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세 때 두피에 자꾸 뭐가 나서 피부과를 갔었는데 알고보니 거기가 탈모전문병원이더라구요. 사진을 찍어 보여주면서 두피에 열성홍반이 심하게 많고 지루성 두피염에, 이미 사막화가 진행되는 중이라고 하더군요.. 숱없다는 말은 가끔 들어봤는데 거울을 봐도 전혀 내가 탈모라곤 생각 못하던 차에 정말 충격먹었습니다.
머리감을 때 아 군대가기 전만해도 숱이 정말 심하게 많았는데 언제 이리됐나 하긴 했는데 탈모 생각은 못했었거든요.
우울한 마음에 이미 의사가 뭐라하던 귀에 안들렸고 병원에서 나오면서 정신차려고니 손엔 처방전이랑 탈모샴푸랑 무슨 뿌리는 약이랑 7개월치 치료비 143만원짜리
일시불 영수증이 들려있더군요. 이거 당한거 아닌가 오바 아닌가 생각하며 약국을
갔는데 거기서 3개월치 약값이 또 13만원..
치료하기도 전에 한 150만원을 써버리고 나니 우울함이 두배가 되더군요.
쨋든 일단 결제는 했으니 의사가 하라는대로 정말 열심히 치료받았습니다.
돈 들어갔다 히밤! 맘 먹으니 숨어있던 절제력이 빛을 발휘하더군요.
술은 물론이고 담배도 단칼에 끊었구요(6년째 금연중)
의사가 괜찮다 했는데도 커피도 끊었습니다.
좋아하던 라면도 안먹고 당근 석류 레몬 땅콩 다시마가 제 주식이 되었죠.
일주일에 두번 병원에 가서 두피 전체에 주사맞고 원적외선 치료에
두피마사지 받고 그렇게 3개월을 했는데
치료 받기전에 일부러 머리 반삭을 했었거든요?
이게 한 3달 치료받으면서 카페인샴푸 쓰고 모나드 먹고 이것저것하니까
워낙 젊은 나이였고 운동선수라 신진대신가 워낙 좋아서 그런지
머리가 길어나오기 시작하는데 정말 대박이더군요.
머리를 쓸어 넘기면 손바닥에 닿는 그 풍성한 느낌이..
친구들 만나면 왤케 어려졌냐 그러고 심지어 고다꾜동창 회식때
맥주집 가면 신분증 검사를 꼭 할 정도.. 죄송합니다.
그렇게 제2의 스무살을 누리며 약 7개월 치료를 받고 치료가 끝나자
탈모는 이제 제 인생에서 전혀 상관 없는 일이 된줄 알았습니다.
다시 술 마시고 늦게까지 안자고 고된 운동에 먹던 모나드도 약 3년간
안먹었구요.
그렇게 지내니 그 많던 머리숱이 다시 점점 민들레 씨앗이 바람에 흘날리듯
서서히 사라지더니 절 다시 터덜터덜 그 병원으로 향하게 하더군요.
의사한테 잔소리좀 먹고 아보다트를 2년간 먹었습니다.
워낙 탈모가 약하고 그저 숱이 많아 보이지 않을뿐이었기 때문인지
몰라도 아보다트 2년간은 탈모가 더이상 진행되는건 없었고
앞머리랑 윗머리쪽엔 솜털들이 드글드글한데 그게 굵어지진 않더라구요.
백열등 아래에서 보면 두피가 맨질맨질한게 사막화가 좀 심해진거 같아서
오늘 다시 그 병원에 가서 143만원 지르고 왔습니다.
술한잔 하자는 친구한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집에일찍 드갈거라고 하는데
그 15년된 친구도 절 이상하게 보더군요ㅋㅋ
어휴 답답한 마음에 주절주절이 심했네요.
이번엔 치료 마치고나면 먹는약 끊지 말고 끝까지 가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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