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는 아버지 탓?
탈모 개그맨은 ‘탈모는 한 대를 걸러서 진행된다는데 나는 할아버지, 아버지에 이어 다이렉트로 탈모다’라며 ‘미래 아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해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실제 ‘탈모는 아버지 쪽으로 한 대 걸러서 유전된다’는 속설이 있다. 그러나 탈모는 부모 양쪽에게서 물려 받을 수 있다. 미국 오하이오 라이트주립대 의학부의 캐머런 첨리 교수는 탈모가 어머니와 아버지 쪽 모두에게서 유전될 수 있고, 부모뿐 아니라 양가 친척 중 8촌까지도 유전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를 보고한 바 있다.
◇탈모 치료는 불가능하다?
흔히 탈모를 유전질환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에 치료 또한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탈모는 조기 발견을 통해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충분히 치료 가능하다. 사실 소크라테스나 루이 14세, 줄리어스 시저와 같은 역사 속 인물들도 탈모로 고민이 커 탈모를 치료하기 위해 여러 방법들을 써보았지만 탈모만큼은 정복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탈모는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5-알파환원효소에 의해 변환된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이라는 물질에 대해 유전적으로 민감한 경우 발생하게 된다는 발생의 매커니즘이 밝혀지면서 탈모 치료도 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현재 의학적으로 치료 효과가 검증된 치료법은 약물치료와 수술 치료로 나뉜다.
약물치료로는 먹는 약인 피나스테리드 제제와 바르는 약인 미녹시딜 제제가 대표적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청(KFDA) 및 유럽의약청(EMA) 등 전세계적으로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 받은 경구용 약물로는 프로페시아가 있다. 이는 탈모를 일으키는 DHT의 농도를 낮춰 탈모를 치료하는데, 일반적으로 복용 후 6개월부터 발모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1년 경과시점부터 탈모 효과가 극대화되기 때문에 1년 이상 복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최근 논문에 의하면 2년 이상 프로페시아를 복용한 18세~41세 남성형 탈모 환자의 90% 이상에서 모발 수가 증가하거나 더 이상 탈모가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포용 제제인 미녹시딜의 경우 두피의 혈행을 도와 발모를 촉진하는 치료제로 하루 두 번 사용한다. 한편, 탈모가 많이 진행된 경우에는 자신의 후두부의 모발을 탈모 부위에 옮겨 심는 모발이식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블랙 푸드를 먹으면 검은 머리가 자란다?
과거에 많이 섭취했던 콩, 두부, 된장, 야채 등에는 이소플라보노이드라는 물질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데 이는 피토에스트로겐의 일종이다. 약하지만 여성 호르몬의 특성이 있어, 5알파-환원효소와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콩에는 폴리페놀이라는 항산화 물질이 다량 함유돼 있어 탈모예방에 도움을 줄 수는 있다.
그러나 이미 발생한 대머리를 이전 상태로 되돌릴 수 있는 것은 아니며, 검은색 자체는 탈모 예방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 오히려 한 가지 식품만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영양 불균형을 초래해 탈모를 유발할 수도 있다. 때문에 어떤 음식을 먹느냐 보다 다양한 음식, 여러 가지 영양소를 고르게 섭취하는 것이 탈모 예방에 더욱 효과적이다.
◇탈모방지 샴푸를 쓰면 탈모치료에 효과적이다?
탈모 환자들 중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탈모방지 샴푸로 탈모를 치료하려는 환자들이 있다. 샴푸는 두피의 먼지나 오염물질을 씻겨내는 제품으로 질환을 치료하는 의약품이 아니며, 특히 탈모는 두피의 문제가 아닌 두피 속의 모낭에서 비롯된 문제이기 때문에 샴푸로 탈모를 치료할 수 없다. 탈모는 의학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대한피부과학회에서 탈모로 병원을 방문한 환자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86.2% 환자가 병원 방문 이전에 샴푸와 에센스 등의 화장품류나 일부 의약외품을 사용한 적이 있다고 답했고, 그 다음으로는 음식 조절, 두피 마시지가 과반수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환자 중 68.7%가 탈모가 진행되고 1년 이상 경과된 후에 병원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이미 탈모가 진행된 상태에서 마지막 단계로 병원 문을 두드리는 것이다. 탈모는 진행성 질환인 만큼 초기에 치료시기를 놓칠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증상은 점점 악화되고 예전의 모발상태로 돌아가기는 더욱 어려워지기 때문에 탈모 초기 단계부터 효과가 검증된 의학적인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가톨릭피부과 김태훈 원장은 “탈모 환자를 마주하다 보면 탈모 치료에 대한 욕구만 앞선 채 정작 질환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올바른 치료도 받고 있지 않아 안타까움을 사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탈모 증상이 의심된다면 스스로 해결하려고 하거나 잘못된 속설에 의존하기 보다는 바로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검증된 치료를 받고 보다 풍성한 모발을 되찾아 당당한 남성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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