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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잡담] 탈모와 대인관계...

  • 13년 전

  • 2,003
13
방구석에서 거울에 비치는 제머리가 너무도 보기싫어 거의 불을 꺼놓고 생활을 합니다.. 외출시엔 항상 모자를 쓰고 나가는건 당연한거구요,,, 어제 문득 화장실에서 거울을 보니 거울에 비친 제 모습이 너무 안스럽고 초라해 보이더군요.. 항상 마음속에서 제자신에게 '머리카락만 있었어도' 라고 메아리 칠뿐 거울에 비친 제 모습은 초라하기 그지 없을뿐입니다.. 머리를 잘라야 하는데... 정수리와 엠자형 탈모로 우습게 자란 제 머리를 보며 이젠 담담할때도 됐는데 애써 부정하고 몆달째 머리를 깍지 못하고 또 모자를 눌러 씁니다

가까운 집앞에 미용실도 가보고 싶고.. 남자들이면 한번쯤 가서 후회해도 싼맛에 들른다는 블루클럽도 가고싶습니다 바로 집앞 창문열면 보이는 그곳이 저에겐 갈자격조차 없고 갈수도 없는 장소라고 느껴지니까요..

낮시간때 나이드신 분들만 계시는 목욕탕 이발소가 그나마 몆달에 한번 우습게 자란 제머리를 손질할수 있는 유일한 공간입니다
바로 집앞 동네에 널린 미용실은 엄두도 못내고 인터넷검색으로 찾아본 이발소를 검색해서 여러곳을 찾아 보았지만 퇴페 이발소 혹은 페업한 곳이 대부분이더군요...

목욕탕을 가서 탈의를 할때 모자를 안벗은지도 모른체 윗옷을 벗다 윗옷에 걸려 모자가 바닥으로 떨어질때 주위에 아무도 없어도 제자신이 짠하더군요 ㅎ
항상 그랬듯 이발소 아저씨에게 목욕탕에서 덤탱이 주고산 1000원짜리 캔커피를 내밀며 이발좀 해달라고 합니다 캔커피의 의미는 머리숱이 없어 우습게 자란 머리를 손질하기 어려우니 고생한단 의미?
혹은
이런 머리도 손질해 주시는 분께 드리는 고마움이랄까? 못난 내자신의 표본이죠..

머리를 자를때 거울에 비치는 제모습이 우스워 항상 머리를 다 자를때 까지 눈을 감거나 딴곳을 보는데 오늘은 이발소 사장님께 아주 짧게 잘라 달라고 했습니다

머리가 길든 짧던 보기 흉하고 우스운건 마찬가지인데 모자를 쓸때 좀더 편하고 머리감기도 좋아
그렇게 정하고 갔습니다...

손에 잡히지 않을 정도의 짧은 머리 ... 목욕을 끝내고 나오며 모자를 벗고 몆달만에 거리를 걸어 보았습니다,,, 저에겐 큰용기가 필요했죠..

두리번 두리번...
아무도 저를 보거나 의식하지 않는데 왠지 모르게 자꾸 저를 쳐다 보는듯 싶고..
제 자신도 들고 있는 모자를 빨리 써야 한다는 생각뿐이 안들더군요...

목욕탕에서 나온 20미터도 채우지 못하고 다시 모자를 눌러쓰고 털래 털래 걸어오는길..
참 씁쓸하고 멀더군요...

언제부턴가 친구도 여자도 그리고 대인관계도 멀리하고 방구석에서 티브나 보고
인터넷이나 하는 나날들이였는데 1년 2년 3년 조용히 소리없이 그렇게 세월만 빨리 흐르고
가만히 생각해 보니 주변에 사람도 없어지고 친구들과도 멀어져
아득히 멀리있는걸 몰랐던것 같더군요..

모자를 벗어 보란 말엔 얼굴이 빨개지고 등에 식은땀이 나고
그말을 한 사람을 죽도록 패버리고 싶어지고 ㅎ 이런 말한마디에 사람을 죽일수도 있구나
란 생각하지 하고 자신감 의욕 죄다 사라지더군요...

탈모전에는 길을 가다 모르는 사람에게 텔렌트를 해보란 소리도 듣고..
여자들에게 만화영화에 나오는 주인공 같다는 소리도 듣고..
할것도 많고 하고 싶은일도 많았는데...

이젠 아무 의욕도 욕심도 하고싶은 일도 없습니다

몆달전 모임에서 한여자가 이런말을 하더군요
뚱뚱해도 대머리만 아니면 되고
돈없어도 대머리만 아니면 되고
못배워도 대머리만 아니면 된다고 ㅎ

정말 잔인하죠?


올해엔 약도사서 먹고 일도 열심히 해서 돈도 모아 수술도 하고
내년엔 모자없이 길도 걸어보고 집앞에 있는 미용실도 가보고..
그러고 싶네요...

몆일전 머리를 깍고 모자를 벗고 길을 걷는데 바람이 머리를 스칠때
정말 느낌이 좋더군요.. 남들은 하잖게 생각하는 이런 소소한 느낌 일상이
제겐 아득한 꿈같고 무엇보다 소중한걸 깨닿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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