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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글을 올려 죄송합니다만

  • 26년 전

  • 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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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하루중 가장 즐겁고 마음 편한 시간이라면 요즘은 대다모사이트에 들어와 여러분의 이야기를 듣고 또 제가 아는바를 이야기하는 시간입니다. 자칫 잘못 이야기하면 상업적이라는 이야기도 들을수 있고 휴가중에는 근처 피시방에라도 가서 게시판을 살펴야하는 귀찮음도 있지만 술한잔 먹고 꾸벅꾸벅 졸면서도 컴퓨터앞에 어김없이 앉는건 아마 이 일이 제가 가지고 있는 조그만 재주로 한분의 고민이라도 풀어줄수 있다는 보람때문일겁니다. 이 일을 돈을 받고 한다면 엄청 스트레스를 받을것 같기도 하고 오히려 여러분이 보내시는 감사의 메일 한통에 몸은 피곤해도 오히려 힘이 부쩍부쩍 나는것 같습니다. 의사들에겐 실제로 물질의 보수만큼이나 환자들에게서 받는 마음의 보수가 힘이 됩니다.

지금 대다모에서도 의사폐업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저 역시 폐업에 참여한 의사의 한 사람으로 제가 좋아하는 대다모여러분께 의사의 입장을 하소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대다모는 탈모로 고민하는 여러분의 사이트로 저 역시 탈모를 담당하는 의사로 조용히 있기를 바랬는데 의사폐업에 관한 글들이 올라와 이렇게 한 말씀드립니다.

의사폐업으로 인한 이 상황은 국민여러분께 무어라 변명할순 없지만 다만 정부나 언론이 이야기하는 의료수가나 약사와의 밥그릇싸움만이 의사가 주장하는 내용의 전부가 아닙니다. 이런 경제적 문제가 분명히 연관되지만 오히려 많은 의사들이 원하는 것은 아까 말씀드린 마음의 보수를 받으며 진료할수 있는 의료환경을 만들고 의료를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순리대로 소신대로 진료할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는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병원에서 느낀 분노들(병원종사자의 불친절, 의료보험하에서 배보다 배꼽이 더 붙는 비보험요소들, 속시원한 설명도 못 듣고 뭔가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느낌들) 이런 분노에 의사들의 책임이 큽니다만 의외로 잘못 수립된 의료정책의 영향이 크다는 것과 앞으로 실시될 엉터리 의약분업안은 이런 잘못돼가는 의료환경을 더욱 조장할 우려가 크다는 것입니다.

저의 이런 하소연이 여러분들에게 받아들여질지 모르지만 다만 이런 의견도 있다는 걸 한번 들어주시면 좋겠군요.

어제 토요일 울산에서 서울에서 열릴 의사집회에 참여하려다 버스출발장소에서 원천 봉쇄되어 비행기를 타고 올라가 전경들의 몽둥이를 피해가며 개구멍으로 연세대에 들어가 집회에 참석했습니다.
역시 이래저래 모인 의사들과 집회를 하며 내가 왜 환자곁을 떠나 몽둥이를 맞아가며 데모가를 부르고 있어야 하는지 눈물이 나더군요.

다시 한번 의사폐업으로 인한 이 사태에 대해 여러분께 사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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