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치료엔 물 마시면 효과?"…'쇼닥터' 실태 살펴보니>
서울에서 탈모전문병원을 운영하는 방모 원장은 지난 8월 한 방송 프로그램에 나와 어성초와 자소엽, 녹차잎을 달여 마시면 탈모 치료 효과가 있다고 소개했다. 방송이 끝난 직후 흰 의사가운을 입은 방 원장의 말에 탈모로 고민하는 이들이 따라하거나 따라하겠다는 글이 포털사이트에 대거 올라왔다.
방 원장이 소개한 탈모치료법은 금세 소문이나면서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에 올랐다. 하지만 관련 학계 전문가들은 “터무니 없고 근거없는 이야기”라고 입을 모은다.
산부인과 전문의면서 자연의학 전문병원을 표방하는 서모 원장도 지난달 한 종편 프로그램에서 “마른새우와 카레 주성분인 울금, 생강이 합쳐진 밥을 자주 먹으면 몸 안에 생긴 염증을 없애주는 치료가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따뜻한 물에 울금가루를 1~3g 정도 섞어 복용하면 염증과 관절 질환에도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서 원장은 유산균과 해독주스 애호가로도 잘 알려져 있으며, 홈쇼핑을 통해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도 이처럼 과도한 TV출연과 상업적 홍보로 문제가 된 ‘쇼 닥터(Show doctor)’를 규제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나섰다. 방송에 출연해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각종 시술과 건강정보를 대중에게 전달한 의사들의 징계에 나선 것이다. 의협은 방 원장과 서 원장 등 일부 의사들이 방송에서 근거없는 치료법과 건강기능식품을 추천하면서 국민 건강에 심각한 위해(危害)를 초래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의협은 이들을 ‘쇼 닥터’로 규정하고 ‘쇼 닥터 대응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현재 의사들이 자주 출연하는 방송 프로그램은 ‘생로병사의 비밀’(KBS), ‘무엇이든 물어보세요’(KBS), ‘비티민’(KBS), ‘명의’(EBS), 건강토크쇼 맘스 닥터(OBS), 체인지 라이프 닥터&스타(OBS), 헬스 플러스 라이프(YTN) 등 지상파 방송과 케이블 채널을 포함해 최소 8개에 이른다. 또 종합편성채널에서도 ‘엄지의 제왕’과 ‘황금알’, ‘닥터의 승부’ ‘닥터 지바고’, ‘내 몸 사용설명서’ 등 최소 6개 프로그램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가 판매하고 있는 해독주스. 의협은 의사가 홈쇼핑에서 건강기능식품을 홍보하거나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기로 했다.
의협이 쇼 닥터로 지목하고 집중 관찰하고 있는 의사는 3명이다. 방 원장과 서 원장, 고(故) 신해철 씨 의료사고에 연루된 서울 송파구 S병원 강모 원장이다. 특히 강. 원장은 종편 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해 비만 수술 부작용이 전혀 없다고 설명하거나 건강기능식품을 홍보했다. 강. 원장이 출연했던 ‘닥터의 승부’는 폐지 여론까지 불거진 상태다.
의협이 쇼 닥터의 제재를 검토하고 나선 것은 같은 의사들의 제보 때문이다. 방송을 지켜본 의사들이 “근거가 전혀 없는 치료법을 마치 검증된 치료법처럼 허위로 방송하고 있다”며 제재를 요청한 것이다.
의협은 쇼 닥터에 대한 집중 감시와 별도로 의사의 방송출연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기로 했다. 의협은 의사 본인이 방송에 협찬료를 부담하면서 출연해선 안된다는 규정을 넣을 방침이다. 의사의 홈쇼핑 출연은 아예 금지할 계획이다. 가이드라인을 따르지 않고 문제가 되는 의사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제소하고 중앙윤리위원회에 회부하기로 했다.
의협 관계자는 “의사회와 의학회로부터 쇼닥터 의사회원을 제재해 달라는 민원이 들어오고 있다”며 “잘못된 건강정보를 국민들에게 제공하는 의사에 대한 내부자정 대응책부터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물구나무 서면 발모" "유산균 먹으면 임신" 황당 발언 후 수익 챙기는 'TV 쇼닥터' 규제>
의협, 홈쇼핑 채널 출연 금지 등 '쇼닥터 가이드라인' 만들기로...
"물구나무서기를 하면 후두부 동맥 혈류량이 5배 증가해 발모 효과가 강해집니다."
탈모 전문 의사로 알려진 B씨가 TV 프로에 출연해 한 말이다. 하지만 대한피부과학회는 근거 없는 낭설이라고 일축했다. B씨는 자신이 개발한 어성초 함유 식품으로 자신의 탈모를 고쳤다며 관련 제품과 발모 차 등을 홈쇼핑이나 인터넷 등에서 판매해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피부과학회는 어성초 임상시험을 통해 발모가 입증된 바 없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대한의사협회가 이처럼 방송에 등장해 근거 없는 치료법을 제시하고 관련 제품 판매로 수익을 내는 '쇼 닥터(show doctor) '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 예정이다.
의협은 "일부 의사가 방송에 출연해 근거 없는 치료법이나 건강 기능 식품을 추천하는 등 국민의 건강에 위해를 미칠 소지가 있어 적극 대응할 방침"이라고 9일 밝혔다. 의협은 '의사가 출연을 목적으로 방송사에 돈을 지급한 뒤 방송 프로에 출연하면 안 된다' '홈쇼핑 채널에는 출연하지 않는다' 등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 예정이다.
의협에 따르면 대표적인 쇼 닥터는 가수 고(故) 신해철씨의 위 밴드 수술을 집도한 강모(44) 원장이다. 강. 원장은 지난 6월 모 TV 홈쇼핑에서 다이어트 식품을 직접 홍보했고, 한 종편 프로그램에 3년간 고정 출연하기도 했다. 서모(46) 산부인과 원장은 한 종편 프로그램에 나와 "유산균을 먹고 불임 여성이 임신했다" "유산균이 몸의 두드러기를 없애고 혈압·류머티즘 약도 끊게 한다"는 등 의학적으로 근거 없는 말을 했다고 의협은 설명했다.
의협은 "현재 쇼 닥터로 활동하는 2~3명에 대해 자체 조사를 하고 있다"며 "잘못된 건강 정보를 국민에게 알리는 의사들의 행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관련 의사회·학회에서 쇼 닥터로 활동하는 의사를 제재해 달라는 민원이 들어오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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