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저는 탈모 초기인입니다.
그런데, 정도의 차이를 떠나서 나에게 닥치지 않을 일이 어느새 다가왔다는 것이 무섭습니다.
매우 스스로를 제약하게 됩니다.
주변에서 괜찮다고 해도 내가 괜찮다고 생각되지 않으니, 예전 (내 머리카락 상태) 참 좋았었구나 생각하다 보면 비교가 되어 조용히 있고 싶게 됩니다.
그리고 요즘은 모발이식을 생각하고 있다 보니, 한두푼이 아닌지라 '뭐 어떠냐, 봄도 왔는데 밖으로 나가자!' 라는 생각도 '자제해야 하는데...' 라고 바뀌게 됩니다.
그리고 탈모가 아직 남의 이야기이신 분들, 남녀 노소를 떠나서, 가족도 참 무관심 합니다.
탈모가 있으신 분들도 일부의 경우에 무관심하니, 무슨 기대를 할까 싶습니다만...
탈모란 녀석은 현재 일종의 불치병입니다. 세련된 꼼수만 존재하죠.
눈이 많이 안좋은 것도 일종의 불치병입니다. 그리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하지만 세간의 인식이, 눈이 안좋다고 미/추를 가르는 결정타는 안됩니다.
저는 남자입니다만, 어설프게나마 미학도 존재하고, 맛있는 것을 먹고 기분이 좋듯이 내 눈에 보기 좋은 것이라면 더 힘이 나는 사람입니다. TPO를 가려야 한다고도 생각하지만, 나를 꾸미지도 않고 무리중의 하나로 섞이기만 하는 것은 마음에 안드는 사람입니다. 이런 내가 탈모라니. 많이들 생각하시겠지만 '내가 무슨 죄를 졌다고' 이 말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때가 있습니다.
탈모는 예전처럼 자신있게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심리적으로도 안정이 필요한 병입니다.
제 스스로 탈모입니다 라고 드러내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회사생활을 하면서, 이식을 위해 휴가를 쓰려고, 타당한 이유 없이는 휴가를 많이 쓸 수 없기 때문에(수술 후 휴식기간이 필요하니까), 밑밥을 깔기 위해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아닌데? 라는 대답은 양호한 편에 속합니다. 남자들이 다른 남자 탈모 시작되는 것에 관심 가져줄 것으로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그래? 라는 대답은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것도 안간힘을 써서 설명하면 상사를 설득할 수도 있겠죠.
뭐 어떠냐? 라는 대답도 듣습니다. 연애 하고 있냐? 해야하지 않겠냐? 장가도 가야지?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말합니다. 여자에게 비호감 1순위가 대머리라는 사실은 알고 있는 건지, 머리가 휑하신 분도 아무렇지 않게 말합니다.
그럼 밀어버릴 수 있나요? 그건 안된답니다. 그냥 옆머리 적당히 길러서 빗어 가리거나 내놓고 다니는 것이 답인 듯이요.
세상을 살면서 해가 지날 수록 보듬어 주는 사람, 이야기를 했을 때 진짜? 라고 답하는 사람 만나기 힘들어진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다시 한 번, 편할 대로만 생각하는 것이 사람이니 기대할 수 없다는 생각이 다시 듭니다.
의사의 소견서를 들고서라도 나의 상황을 설명해야 하는 것이 비참하지는 않습니다. 회사니까요.
정해진 연차, 계획해서 쓰는 것이 이렇게 골치아픈 것이라고 새삼 느낍니다.
나를 신기하듯 바라보는 것, 좋습니다. 아직 머리카락 멀쩡한 선배가 나를 놀리고 소문내도 괜찮습니다. 만약 머리만 잘 옮겨심어진다면요.
어딘가 아프고 다쳐서 치료가 필요할 때, 조치 해야합니다.
이것도 제 모근이 어딘가 가기 전에 조치 해야합니다. 안그러면 아픈게 번집니다.
탈모 그 자체든 힘들어하는 사람이든 곤란하게 하면 안된다는 생각, 있었으면 합니다.
가장 힘 내야하는 것은 자신이지만, 주변에서 곤란하게 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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