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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ck탈모] 단 한번도 머리에 자신이 없었던 20대! 이제는 까고 싶습니다!

  • 12년 전

  • 1,157
4
곱슬머리에, 탄력없는 머리카락, 가로로 넓찍한 두상, 뒤통수절벽, 구렛나루X 그리고 여기에다 M자 탈모까지!
저의 20대는 그야말로 머리와의 전쟁이었습니다.

처음 탈모를 의심한 것은 21살, 당시에는 무심코 거울앞에서 앞머리를 들춰보고는 의아해 하는 수준이었지만
해를 거듭할 수록 이마 양끝 모서리의 뿔모양은 점점 이마 깊숙히, 그리고 더 크게 자리잡았습니다.

머리를 길러 이마를 덮으면, 탈모가 진행된 부근은 움푹 들어가고 튀어나온 옆통수에서 기른 머리와의 대조로 인해 마치 잔디밭 중간을 밟아 짓이겨놓은 모양을 연상시켰죠.

모자를 쓰고 다니자니 뒤통수가 절벽이라, 밴드의 조임으로 푹 꺼져버린 뒤통수 절반과, 꺼지지 않은 머리카락들의 조화는 저로 하여금 모자를 포기하게 만들었습니다.

남성의 미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개발된 어떠한 머리스타일도 제 머리를 구제할 순 없었습니다.
저는 탈모진행중인 부위 위쪽의 머리카락들을 다른 머리카락들에 비해 훨씬 길게 길러서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하는 스타일만을 고수했습니다.

무한정 머리를 기를 수는 없는 노릇이라 미용실을 찾아가면, 그 어떤 이발사도 제 요구를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단 한번도 같은 이발소를 두 번 이상 가 본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어떤 이발사도 제 탈모의 가림막역할을 하는 머리카락들을 이해하지 못하였고, 기어이 잘라버렸습니다. 군대를 가기전 6개월동안 저는 저 혼자서 거울을 보고 머리를 잘랐습니다. 뒷머리는 거울 두개를 세워놓고 잘랐죠.

그러나 아무리 제 마음에 드는 머리를 했어도, 바람이 불면 속수무책이었습니다. 탄력성 제로인 제 머리카락은 한번 바람에 흩어지고 나면 제 자리로 돌아오지 않습니다. 왁스나 스프레이를 발라볼까 고민했지만, 뭉쳐진 머리카락 사이로 제 컴플렉스가 고스란히 비쳐져서 포기하였습니다. 바람이 부는 날에는 마음놓고 외출하지도 못하였습니다.

무슨 짓을 하더라도 감출수 없는 군대에서는 오히려 담담했습니다. 2년 내내 드러난 제 탈모진행중인 이마를 보며 약간은 무기력했습니다. 긍정적으로 말하면 신경쓰지 않는거였고, 부정적으로 말하면 포기였죠.

군 제대 후 대학 졸업을 위해, 그리고 취업준비를 위해 바쁘게 사는 통에 머리에 대해서는 별로 신경쓰지 못하고 살았습니다. 그러나 미용실에 다녀왔을 때 찝찝한 마음은 여전합니다.

그리고 이제 슬슬 결혼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할 때가 오고, 20대 초중반에 마음껏 외모를 가꾸지 못했던 후회감을 떠올리며, 한가지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20대 후반. 나 자신을 위해 한 번 투자를 해보자.

모발이식을 결심하고 여기저기 알아보는 도중에 대다모를 소개 받았고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여러분들의 많은 고뇌를 하나씩 들어보며, 제가 그동안 받았던 스트레스는 새발의 피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보다 더 심한 분들도 계신데, 지난 몇년동안 저만큼 지독히 저주받은 사람은 없을 거라고 생각하며 자학했던 것이 떠올라 부끄러웠습니다. 그러면서 모발이식에 대해 더욱더 확고하게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더이상 자책하지 않고 당당하게 가슴펴고 마음껏 바깥을 누비고 싶습니다.

아직 2년 남은 20대. 대다모 여러분들과 고충을 나누며, 저의 스토리를 새롭게 써 나가고 싶습니다.

글이 너무 길었네요. 사실 등급업을 하기 위한 사소한 질문이나 짧은 글은 허용하지 않고, 정 쓸 것이 없으면 탈모에 대한 자신만의 에피소드를 써 보라고 해서, 글을 쓰다가 그동안 고심했던 것들이 아직도 생생하게 떠올라서 정처없이 쓰다보니 이렇게 됐네요.. 스크롤의 압박에는 사과드리고! 정말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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