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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좀 넋두리입니다.

  • 24년 전

  • 1,738
0
안녕하십니까 얼마전에 이 사이트를 알게되어서 매일 들어와 글 읽고 들어가는 사람입니다. 그냥 글 좀 적고 싶어서요 ^^ 이런 얘기를 다른데 적을만한 데가 없네요
작년에 군 제대해서 지금 대2인 24살 남자입니다. 머리가 어릴때 부터 숱은 좀 적은 편이어서 고등학교 때부터 대머리 되겠다는 소리 한번씩 듣고 했었습니다. 그러다 군대가서 깍새들한테 머리 숱이 좀 많이 없다는 얘기들으면서 계속 자각하게 되더군요. 군인 머리가 짧아서인지 거울에 정수리 비쳐봐도 군대오기 전보다 좀 적다는 느낌이 오더군요. 뭐, 그래도 그냥 '그런가보다' 하는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올 여름에 알바를 아-주 열심히 해서 ^^ 디지카를 샀습니다. 사고 제일 처음 찍은데.. 머리였죠. 그때 확- 느꼈죠. 곧 대머리구나.. 거울로 봐서는 절대 모를 정수리부분의 심각한 인구감소현상이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 뒤져서 이 사이트 들어온거구요.
며칠동안 글들 샅샅이 뒤지면서 정보를 긁었습니다. 그래서 평소 아침마다 머리감을때 엄청 머리빠지는 거랑 세면대 가득히 떠있는 비듬이 탈모시에 병행되는 지루성 피부염이란걸 알고 병원에 가서 프로스카 처방받고 니조랄 사서 며칠에 한번씩 쓰고 있지요. 그리고 머리는 하루 두번씩 감슴니다. 훨씬 머리도 시원하고 머리 빠지는 양도 확실히 줄더군요. 8월 말부터였는데 한달 반쯤 지났네요. 일주일에 한번꼴로 사진을 찍어서 보관하는데 탈모가 더 진행되었다던가 회복되고 있다는 느낌은 없습니다. 그냥 비슷비슷하군요. 뭐, 더 이상 안 빠지게 막는게 어딥니까만...
머리빠지는 걸 보니 생활에 변화도 꽤 생기더군요. 이래뵈도 좀 동안이라 생각했는데 대머리 동안이라는게 끔찍하기도 하고, 만화 같은걸 좋아하고 그림도 가끔씩 긁적대는데 이젠 좀 자제하게 되더군요. 정수리 속이 비어서 그러고 있는 모습이 좀 민망스러워서요. 자괴감이 느는것 같습니다. 그만큼 공부에 더 관심을 쏟는군요. 일단 다른 사람들에서 좀 밀리고 들어가는 거니 취직할려면 능력이라도 더 있어야죠.. 요즘은 그냥 평일에는 도서관에서 살다시피 합니다. 주말엔 차비,식비 벌이로 아르바이트를 하지만요.
술은 그전에는 사람들 만나고 동아리 가서 선후배들 보고 했는데 탈모에 나쁘다는 얘기도 듣고 점점 대인관계가 기피되기도 해서 한달에 한두번 먹을까 입니다. 담배는 처음부터 안했고 녹차를 일부러 많이 마시는군요. 어머니께 부탁해서 아침마다 검은 콩 갈아넣은 미숫가루 마십니다. 운동도 하면 좋을텐데 꾸준히 하기 힘들더군요. 운동은 그냥 포기했습니다.
여자친구는 있습니다. 군대가기 전부터 사귀던 학교동기인데 뭐, 저한테는 과분한 예쁜 아가씨입니다 ^^ 다행히도 머리빠지는데 그리 심각한 반응을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냥 어쩌다 한번씩 엄지손가락 치켜들고 '키작고 머리빠지고 배나오고'하는 식으로 놀리죠 ( 아직 배는 안 나왔습니다만 ^^ ) 얘를 잡아다 결혼까지 가야 할텐데 군대 때문에 2년 간격이 생겨서.. 취직하러 서울 갈 모양인데.. 쩝.. 좀 불안하군요
추석이라 고종사촌네서 놀러왔습니다. 저희집안도 가계가 대대로 대머리 집안이고-_- 고모부께서도 거의 20년 전부터 대머리이신지라 그 집안의 대머리 유전자는 꽤 강력합니다. 지금 나이 30인 사촌형은 이마부터 정수리까지 만주벌판이고 28인 사촌 누님도 요즘 머리 빠진다고 길던 머리를 짧게 자르셨더군요. ( 남자라면 대머리라도 어떻게든 되겠지만 사촌 누님이 머리숱이 적어진다는 얘길 들으니 무척 가슴이 아프더군요 ) 그리고 동갑내기인 사촌녀석도 1,2년 못본새에 머리 숱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서로 머리보며 한숨 쉬었죠. 녀석은 그래도 숱이 적은 거고 전 정수리가 훤해질려는 기미가 보이는 터라 제가 훨씬 심한편입니다만..
이 녀석도 한의대 다니는 명색이 의학도인데 머리 빠지는데는 한방쪽은 별 뾰족한 수가 없는 모양이더군요. 그래도 무슨 샴푸를 쓰고부터는 머리빠지는게 확실히 줄었다고 하길래 반가운 마음에 좀 갖다 달라고 했는데 ( 고모부네랑 차로는 2,30분 거리입니다 ) 다음날 가져온 걸 보니 크레쎄더군요. 게시판에서 혹평이 지배적이었는데 효과가 있다니.. 심리적인 효과인지 체질이 우연히 맞은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냥 쓴 웃음만 지었습니다. 저희 형이랑 사촌네 형제 세명이랑 20대 젊은 사람 5명이서 머리카락 얘기 하고 있자니 상황이 이렇게 웃길 수가 없더군요. 혈통이란 참...
추석연휴가 끝나면 병원 가서 다시 프로스카 처방전 받고 약국에 들러서 타메드나 사서 써볼 생각입니다. 이제 곧 겨울이군요. 예전 같으면 연말의 술자리나 애인과 같이 돌아다닐 걸 생각했을텐데 이젠 찬 공기가 머리에 나쁘지나 않을지 하는 생각만 드는군요. 에구..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푸념이 길었군요^^ 발모특효약이 빨리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제 최근 머리 사진 올립니다. 한마디씩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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