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갑자기 M자와 O자가 급속도로 털리는 느낌에 공부고 뭐고 손에 하나도 잡히지 않았습니다.
제가 예전에 제 상태 올린글 보면 아시겠지만
어떤 병원에 방문해서 현미경 진찰 받았는데 의사가 계속 정상이라고 해서
약간 반신반의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반신반의는 오늘 확신으로 바뀌었어요.
매일 얇고, 짧은 머리카락 감을때마다 털리고, 두피가렵고 비듬 많이 생기고 정수리는 따갑고
심지어는 최근 앞머리가 너무 부드러워졌습니다. 전 곱슬이라서 머리카락 힘 굉장히 셌거든요.
요 며칠사이에 앞머리 스타일링이 안되는겁니다. 거울로 비쳐보니 숱도 많이 비어보이고...
겁이 덜컥 났습니다.
원래 프로페시아 부작용을 염려하여 최대한 안 먹고 관리해볼려고 했는데
거울로 보니까 도저히 안되겠는겁니다. 이제는 무조건 먹어야 관리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프로페시아 먹기 전 간수치 측정을 위해 생전 처음 보건소 가서 피도 뽑아보고
오늘 시내에 병원가서 무조건 프로페시아 처방 받을 요량으로 갔는데,
이 근방에서 꽤 유명하다는 피부과에 가서 사진 찍었습니다.
찍은걸 보여주는데 M자는 모발 굵기가 뒷머리 반밖에 안되더군요. 간호사가 심각한 건 아니지만 모발굵기가
얇다고 했습니다. 의사도 똑같은 소리 하면서 두피 상태가 매우 안좋다고 일단은 피부염부터 치료해보잡니
다. 근데 프로페시아 처방을 안해주는겁니다. 전 요새 머리가 너무 많이 털리니 프로페시아로 관리 해야겠다
고 말하는데도... 아직은 때가 아니라면서 처방해주지 않았습니다. 원래 초반에 관리해야 진짜 효과가 있는
것 아닌가요? 전 불안해 미치겠는데 의사선생님이 일단은 경과를 두고 보라더군요.
두피 상태가 안 좋은게 제 눈으로도 보여서 두피스켈링 받을려고 했는데, 일단은 약 처방이 시급한것같아
그건 다음으로 미룬 뒤, 다른 병원으로 찾아갔습니다. 약간 변두리에 있는 병원이었는데
다른 사이트에서 추천받은 병원이라 처음 가보았습니다. 근데 탈모는 진료안한대요. 정보 잘못알고 오신거
같답니다. 40분걸려서 왔는데...허탈하게 발 길을 돌렸습니다.
마지막으로 들린 게 시내에 있는 피부과였는데, 제가 다시 시내에 도착했을 무렵 이미 저녁이 다 되어
그냥 아무데나 가보자 해서 들어간 병원입니다.
환자가 몇 명 없어서 금방 진료받을 수 있었는데 의사가 굉장히 양심적이었습니다.
내가 봤을땐 아직 심한 단계는 아닌거 같다. 가능성은 있지만 확신할 수 없다.
여긴 현미경도 없고 탈모를 관리할 수 있는 개인 시설이 없어서 정확한 판단은 못 내리니
아무래도 종합병원으로 검진 받는게 좋을 것 같다고, 특히 이 근처 종합병원은 탈모로 유명하니
진료 의뢰서를 작성해줄테니 이거 들고 가보라고 하더군요. 우울해질려는 찰나에 너무 고마웠습니다.
그렇게 진료 의뢰서 받고 병원을 나와서 거리를 걷는데, 밤 거리로 사람들이 지나가는게 보였습니다.
저마다 행복해보였습니다. 아무 걱정 없이... 나도 한 때 풍성한 머리를 가졌을 땐 저랬는데... 그러다가
나도 모르게 머리숱을 보게되더군요. 제 나이 또래로 보이는 사람들은 죄다 머리숱이 대부분 풍부했습니다.
순간 오늘 아침부터 저녁까지 탈모 검사 받는답시고 돌아다니는 제가 너무 비참한 기분이 들더군요.
마지막 보루라고 생각했던 프로페시아를 어쩔 수 없이 복용해야 된다는 생각도 제 머리를 짓누르구요.
그렇게 부작용에 대해서 생각하지말자. 다른 좋은 사례들이 많다라고 긍정적 암시를 걸어도
평생 약 먹을 생각하니.....너무나 우울해졌습니다. 버스타고 오면서 진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 집에 들어오는데, 어머니가 어디 갔다오냐고 물으셨습니다.
아 잠깐 밖에요라고 대답하려고 했는데 그 순간 눈물이 갑자기 터질 듯이 나는겁니다.
거의 20년만에 울어봅니다. 그 힘든 군대에서도, 죽기 직전까지 맞고 갈굼당해도
눈물 한 방울 흘린 적 없는데 주체가 안되더군요.
요새 제가 진짜 우울했습니다. 안 그래도 공무원 시험 준비한다고 신경이 곤두서있었는데
겨우 마음잡고 공부하려니까 탈모 증상까지 와서...진짜 밤에 잠을 제대로 못 잤습니다.
그 쌓여있던 감정이 거기서 폭발했나봐요. 부모님한테 자꾸 이런 소리해야되는게 죄송스럽기도 하고....
진짜 복받쳐서 슬프게 울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외갓집에 삼촌들이 탈모시고
부모님은 탈모가 모계 유전이 되지않는다 생각하시는 분들이어서
첫 탈모진료를 받으러 검사하러 간다고 했을 때도 막 뭐라 하셨던 분들입니다.
제가 우격다짐으로 겨우 검사받긴 했지만... 그마저도 의사가 정상이라고 소견을 내놓아버리는 바람에
그 뒤로는 제가 아무리 머리 빠진다, 요새 숱이 많이 빈다고 말씀드려도 잘 듣지 않으셨습니다.
친구들도 탈모라고 이야기해도 나도 많이 빠진다 이런식으로 이야기 하고 안 믿으니 혼자만 삭히고 있다가
진짜 너무 서러워서 울게 되더군요. 이번에도 부모님은 니가 괜한 걱정 하는거다.
무슨 탈모냐, 넌 아직 탈모아니다. 일시적인 현상인데 두피 스켈링이라도 받아봐라.
이러시는데 이번에 제가 이렇게 울어버리니까 좀 충격은 크셨나봐요.
탈모가 치료방법이 있냐? 넌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 울지만 말고 대답해봐라고 하는데
저도 약 먹기 싫지만 방법이 그것 밖에 안남은것 같다고 약을 먹어야 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어머니가 주변에 의사분도 많이 아시고 탈모에 대해 공부하신 적이 있어서 프로페시아 같은게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걸 아셔서 누가 약먹는다고 하면 굉장히 반대하신 분입니다.
근데 이번에는 묵묵히 계시더군요... 제가 얼마나 큰 심적 고통을 가지고 있었는지 그 때 아신거 같았습니다.
제가 너무 예민한거 아니죠? 아직 의사가 확신해주진 않았지만, 제가 봤을 때 거의 90퍼센트 남성형 탈모
같습니다. M자 부위만 계속 빠지고 정수리도 진행되는것 같아요. 두피도 상태가 너무 안좋구요...
진짜 약 복용만큼은 피해보려고 했는데...이젠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처방은 안해줘서 못 받았는데
어떻게든 처방을 받아야 될 것 같아요. 탈모는 초기관리가 중요하잖아요. 너무도 힘든 시간을 많이 보내서
버틸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대다모 동지분들도 아마 저랑 같은 마음이셨을겁니다. 정말 이 힘든걸 어떻게 버티시나 모르겠습니다.
탈모를 위해 끝없이 노력하시는 동지분들을 보면 이제 경외감마저 느껴질 정도니까요.
약은 처방받으면 먹기로 결정했는데...아직 힘듭니다.
제가 약을 굳은 의지로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약 복용하시는 분들 제게 조언을 좀 해주십시오...
FDA가 승인한 안전한 약물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휴...오늘은 너무 힘드네요.... 푸념 늘어놔서 죄송합니다.
이렇게 힘든 역경을 딛고도 탈모 치료에 전념하시는 모든 분들이 득모하시길 빌면서...
넉다운 되버린 제게도 응원 한 마디만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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