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사랑을 먹고사는 동물이고 특히나 20,30대 총각들에게 사랑와 연애, 캬 이것은 거의
삶의 이유와 같지요. 내가 누군가에게 사랑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갖는 것. 이것은 비단 연애 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의 요추같습니다.
하지만 이 탈모는 모든 희망을 앗아갑니다. 점점 생명력이 줄어드는 시한부 인생을 사는 느낌이에요.
머리털이 사라질 수록, M자 라인이 위로 점점 올라갈수록 땅이 꺼지도록 한숨이 나옵니다.
아아 오늘 이만큼 더 나는 죽었구나. 더군다나 이것은 지금도 진행되는 것이며 한 번 시작되면 절대로 멈추지
않습니다. 2년 전 보다 오늘이 심하고, 오늘보다 2년 후가 더 심하겠지요.
몇 년 후에 좋은 직장이 생기면, 살을 빼서 몸매를 가꾸면, 좀 더 노력해서 내 스펙이 나아지면,
이런 생각들이 탈모인에게는 원천 봉쇄됩니다. 기적적인 일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가차없이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지금보다 정수리의 숱은 더 없어져 있을 것이고, M자 라인은 더 올라가겠지요.
지금도 못 가는 수영장과 목욕탕은 점점 더 멀어질 것이고, 바람의 세기가 기상청 직원보다 더 신경쓰일 것이고,
내가 누군가에게 사랑 받을 수 있을 확률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차없이 줄어듭니다.
지금보다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 그 희망의 부재야말로 탈모인이 겪는 고통의 핵심인 것 같습니다.
인간에게 그것이 없다면 오늘 힘을 내서 현실을 살 이유가 없어지지요.
현재의 나 보다 더 나아질 수 있을 거라는 모든 가능성이 차단되고,
어차피 미래엔 머리가 털려나가리란 사실만이 우리 탈모인들을 기다리고 있는 미래라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일 아니겠습니다. 손가락으로 이마 라인을 만져 내가 기억하고 있떤 것 보다 위라고 느껴질 때
마다 등골에 식은 땀이 흐르는 경험 모두가 해보셨을 겁니다. 그럴 땐 정말 하늘이 무너져 내리고 땅이 꺼지는
심정이라는 것을 탈모 선후배 여러분은 모두 경검해보셨지요.
현실에 기울여야하는 모든 노력들이 무화됩니다. 사람이 전혀 무망해지지요. 당위를 잃게 됩니다.
탈모는 인간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권리, 현실을 살아갈 동력을 빼앗아갑니다.
머리 숱 많은 사람들은 그게 얼마나 큰 충복인지 모를 겁니다. 그들에겐 시간이 지나도 사라질 것이 분명한
'자기애'가 없습니다. 그들에게 '자기애'는 자기의 노력 여하에 따라 미래에 그대로 있습니다. 탈모인에겐 자기의
의지와 상관없이 틀림없이 미래엔 사라져 있을 그 '자기'말이지요.
솔직히, 내가 왜 씨발 이 나이에 대다모에 매일 같이 출석해 모발이식 포토 후기를 들여다보며 하루하루 희망을
주입받으며 살아야 합니까. 저주도 이런 저주가 없는 것 같습니다.
오늘도 프로페시아 하나 삼키고 대다모 눈팅하다가 내 신세가 너무나 서러워서 한탄글 좀 써봤습니다.
☞ 본 게시판에서 모발이식 수술 후기는 신고 바랍니다. (삭제 및 탈퇴)
댓글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