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1일부터 우리학교 체육대회가 일정에 잡혀 있어서 오늘 1교시에 각반 체육부장을 불러다가 대진표를 추첨했죠.
근데..
이럴수가..
2학년의 한 놈이 저한테 이러는 겁니다.
"선생님 머리 가발 같아요"
.
..
...
순간 등허리가 후끈 거리면서 얼굴이 확 달아올랐습니다.
다행히 다른 아이들은 별 관심이 없는 듯 보였습니다.
제가 그랬죠.
"뭐라고? 이 새끼 별 소릴 다 하네.."
제가 아이들한테 만만하게 보였다면 그놈은 아마도 제 머리를 잡아당겨 보았을 겁니다.
전 곧바로 화장실로 가서 거울을 봤습니다.
평소와 별반 다를게 없는데..
교직생활 2년만에 처음 듣는 소리였습니다.
한번은 멀리뛰기 시범을 보이느라 도움닫기를 해서 달려오는데 한 아이가 그러더군요.
"선생님 머리 설운도 같다~"
가발이라 빨리 달려도 올빽이 되질 않습니다.
아니, 일부러 올빽이 되지 않게 뜁니다.
그러니 앞머리는 옆으로 가는 수 밖에요..
아이들 눈에는 정말 설운도 머리처럼 보였을 겁니다.
그래도 가발이라는 소린 듣지 않았는데..
그놈이 가서
"***선생님 머리 꼭 가발같지 않냐?"
하고 떠들고 다니면 정말..
전 여길 떠나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지나갈 때마다 아이들이 수근덕 거리면..
상상만으로도 미치겠습니다.
얼마전에는 처갓집 식구들한테 걸리더니 요즘 왜 이러나 모르겠습니다.
더 각별히 신경을 써야 겠군요..
월요일 아침부터 정말 우울합니다...
참고로 가발 쓴 체육교사가 절대 시범 보이지 말아야 할 것:
축구에서의 헤딩
마루운동에서의 구르기
뜀틀에서 머리대고 구르기와 고개튀겨 돌기
너무 빨리 달리는 것
씨름에서의 뒤집기
높이뛰기 후 메트에 머리로 떨어지기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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