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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올 10월에 결혼하는데 고민이군요!

  • 26년 전

  • 1,845
0
최만식 wrote:
> 저는 광고회사에 다니는 33세의 총각입니다.
> 지난해 11월 결혼 정보회사를 통해 28세의 여성을 만났고, 현재까지 별탈 없이 사귀어 오고 있습니다.
> 그런데 저는 사실 3년전부터 탈모로 인해 가발을 착용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탄로날까봐 되도록이면 그녀와 있을때면 친구들과의 합석도 피해왔었는데...
>
> 그녀에게 모든걸 솔직히 얘기하고, 그녀의 선택을 기다려야 하는지...
> 아니면....
>
> 요새들어 많은 갈등에 잠도 못 이룬답니다. 저와 비슷한 경험을 하신분들의 경험담을 듣고 싶습니다.


저랑 참 상황이 비슷하시군요.
저도 지난 1월에 결혼정보회사를 통해 한 여성을 사귀고 있는데, 뭐 어떻게 될지는 저도 잘 모르겠구요.
몇번 헤어질까 마음도 먹고, 머리때문에 속상해서 자신감도 없고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헤어질 마음으로 지난 지난주 일요일 어렵게 고백을 했습니다.(참고로 저는 가발을 쓸 정도의 탈모는
아니지만 앞머리가 많이 빠지고 최근들어 많이 빠지고 있습니다. 아마 몇개월 후면 머리훤한 대머리가 곧
되겠죠).
뭐 장래를 약속한 각별한 사이도 아니고, 서로서로에게 마음문을 열지못해 만나긴 하지만 뭔가 거리감이
느껴지는 그런 사이였기때문에, 저의 이런 치명적인(?) 약점을 알게 된다면 쉽게 헤어지자고 그럴 줄
알았습니다. 힘겹게 몇번이나 망설이고 또 망설이다가 결국은 사실을 고백을 했습니다. 난 곧 율부리너
같은 대머리가 될 것 같다고.
그 당시 사실 그녀는 "너를 만나는게 너무 힘들다"는 저의 말에 눈물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저희 둘은 한강과 그위로 불빛이 바라다 보이는 여의도 고수부지 주차장의 낡은 차에 앉아
있었습니다 .저는 차마 그녀의 얼굴을 볼 수 없었고 앞만 바라보면 기어들어가는 작은 목소리로 나지막하게
나의 치부를 이야기 했고, 차안의 분위기는 암울 그자체였습니다.
저의 부끄러운 고백이 끝나자 너무나 충격적인 그녀의 반응이 되돌아 왔습니다. 그녀는 저의 말을
듣고는 "울다가 웃을뻔 했어요"라는 엉뚱한 대답을 했습니다.
그녀의 아버지도 대머리고 자기가 예전에 좋아했던 국어 선생님도 대머리였고, 지금 존경하는 원장님도
(그녀는 간호사는 아니지만 개인병원에 다닙니다.)대머리라고 했습니다. 제가 곧바로 대답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분들을 연세가 많으시잖아, 그러니까 문제가 없지만 난 지금 겨우 32세라구" 그러자 그녀는
병원 원장님의 경우는 30세에 가발을 쓰셨고, 가끔 MT같은데 가면 가발을 벗으시는데 대머리가
장난이 아니라고, 그리고 그분은 처음봤을때 부터 자신이 대머리라는 것을 밝히셨다고.
그래서 자기는 대머리에 대해 별로 큰 거부반응이 없다고 했습니다.
문제는 제가 대머리가 되는 것이 아니라 너무 자신이없고 남자답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만약 자기가 아니라 다른 여자를 만나더라도 대머리 가지고 문제 삼는 여자와는 결혼하지
말라고 충고까지 하더군요.
제가 그녀와 결혼을 할 수 있을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전 여전히 그녀를 만나는데 자신이없고
저의 이런 모습을 그녀는 좋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가지 저의 반려자가 될 사람이라면 저의 이런 부족한 면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님께서 그녀와 그저 즐기는 사이가 아니라 결혼할 사이라면 떳떳하게 밝히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평생을 숨길 자신이 있으시다면 모르지만요.
결혼한다고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니깐요. 오히려 더 문제가 커지고 복잡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입장을 바꾸고 생각해보면 알 수 있지요. 그리고 제 여자친구의 말처럼 님의 대머리
때문에 상대방에서 결혼을 못하겠다고 한다면 헤어지시는게 바람직하다고 여깁니다.
이번 사건을 통해서 대머리를 문제삼지 않는 여자들도 있구나-물론 소수겠지요-하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남들이 나를 의식하는 것보다 내가 지나치게 다른 사람들을 의식하는 게 하닌가
하는 생각도 아울러요.
전 전문적인 상담가가 아니기 때문에 저의 견해는 참고로 하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이 일은 님의
일생에 있어서 매우 중대한 일이기 때문에 신중하셨으면 하구요.
아무쪼록 지금 교제하시는 분과 행복한 결실을 맺으셨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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