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처방으로부터 한 달, 오늘 약을 다시 처방받으러 서울 강남 맥XX 피부과 다녀왔습니다.
원장선생님께 궁금한 거 두 가지를 물어봤습니다.
1. 투약 후부터 설사가 계속 나오는데, 약이랑 관계 있을까?
그럴리가 없다고 합니다. 자기가 우리나라에서 탈모약을 가장 많이 처방하는 사람인데 성 기능 부작용 오는 분들은 봤어도 한 번도 피나 때문에 설사한다는 사람은 못 봤답니다. 만약에 약이 문제인 것 같으면 시험삼아 3~4일 끊어 보고 설사가 멎는지 확인해 보라시는군요. 일단 시험기간이 끝나서 스트레스 요소가 줄었으니 과민성인지 확인하기 위해 시간을 좀 들여야겠습니다.
2. 내가 M자가 많이 올라가면서 연모화가 되긴 했지만 옆/뒷머리도 빛을 비추면 갈색 빛이 돌 정도로 가늘고 색이 연하다. 이것도 탈모의 영향일까?
이것도 그렇지 않답니다. 옆/뒷머리는 빠지면 빠졌지 유전탈모 증상으로 연모화가 되지는 않는다는군요. 타고난 머리가 가는 것 뿐이랍니다. 하 저주받은 머리카락 서럽네...
그리고는 프페 제네릭을 한 번에 6개월 처방 받았습니다. 어차피 발모제가 아니라 유지하는 거니까 자주 올 필요 없다면서 말씀도 안 드렸는데 길게 써 주시더군요.
모든 비용을 엄카로 결제해야 하는 가난한 대학생인지라 집에 와서 당연히 결제 문자를 받으신 어머니께서 또 한 소리 하셨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이마 좀 넓다고 호들갑 떠는 것처럼 이상한 놈 취급 하시더니 오늘은 이마 한 번 들춰 보시더니 탈모 자체를 부인할 수는 없는지 '네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빠지는 거다. 너희 누나도 시험공부할 때 엄청 빠졌다더라. 너 고등학생 때 공부 스트레스 받으면 발모벽 있었으니 그게 원인일거다' 하시면서 제 탓 아니면 스트레스 탓 하시면서 유전탈모의 가능성을 절대 부인하시더군요.
계속 혼자 신경쓰이는 걸 최대한 숨기고 있었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제 탓을 하니까 너무 화가 나서 오늘은 참지 않고 '이해 못 할 줄 알았다. 내가 스트레스를 쉽게 받긴 하지만 M자로 이렇게 파인 건 유전 탈모이지 발모벽을 언급하나. 맨날 왼쪽 머리 뽑았는데 오른쪽이 더 올라간 건 어떻게 설명할 거냐. 이마가 파여 올라가는 건 다 유전 탈모인데 내가 그럼 정수리도 뜯고 윗머리도 뜯고 다니는 줄 아시나. 내가 유전 탈모라고 부모님 원망하는 말 한 적 있나'라고 뱉어 버렸습니다. 당장 내일 조별과제 모임도 준비해야 하는데 참담하군요.
예전부터 그래 왔으니까 어차피 말이 안 통할 거란 걸 알고 있는데, 너무 서럽습니다... 왜 하필 일가 친척들 중에 유일한 탈모인이 저인지, 내가 이렇게 되고 싶어서 된 것도 아닌데.... 하루에도 몇 번씩 봄바람 조심하고 이마 덮으려고 마음고생하는데 알아주지는 못할 망정..... 기분 뭐같은데 술도 못 먹는 체질이라 이런 글 올리는 것 밖에 마음 달랠 길이 없습니다, 부정적인 글 올려서 죄송합니다. 어딘가에 털어냈으니 다시 힘내러 가야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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