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별일없으면 주말에 당구를 칩니다.
평소에도 치고 싶지만 직장동료들과 당구장엘 가믄 겜돌이 봐야 하거든여
따돌리고 안끼워줘요
그래서 주말마다 다맛수 맞는 친한 후배 한둘과 당구한판 치고 술먹곤 합니다.
저번주에도 갔었는데 당구장에서 먹는 짜장면과 차순이가 타주는 커피맛은 별미잖아여. 그래서 짜장면 한그릇 먹고 다방에다 커피를 시켰죠
일대일 쓰리쿳션을 치는데 (한판당 그넘은 45개 저는50개) 막상막하의 혈전이었죠 게임스코어 1대1이고 결승판이 무르익을 무렵이었습니다. 시간은 세시간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고 그무렵 이쁘장한 차순이가 커피를 가져왔어여
커피향을 맡으며 저와 친구는 박빙의 승부에 몰입하고 있었고 다이위는 긴장과 함께 당구알부딪히는 소리만 간간이 들릴뿐이었습니다.(승부의 세계는 냉정하고 최선을 다해주는 것이 진정한 예의란 것 아시죠)
그 순간 흐르는 정적을 깨고 차순이가 기필코 한마디 내뱉고 말았습니다.
"오빠 이연걸 닮았다 히히"
순간 찬스를 잡고 장타로 연결하려던 저는 손발이 어지러워지며 기본하꾸를 삑싸리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빌어먹을 !
-이연걸 닮았다- 아 물론 인기있는 배우 닮았다는데 싫을거야 없지요만
이연걸에도 종류가 있는것 아니겠습니까?
'황비홍'에 나온 이연걸이냐 '흑협'에 나온 이연걸이냐에 따라 의미는 180도 달라지지요 물론 탈모자가 아니라면 이해못할 부분입니다.
검은 양복을 입고 있어서 '흑협'을 생각했을 거라 위안해봤지만 황비홍의 반들한 이마가 자꾸 떠오르더군요
어쨌든 차순이는 가고 영악한 것이 묘한말을 하는 바람에 무너져 가던 제가 후배놈이 돛대를 남겨놨을때 다시한번 찬스를 잡고 11개짜리 장타를 쳤습니다.
이제 그넘은 돛대, 저는 쓰리대를 남겨놨습니다.
오히려 그녀석은 쫒기는 입장 저는 상승세라 게임이 저에게로 기울고 있었는데
이넘이 갑자기 안하던짓을 하는 겁니다. 그게 뭐냐면 제가 칠려고 허리를 굽힐때 옆에 바짝 붙어서 구경하는 겁니다.(이게 고도의 겐세인지 긴장되서 무의식중에 나온 행동인지는 나도잘 모름) 어쨌든 그넘의 시선이 바로 제 머리위에 있는 겁니다. 자꾸 신경이 쓰여서 손발이 다시 어지러워지더군요
저는 사무실에서도 제 정수리위로 누가 얼쩡거리면 지나갈때까지 일을 못해여
당군들 잘맞겠습니까 덕분에 두개를 남기고 보기좋게 깨지고 말았죠 흑흑
그날승부는 오로지 이 원망스러운 머리털때문에 결단나고 말았어여
아무것도 모르는 그넘은 명승부였다며 술사라고 추근거리고 약이오른 저는 장난을 가장 무성한 그놈의 머리털을 꽉 움켜줘서 십여개를 모근과 분리시키는 전과를 올렸지만 그놈은 신경도 안쓰더군요
아 ! 과연 머리털 걱정안하고 살날이 오긴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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