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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토론] 10년차 탈모인이 본 탈모약과 기억력(브레인포그) 관계

  • 9년 전

  • 4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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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눈팅만 하는 회원입니다. 얼마전 들어오니 기억력(브레인포그)에 관한 글들이 많이 눈에 띄더군요. 제 경험에 비추어 많은 생각을 하게끔 만들었습니다. 저또한 기억력 문제로 꽤 오랜 시간 동안 걱정과 고민을 반복하였으니깐요.

잠시 가볍게 제 소개를 드리면, 40대 중반, 탈모약 복용 10년, 국내 10대 대기업에서 근무중입니다.
영업 조직은 아닌데 숫자를 꽤 많이 다루는 부서에서 근무합니다. 외국인들과 같이 일하고 접촉할 기회가 높습니다. 즉 숫자가 많이 들어가는 보고서를 다루고, 영어 이메일이나 커뮤니케이션(대면/컨콜)이 잦습니다.

어쩌면 불필요할 수 있는 업무 환경을 말씀드리는 이유는, 여기 포럼에서 기억력 손상이 있냐 없냐를 얘기하는데, 기억력을 발휘할수 있는 業 환경(근무, 학업 등)이 어떠냐에 따라서 개인이 느끼는 기억력 손상에 대한 판단도 매우 다를 것이라는 가정에서입니다. 왜냐하면 이 부분은 개인차가 있고 매우 상대적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10년간 약 복용을 하면서 비슷한 연령대, 직책에서 제 기억력을 비교해볼 수 있는 환경이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네요.

저는 초기에 프로페시아로 시작하여, 최근까지 프페 계열 카피약(헤어그로)을 복용하였습니다.
초기 M자 탈모로 시작하여 10년동안 복용하면서 다행히 더이상의 탈모는 진행하지 않았고, 약간의 피로감외에 큰 부작용을 느낀 바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최근 10년간 늘 두려움에 시달렸던 거는 기억력 손실이었습니다. 최근까지도 탈모약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도 못했습니다. 단지 기억이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었는데, 전 사실 이를 크게 2가지 정도로 생각했었습니다. 즉 노화(Aging effect) 아니면, 당시 가볍게 마셨던 술(Alcohol effect) 정도, 사실 이외의 이유는 상상할 수도 없었죠.

약 복용하던 해에 처음으로 연예인 이름을 못 떠올렸던 일이 발생했습니다. 그냥 이름이 안 떠오르는게 아니라, 머리가 멍 해지는 느낌이었는데, 제가 이때를 Aging에 따른 첫 기억력 손실로 기억하고 있는 이유는 그때가 브라질 출장 중 당시 동료와 대화 중에 겪었던 일이라, 상황이 특별하여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 이후로 사람 이름이 잘 기억안나는 일이 종종 발생하기 시작하였고, 사실 지금은 연예인 이름을 바로 바로 튀어나오기보다, 입안에서 머뭇거리는 경우가 많을 정도로 최소한 이름 관련하여서는 기억력이 심각한 편입니다.

약 복용 후 약 5년 정도 즈음에 한글 문법이 헷갈려지기 시작했습니다. 꽤/꾀, 돼지/되지 등 흔히 헷갈리기 쉬운 건데, 이상하게 이전에는 잘 쓰다가 어느 순간 헷갈려져서 인터넷을 뒤적여서 확인하고 외우고 다녀야 할 정도가 됐습니다.

이 즈음, 증세가 심각하다 생각해서 병원엘 갔습니다. MRI 도 찍고, 예상치 못했던 치매 검사도 의사 제안에 따라서 받았습니다. 결론은 치매는 아니었지만 단기 기억하는 단어의 수량에서는 동연령대에서 약간 뒤처지는 결과가 나왔는데, 의사 말로는 문제 없다.. 해서 그냥 내 증상은 보통이다..라고하여 맘 편하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최근에는 기억력 외에 빠른 사고 쪽에서 걱정이 시작되었습니다. 어느 순간 회의를 하다 보면 옆 사람들은 들으면서 바로 생각을 정리하고 말이 나가는데, 저는 듣고, 생각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이 종종 발생합니다. 영어로 들으면 좀 더 시간이 걸립니다. 좀 다르게 표현하면 CPU가 읽고 출력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서 노후화된 컴퓨터를 머리에 지고 일을 한다는 생각이 가득합니다. 이러다 보니, 받아쳐야 하는 토론이나, 논리적 사고가 요구되는 회의에서는 늘 뒤처지기 일쑤입니다.

사실 노화에 따른 현상이 아니냐? 라고 반문하실수도 있겠습니다. 노화가 영향이 없지는 않을 겁니다. 다만 같은 환경에서 비슷한 업무를 하는 사람들과 10년치의 기록을 가지고 살다보니, 최소한 기억력에서는 제가 동기간 사람 대비 많이 낙후되어 가고 있음을 적어도 느낍니다. 아마 제가 숫자를 많이 다루거나, 논리적 토론이나 회의가 잦은 곳이 아닌, 몸을 쓰는 직종이었다면 그냥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정리하면 프로페시아 계열 약 복용 후 1년차부터 이름이 생각나지 않은 경험, 5년차부터 문법 헷갈림, 약 8년차부터는 커뮤니케이션에서의 사고가 느려짐을 경험하였습니다. 시점은 정확하지 않을수도 있고 중요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중요한 거는 빠르게 기억력, 사고력 등 지적 능력에서 감퇴 현상을 경험하고 있다는 점이고, 이 부분이 단순히 노화 때문은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일 겁니다.

약 2주전부터는 10년간 복용한 약을 중단 중입니다. 일단은 제 자신을 실험삼아 약 중단과 기억력과의 상관관계를 좀 더 들여다볼 기회를 가졌으면 하고요. 뭔가 발견되면 회원님들과도 의견을 공유코자 합니다.

만약 기억력과 탈모약과의 관계가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면, 제가 5년전 받았던 검사(단기기억력 관련) 등이 의학업계 등에서도 유의미한 표본 집단 대상으로 주기적인 관찰이 이루어져서 속시원한 해명이 있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회원님들도 꾸준히 의견을 공유하는게 어떨까 싶습니다.

향후 탈모약 중단에 따른 기억력 변화 내용 계속 공유하겠습니다.
모두들 득모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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