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때문에 인생 끝난 것처럼 죽고 싶어 하던 때가 벌써 엊그제 같은데 약을 먹기 시작한 지 6개월차로 접어드니까 아무런 생각이 없어지네요. 대다모 큰형님들은 뭐 10년도 20년도 탈모로 고민해 왔으니 코웃음을 치겠습니다마는 6개월 동안 호전될거라는 일말의 희망을 갖고 약을 먹기 시작했다가, 온갖 신체상황을 부작용에도 연결시켜 보기도 하고, 전혀 멈추지 않는 탈모에 절망하고, 이제는 이 모습을 인정하고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조금씩 들고 있네요.
물론 탈모가 나아진 건 아니기 때문에(오히려 연모화는 계속 진행중입니다.. 1년 채우면 아보다트로 옮겨 봐야죠) 스트레스를 아예 안 받는다고 하면 거짓말일 겁니다. 20대 중반의 탈모 환자가 어떻게 두 다리 쭉 뻗고 살겠습니까... 요즘도 머리 감으면서 휑하게 드러나는 두피를 보면서 한숨도 쉬고, 저녁쯤 되어서 숨이 푹 죽은 머리를 거울로 들여다 보면서 모자 가져올걸 하는 생각도 하고..
그래도 이제는 그냥 운명을 받아들이고 살게 되는 것 같습니다. 결혼이야 뭐 운이 좋으면 하겠지, 취업이야 뭐 가발 쓰면 되겠지.... 가장 좋은 약은 '이게 내 모습이다' 라고 받아들이는 부분이 아닐까 하네요. 머리 빠진다고 죽지는 않으니까요. 조상님들이 수백년 동안 강조해 왔던, '순리대로 사는 법'을 조금 이른 나이에 배우게 되었다고 생각해야겠네요.
그냥 요즘 희한하게 현자타임이 와서 써 본 글입니다. 대다모의 모두들 힘내시고, 득모하시길 빕니다.
☞ 본 게시판에서 모발이식 수술 후기는 신고 바랍니다. (삭제 및 탈퇴)
댓글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