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40대 초반의 신입입니다.
오늘 처음 가입하고 긴긴 글을 남기네요.ㅠㅠ
4월초....양양 솔비치였어요.
회사놈들, 팀원애들과 워크샵을 빙자한 음주가무 자리였지요.
남 5 여 9의 비율인지라 남자놈들이 술 먹고 애교부리는
말도 안되는 상황이 연출됐지만,
전 밑에 애들이야 그렇게 놀라고 하고
과장놈 하나 데리고 나와 데낄라에 거하게 먹고 잠들었죠.
아침에 머리 감다
깜짝 놀랄정도로 손가락 사이에 뭍어나오는 머리카락...
어? 내가 혹시 밑에 여직원 잘 못 건드려서
머리채를 잡혔었나? -_-
별 생각이 다들었다죠.
하여간 그날 별 생각없이 일정 마치고 집으로 온 다음날부터
거짓말 안보태고 하루에 몇백가닥씩 빠집니다.
너무나 걱정이 되서 워크샵 갔다온 주말 이후 바로
인근 피부과에 가서 진찰 받았습니다.
그랬더니 뭐 일단 먹는약은 나중에 먹고
대가리에 주사 놓는(영양보충이라 그러나 필러라 그러나) 12회에 78만원
시원하게 주고 미녹시딜 5미리 짜리 처방받아 왔죠.
아...이제 나도 머리는 더 안빠지겠구나...
왠걸요...
ㅠㅠ 더 빠지더라구요.
한 20일도 안되는 기간에 머리의 1/4정도가 버스커버섯커의 벚꽃잎도
아니고...우수수수수 떨어져 나갔습니다.
앞머리가 특히 심하고 전체적으로 아주 난리가 아닙니다.
옆, 앞, 뒤, 목덜미...아무튼 짧아서 안뵈서 그렇지 뒷머리도
긴머리인 앞, 옆과 마찬가지로 많이 빠졌더라구요.
피부과 여자 의사 이 인간은
원래 앞머리부터 빠져요...
우리 점심시간이라...나가야 하는데...증상 심하면 프로페시아 사서 드세요..
이런 개드립을 날리고는 샤부샤부 먹으러 가질 않나...
암튼 거기서 주 2회 대가리에 주사 맞고 프로페시아+미녹시딜 조합까지
3콤보를 하고 있어도 전체 탈모는 멈추질 않습니다.
저녁에 샤워하는게 두렵고 아침에 일어나 거울보는게 원망스럽더군요.
남들은 원형탈모다 엠자 탈모다...일부만 있는데
저는 전체 탈모로 무슨 피를 심하게 뽑아낸 모내기한 논 같이 생겼습니다.
듬성 듬성 살이 비치는데 자살 충동이 나더군요...
그나마 애가 있어 살고 있다고나 할까요 ...
그간 주변에 탈모인들 그냥 아무 생각없이 남의 일처럼 보고
어린 친구들은 생각없이 재미삼아 호칭도 얄궂게 부르곤 했는데
제가 그 입장이 되니, 제 입을 꼬매고 싶더군요.
이제 조금 더 있으면 아주 우스운 탈모인이 될것 같아요.
차라리 깔끔하게 앞머리만 벗겨지면 모르는데...
후우;;
똥누다가도 앞으로 후두두둑 떨어지고
결재 서류 검토하다가 볼펜으로 옆 머리긁으면 후두두둑 떨어지고...
애들이 무슨 병 걸린거 아니냐고..
큰 병원 가보라고...
암튼 이번주 목날 피부과 원장(여자 말고 남자 원장으로 바꿔서 보고 있거든요)이
서울대 병원 탈모 전문의 소개해줘서 진료 받기로 했습니다.
하아;;
이 글 쓰는 지금도 후두둑 날리네요.
초 2 딸래미가 아빠 머리 빠져나가서 안타깝다며 지가 흘린 자기 긴 머리카락
두가닥 제 머리에 얹어주고 잘 자라고 하고 드가네요.
눈물 나는 밤입니다.
저 같은 급성 엘티이급 탈모였던 분들 조언 좀 부탁드립니다.
죽어야할지 살아서 가발 맞추고 살아야 할지...
아니면 극적으로 다시 죽은땅에 꽃피는 기적이 일어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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