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글에 가발에 만족한다는 뉘앙스가 비쳤나요?
만족하는 편이죠.
처음부터 발모제는 생각도 안했어요.
이식수술도요..
확실한 해법이 나올때 까진 가발의 성능(?)을 믿기로 했죠.
하지만 가발은 가발입니다.
언젠가 얘기했지만 제가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이 제 가발입니다.
반면에 제가 이 세상에서 가장 혐오하는 것도 제 가발입니다.
침실 스탠드 위에 턱 하니 놓여있는 걸 보면 정말 흉찍하다니까요..
가발 착용하는 모습은 더욱 흉하답니다.
왠만하면 와이프한테도 보여주기 싫은 모습이랍니다.
와이프는 뭐 어떠냐고 하지만..
서론이 길었군요.
일단 가발을 사용하시려면 부지런해야 합니다.
그리고 미적인 센스도 있으면 금상첨화입니다.
부지런해야 하는 이유는..
전날 밤 회식자리에서 진탕 퍼마시고 다음날 늦게 일어났다고 합시다.
다른 사람들은 그냥 옷만 입고 나가겠지요?
그러나 전 일어나서 씻고 머리감고 가발을 착용해야 하지요.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겠지만 그게 쉬운 일은 아니죠.
그것도 매일 아침..
물론 숙달이 되면 착용하느데 1,2분이면 되지만 그만큼 심적으로 항상 부지런해야한다는 얘기지요.
미적 센스라는 것은..
제가 머리하러 가면 스타일리스트가 그럽니다.
센스가 있는 분 같다고..
센스 없는 분들은 자기네들도 힘들데요.
열심히 스타일 내서 자연스럽게 해 주면 다음에 올땐 누가봐도 가발이란걸 알게끔 해서 온대요.
그런 분들은 자기회사 제품에 역효과를 줄 수도 있다는 거죠.
누가봐도 가발이란걸 알고 사람들이 어디서 했냐고 물으면 회사 이미지가 안좋아지겠죠.
사람들이 봐서 모를 정도로 관리를 하려면 세심한 주의도 필요하겠지만 센스도 필요합니다.
물론 그것도 시일이 지나면 노하우가 생기지만 대부분의 아저씨들의 가발이 금방 티가 나는건 그런 센스가 없이 그냥 덮어 쓰기만 했기 때문이지요.
사실 여러모로 귀찮고 신경이 많이 쓰입니다.
그러나 적응이 되면 제가 가발을 썼다는 사실을 잊을 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세상이 다르게 보입니다.
자신감은 말할 것도 없구요..
결혼전에 채팅해서 벙개를 종종 했습니다.
나가서 여자를 보고 마음에 안들면 미련없이 뒤돌아 오지요.
가발이 없었다면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대인관계도 그렇고 누구를 만나더라도 주눅들 필요가 없어서 좋습니다.
가장 중요한걸 말 안했군요.
탈부착식과 부착식이 있는거 아시죠?
전 탈부착식으로 했지요.
집에가면 떼어내는..
운동장에서 뛰고 땀흘리는데 집에가서도 가발을 한 상태로 잔다면..
처음에 위빙(특수실로 가발망과 머리카락을 묶는)방식으로 했는데 미칠 지경이더군요.
근지럽고 답답하고..
일주일도 안되서 탈부착식으로 바꿨습니다.
집에가면 벗고 머리도 시원하게 감고..
회사는 하이모입니다.
다른 곳은 안가봐서 잘 모르지만 만족하는 편입니다.
직원들도 꽤 친절하고..
가발에 대한 지나친 기대는 안하는게 좋습니다.
광고에 보면 가발하고 수영도 하고 그러는데..
물론 할려면 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억지입니다.
전에 가발하고 사우나 가서 답답해 죽는줄 알았습니다.
게다가 어떤 사람은 가발하고 스키장 갔다가 상급자코스에서 신나게 내려오는데 맞바람이 하도 강해서 가발이 휙~ 날아갔는데 결국 못찾았대요.
또다른 사람은 조기축구에 나가서 멋지게 헤딩을 하다가 가발망이 찢어진 경우도 있구요. (이런 경우는 회사에서 다시 해줬답니다)
웃지못할 얘기죠.
그러나 가발을 하고나서는 머리가 덜 빠지는 기분입니다.
심리적인 문제이지요.
가발을 하게되면 자연히 가발을 한 모습만 보게되니 머리 빠지는 것에 대한 신경을 거의 안쓰게 되지요.
생각해 보세요.
길가다 자동차 유리에 비친 모습도, 쇼윈도우에 비친 모습도 숱많은 모습이니..
흐뭇하지요..
그러니 자연히 머리때문에 스트레스를 덜 받게 되고 최소한 탈모의 스트레스로 인해서 빠지지는 않는것 같아요.
그러나 사람에 따라 다릅니다.
가발, 죽어도 못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수업 들어가야 할 시간입니다.
궁금한거 있으면 또 물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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