 부작용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처방 당시에도 성기능 부작용에 관한 설명만 들었고 기타 다른 증상에 대해선 전혀 알지도 들은 바도 없었으니까요. 그러다 24년 1월 발기부전과 성욕 감퇴, 공황, 무쾌감증 등등 여러 다른 증상들이 추가되고 기존에 있던 증상들이 심해지면서 그제서야 약이 원인일 수 있다고 파악하고 15일 바로 단약을 시작했습니다. 처방해준 의사 약사도 끊으면 낫는다, 짧으면 3일 길어야 두세 달이면 없어질 거라더군요. 저도 그렇게 알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는 약의 정보와는 다르게 약을 끊어도 낫지 않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약을 중단했음에도 여러 증상들은 사라지지 않았고 오히려 없던 증상들이 생겨나더군요. 단약 하고 첫 1~3달은 정말 사람이 이렇게 살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지옥 같았습니다. 대다모에도 저와 같이 약을 끊었음에도 부작용이 지속되는 Post Finasteride Syndrome 을 겪는 분이 길게는 10년 전 글부터 최근 글까지 많이 계시더군요. PFS 가 아니더라도 탈모약 부작용에 제대로 당해보신 분은 이게 머리카락 지키자고 먹을 약이 아니라는걸 잘 아실 겁니다. 저 포함해서 대다모 계신 분들은 탈모가 얼마나 사람을 힘들게 하는지, 정신을 위축되게 하는지 다들 잘 아실테고 선택지가 없기에 약을 어쩔 수 없이 복용하는 겁니다. 저도 가벼운 마음으로 약을 먹었고 최악의 경우 발기부전이 오더라도 약을 끊고 잠시 쉬다가 다시 먹으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을 했었습니다. PFS라는 것을 직접 겪고 진심으로 말씀드리자면 머리카락 따위를 지키자고 쉽게 먹을 약이 아니라는 겁니다. 말씀드렸듯 머리카락 중요한거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몸이 아프면 머리카락 생각도 안나실 겁니다. 부작용 관련 글에 우스개 소리로 머리카락 빠지는게 우울증 원인이다, 머리 빠지니까 자/살한다 이런 글들이 달리는데 저도 예전 같았으면 웃으면서 동의했었을 겁니다. 그런데 직접 부작용을 제대로 겪어보니 그런 소리 안 나오게 되더군요.
지금 약의 설명서에도 약을 끊어도 부작용이 지속될 수 있다고 적혀있습니다. 제가 처방을 받을 당시인 21년에도 있던 문구라더군요. 웃긴 건 그 어떤 의사나 약사, 인터넷 기사도 저에게 정신적 부작용과 부작용이 지속될 수 있다는 내용은 설명 해준 적 없습니다.
지금 대다모에 계신 분들도 알고 드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아닌 분들도 많이 계실거라 생각하고요.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약을 복용하는건 자유지만 그 약을 복용하는데 있어 충분히 위험과 이득을 저울질 할 수 있도록 모든 정보를 제공 하는게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제약사가 제공하는 부작용 확률에 관한 데이터는 이미 19년 로이터가 입수한 머크사의 내부 자료로 조작되었음이 밝혀졌고 약 1100건의 소송으로 묶인 브루클린 단체 소송에서 머크사의 자료는 전부 대중에 비공개로 진행되었습니다.
19년 로이터 리포트인데 보시면 자세한 내용이 나옵니다. 어떻게 데이터를 조작했는지, 그들이 어디까지 알고 있었는지 등등에 대해서요.
https://www.reuters.com/investigates/special-report/usa-courts-secrecy-propecia/
내용 중 일부인데 당시 마케팅 담당 부서 부사장이었던 "Paul Howes"가 머크의 변호사와 주고받은 질문의 유출된 내용입니다.
“So you knew internally that if these sexual adverse events were prolonged or lengthened or never went away, that that would be something that would impact sales in a negative way. Right?”
(부작용이 오래 지속되거나 없어지지 않을 수 있음이 밝혀지면 판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것임을 내부적으로 알고 있었습니까?)
“Yes,”
(예)
이 뿐 아니라 당시 임상 실험에서도 부작용을 호소하는 환자들을 실험에서 배제한 뒤 아예 데이터에서 제외 시키거나 약을 중단했음에도 부작용이 지속된다는 실험자들을 무시한 채 투약을 중단한 뒤 지속되는 문제는 약 투약을 멈췄으니 약이 원인이 아니라는 논리로 아예 기록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제약사는 이미 97년 약을 출시할 당시부터 투약을 중단함에도 부작용이 지속될 수 있다는 사실과 그들이 주장하는 것보다 훨신 높은 확률로 부작용이 나타난다는 것을 알고 있었죠. 당시 머크사의 임상 책임자인 "Keith Kaufman" 도 머크가 발표한 수치에 대해 오해의 가능성이 있으며 잘못된 해석을 유도한다며 이의를 제기했지만 묵살 당했습니다. 이렇게 의도적으로 조작된 데이터가 FDA로 넘어가 그대로 승인되었고 발매된 약입니다. 약이 출시된 지 20년을 넘어 30년에 가까워가지만 여전히 현대 과학은 5a환원효소를 차단했을 경우 몸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지 못 합니다. 약은 단순히 DHT는 모낭을 자극하여 탈모를 유발하는 나쁜 호르몬 정도로 여기지만 조금만 알아보면 DHT가 얼마나 중요한 것이며 그 역할이 아직 전부 다 밝혀지지 않았다는걸 알 수 있습니다. 문제는 5a 환원 효소는 DHT 말고도 5α-디하이드로프로게스테론의 알로프레그나놀론으로의 전환, DOC의 THDOC전환, 3α-diol, 에티오콜라놀론등의 전환에도 필수적이며 그 과정을 차단할 경우 우리 몸에서 어떤 보상작용이 이루어지는지, 어떤 복잡한 매커니즘의 변화를 야기하는지 전혀 모릅니다. 제약사는 관심도 없구요.
비슷한 시기인 99년 머크는 로페콕시브 성분으로 알려진 Vioxx라는 신약을 출시합니다. 선택적 COX-2 억제제 역할을 하는 이 신약은 위장장애가 없는 획기적인 차세대 진통소염제로 광고되었고 FDA의 승인 아래 전 세계에 판매되었습니다. 머크는 의도적으로 임상 실험 데이터를 조작하고 원하는 방향으로 결과를 해석하여 발표하였고 FDA는 그대로 머크가 제공한 데이터를 수용하여 신약을 승인합니다. 그 결과 출시 5년 만인 2004년 시장에서 철수합니다. 부작용이 뭐였냐고요? 뇌졸증과 심장마비였습니다. 임상실험에서 이 약이 뇌졸증과 심장마비와 연관될 수 있다는 사실과 경쟁사 약물 대비 5배 높은 심장 질환률을 알고도 데이터를 조작하거나 은폐하여 출시했고 FDA 추산 최소 20,000명 최대 55,000명을 죽이고 시장에서 철수했습니다. 그 누구도 감옥에 가지 않았고 철수하지 않은 해외 시장에서 약을 계속 판매했고 내부적으로는 이 약을 다시 살려낼 방법까지 논의됐습니다. 당시 이 사단을 일으킨 사람은 사장으로 승진했고요. 여러분이 아는 것보다 제약사는 훨씬 더럽고 악랄합니다. 같은 시기에 출시된 피나스테리드 역시 여전히 대부분의 데이터는 비공개 상태이고 수 많은 환자들과 환자 단체의 후원으로 진행되는 연구들이 이 약이 얼마나 위험한지 밝히고 있습니다. 알려지지 않았다고 안전한게 아닙니다. 약이 부작용의 원인이라는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알 수 없다는 문구가 흔히 변론에 사용되는데 이 말은 이 약은 100% 안전합니다라는 말이 아닙니다. 원인을 모르니 우리책임이 아니다라는 말이죠. 같은 논리가 Vioxx 사건 당시에도 사용되었고 머크는 자체적인 연구를 중단합니다. 결국 외부의 제 3자들이 연구를 진행해 진실을 밝혀냈죠. 피나스테리드 역시 프랑스 당국의 데이터 제출 요구에 거부하고 프랑스 시장에서 철수했습니다. 현재 유럽의약국청은 프랑스 식약청의 요청으로 피나스테리드의 자/살유발 위험성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고 영국의 식약청인 MHRA는 블랙박스경고를 추가함과 동시에 피나스테리드의 위험성은 영국 의회에서 논의되고 있습니다. 애초에 벨기에는 탈모 치료 목적으로 처방 자체가 금지되어 있구요.
약을 드시는건 본인 선택입니다. 다만 이 약이 미용 목적으로 어떤 리스크를 안고 먹어야 하는 약인지는 모두가 알고 먹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이 글을 씁니다. 적어도 이 사실을 약을 처방하는 의사나 약사는 충분히 숙지하고 환자에게 개인적인 판단이 아닌 객관적인 시야에서 모든 리스크를 설명한 뒤 복용을 결정하게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약을 복용 중이시거나 혹은 복용을 고민하고 계시는 분들은 충분히 이 약이 어떤 리스크를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단순 미용 목적 만으로 그 리스크를 감당할 가치가 있는지 잘 고민하시기 바랍니다. 많은 사례와 제 개인적 경험에 따라 말씀드리자면 부작용은 언제든 나타날 수 있고 그게 어떤 강도로 언제 어떻게 올 지 모른다는 걸 잘 인지하시고 복용에 주의하셨으면 합니다.
아래는 약과 관련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링크나 최근 메이져 언론 기사의 링크들입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https://www.cbc.ca/news/health/hair-loss-drug-finasteride-side-effects-1.7483898
https://sidefxhub.com/articles/media-stories/what-cbc-radio-canada-uncovered-about-finasterides-hidden-dangers/
https://www.wsj.com/health/pharma/telehealth-hims-hair-loss-finasteride-side-effects-0bc5992f?st=5cTYkn&reflink=article_copyURL_share
https://www.youtube.com/@Moral_Medicine/community
https://www.ema.europa.eu/en/medicines/human/referrals/finasteride-dutasteride-containing-medicinal-products
☞ 본 게시판에서 모발이식 수술 후기는 신고 바랍니다. (삭제 및 탈퇴)
댓글 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