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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ck탈모]

3년 만에 피나스테리드를 끊었습니다.

  • 8년 전

  • 2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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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제대로 쓰자면 이야기가 너무 길어서 가능한한 요약해서 쓰겠습니다.
수험생활 스트레스, 유전 요인(아버지가 완전 대머리는 아니지만 정수리, 앞 쪽 머리숱이 별로 없어서 두피가 다 보이심)으로
탈모가 올 것으로 예상되어 3년 전부터 자료조사를 하고, 안전하다는 피나스테리드를 시작했습니다.

약을 복용한 후 3~6개월이 지나자 머리숱이 비약적으로 늘어났고 삶에도 큰 변화가 왔습니다.
+요인 : 자신감, 자유로운 헤어스타일, 두피의 가려운 느낌(+홍반증)이 없어짐 등등..
-요인 : 스트레스 관리능력 저하(짜증이 늘어남), 글을 오래 못읽음, 성욕 저하, 발기력 저하 등등..

-요인들은 약 복용 전에 알고는 있었습니다. 복용 환자들 일부에게 나타난다는 글을 보았습니다. 당시에만 해도 머리 빠지는게
심각한 문제라서 머리만 풍성해진다면 그 정도쯤이야 감내한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약을 복용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갈수록 심해졌습니다. 정상적으로 업무를 보기 힘든 상태가 이어졌고, 피로감이 너무 심해서 잠도 일찍 자야했습니다. 잠을 자도 아침에 일어나면 밤새 두들겨 맞은 느낌이라 하루하루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다시 온라인에서 자료를 찾아보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피나스테리드로 인한 부작용을 극히 소수에게 일어나는 안타까운 부작용이고, 대부분은 심인성으로 의사들이 안내하고 있고 사람들도 대체로 그런 견해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또한 약을 끊으면 곧바로 원상복귀 된다고 하고요. 하지만 구글링으로 찾은 외국의 자료를 살펴보면 피나스테리드를 상당히 위험한 약으로 보는 견해가 절반 이상이었습니다.(물론 부작용으로 고생하는 분들이 주로 글을 올리시긴 하겠죠) 심지어 약으로 인한 손상이 원상복구가 안되는 경우가 있다고도 했습니다(PFS : 포스트 피나스테리드 신드롬). 그러나 풍성한 머리를 포기하기에는 아직 덜 당한 상태였기 때문에 더 자료를 찾아보았고, 일본에서는 0.25mg 의 피나스테리드를 팔고 있다는 글을 보았습니다. 데이터를 보니 1mg 을 먹는 경우와 약효에서 별 차이가 없다는 글이었습니다. "맞아..난 동양인이잖아.." 곧바로 약을 4등분하고 먹기 시작했습니다. 0.25mg을 잘 때 먹고 자면 다음날 머리가 띵한 느낌이 그래도 덜했습니다. 그래도 과중한 업무를 하기에는 많이 버거웠습니다. 그래서 이때부터 여러가지 영양제를 시도했습니다. 종합비타민, B 컴플렉스, L-카니틴, 비오틴, 루테인 등등의 영양제를 먹으면서 몸상태가 나아지기 시작했고, 떨어진 인지능력을 보조하기 위한 약도 찾아 먹어보았습니다.(멕테인,ALC 등) 그래 이렇게 버티면 되겠다. 그러다가 4등분 하던 약을 8등분해서 먹기 시작한게 지난 반년이었습니다. 머리숱은 여전히 풍성했습니다. 그러다가......

건강검진을 하였는데, 고혈압, 고지혈, 높은 ldl 콜레스트레롤 수치... 병원에서는 당장 약을 먹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술, 담배 하지 않고, 운동도 꾸준히 하는데.. 어떻게 이렇게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치가 나오는가.. 아무리 생각해도 원인은
탈모약 밖에 없었습니다. 또 다시 자료조사.. dht의 기전, 심혈관계 질환과의 관계가 파악되면서 확신했습니다.

아.. 이러다 정말 죽겠구나.

더더욱 심한 것은 제 리비도 저하였습니다. hair loss 포럼에 누군가 글을 올려놓았더군요. 피나스테리드를 먹으면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삶을 느낄 수 없다. 더이상 보통 사람이 느끼는 방식으로 삶을 느낄 수 없다. 이런 글..
의욕저하는 제가 보는 업무에 큰 지장을 미쳤습니다. 그보다 더 심한 것은 제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더 이상 이전과 같은 감정을 못 느끼게 만드는 것이었죠. 관계를 하고 싶지도 않고, 발기도 되지 않고요. 그 과정에서 여러 핑계를 만들어냈습니다. 상대의 성적 매력이 문제라든가..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라든가.. 민감한 탓에 나타나는 심인성 문제라든가..

8등분한 피나스테리드와 이를 보완하기 위한 쏘팔메토-피지움을 복용하고 있었습니다. 여행 중에 3일간 전혀 발기가 되지 않는 경험을 하고, 심한 우울에 빠져들었습니다. 그리고 결단했습니다.

약을 끊었습니다.

끊은지 3일 뒤 성기의 감각이 서서히 돌아왔습니다.(더 민감해짐) 5일 뒤 아침마다 텐트를 치기 시작했습니다. (morning wood 라고 하죠..) 끊은지 보름이 지나자 사정량이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여자친구에게 느끼는 감정의 크기가 되돌아왔습니다.
이렇게 소중한 사람을 약으로 보낼뻔 했구나.. '성'이라는 것은 생각보다 심오한 문제입니다. 있을 때는 모릅니다. 하지만 없어지면 압니다. 삶의 의미 자체를 좌지우지 할 수 있다는 것을요.

오랫동안 집중해서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소소한 내용들을 더 잘 기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집에 인지보조제가 쌓여있는데 지금은 저걸 먹어야 할 이유를 찾을 수 없습니다. (dht 는 신체에서 여러가지 기능을 수행합니다. dht 농도가 떨어지면 뇌의 해마도 수축된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사실 약을 끊으면서 한동안 두려움에 떨었습니다. 머리 빠지는건 받아들이기로 해서 별 문제가 안되었습니다. 그보다는 그동안 겪은 부작용이 사라지지 않으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이었습니다. 외국에서는 실제로 약을 끊고 부작용이 3년 이상 지속된 사례도 있고요. 관련한 논문도 많습니다. 2000년 초반부터 그런 논문이 서서히 나오기 시작했는데 그때는 머리를 위해서는 다 감수하겠다는 마음에 무시했었죠.

얼마전 미국식약청에서 탈모약이 우울증, 자살충동을 유발할 수 있다고 발표한 내용 다들 아실 겁니다. 5년 전에는 극히 일부에서만 나타나는 부작용이고, 심인성이라고 치부했던 내용들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시간문제입니다. 앞으로 브레인 포그현상, 발기부전 전부다 인정할 것입니다. 고지혈도 그렇고요.

원인은 정확히 모르겠으나, 우리나라 커뮤니티에서만 유독 탈모약을 너무 쉽게 권하고 있습니다. 레딧이나 다른 서양의 관련 쓰레드를 보시면 분위기가 전혀 다릅니다. 당장 유투브 영상에서 검색만 해보셔도 쏟아집니다. 피나스테리드를 독이라고 표현합니다.

물론 사람마다 dht가 기능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부작용의 정도를 다르게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피나스테리드로 인한 부작용은 서서히 나타나고, 달리 말하면 서서히 몸을 망가뜨리기 때문에 부작용으로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와 비슷한 증상을 경험하셨던 분들께서 참고하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글을 올렸습니다. 저에게는 심인성이 아니었습니다.

요즘에는 아침저녁으로 미녹시딜을 바르며 머리가 유지되길 기도하며 자고 있습니다. 유지되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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