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의 음악가들, 특히 바로크 시대의 음악가들(바하나 헨델, 비발디 등)은 거의 다 가발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당시엔 사진이 없었으니 초상화로 밖에는 확인할 수 없지만 거의 모든 음악가들이 풍성한 숱의 가발을 하고 있지요.
대머리였던 바하는 화가 나면 가발을 집어 던졌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아마도 그 당시의 가발은 패션의 중요한 부분이었나 봅니다.
실제로 아마데우스라는 영화를 보면 모짜르트가 궁전에 들어가기 전에 어떤 가발을 쓸까 하고 고민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저희 부모님 세대에도 가발은 패션이었나 봅니다.
어렸을때 저희 엄마의 장농에는 가발이 있었지요.
아빠가 아닌 엄마가 가발을 쓴다는게 이상하게 생각되었으나 헤어스타일을 바꾸고 싶을때 쓰셨다고 하더군요.
작년인가 친구들하고 친구의 여자친구들하고 스키장을 갔었는데 한놈이 저한테 사우나를 가자고 하더군요.
몸이 찌뿌둥하던 차에 잘됐다 생각을 하고 같이 사우나를 갔는데 저는 그냥 가발을 한 채로 갔습니다.
때문에 머리는 감을 수 없었고 탕에 들어가서도 머리를 담글 수가 없었죠.
친구가 그러더군요.
빼고 오지 그랬냐구..
제가 가발을 한게 모자쓴것과 별반 다를게 있냐고 하더군요.
모자 벋고 사우나 들어오듯이 가발 벗고 들어오면 될 것을 뭘 그렇게 불편하게 사느냐고 하는 친구의 말이 왠지 고맙게도 느껴졌습니다.
며칠전 퇴근하고 집에 들어온 와이프가 하는 말이, 전철에서 가발을 하고 있는 할아버지를 보았다는 것이었습니다.
와이프는 이제 지나가다 가발을 한 사람은 거의 다 알아볼 정도가 되었습니다.
할아버지가 가발을 한게 뭐가 어때서 그러느냐고 했죠.
그랬더니 연세도 많으신 분이 누구한테 잘보이겠다고 하는지 이해가 안된다는 것입니다.
제가 그랬죠.
모자보단 났잖아..
최소한 모자보단 났지 않습니까?
모자는 실내에서 쓰고 있기가 좀 뭐하니..
그리고 가발은 누구한테 잘 보이기 위해서 보다는 자기 만족이 더 크지 않나 싶습니다.
그 할아버지도 마찬가지 이겠지요..
저역시 남한테 잘 보이기 위해서 가발을 썼다면 결혼한 후에는 벗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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