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4&oid=023&aid=0003299852
새로운 폐암 치료제를 복용하던 암 환자들의 머리카락이 검게 변하는 이변(異變)이 일어났다. 머리가 짙어진 이런 환자들은 다른 환자 집단보다, 치료 효과도 높았다.
항암제를 복용한 후 머리색이 변한 남성. 의학 전문지 ‘미국의학협회 피부과학저널’에 실린 사진/AP 통신
21일 AP통신에 따르면, 바르셀로나 자치대학 피부과의 노엘리아 리베라 교수는 모두 52명의 폐암 환자들에게 키트루다(Keytruda)·옵디보(Opdivo)·테센트리크(Tecentriq) 등 비교적 최근에 개발된 3종의 치료약물의 부작용을 추적했다. 흔히 암환자들이 받는 화학 약물치료는 ‘탈모(脫毛)’ 부작용을 동반한다.
그런데, 리베라 교수의 추적 관찰에서 놀랍게도 52명 중 70대 환자를 포함한 14명에게서 뜻밖의 부작용이 발생했다. 13명의 머리카락이 어두운 갈색이나 검은색으로 변했고, 다른 한 명도 군데군데 어둡게 변한 것이다. 나머지 38명의 환자의 머리카락엔 변화가 없었다.
또 머리카락이 짙게 변한 14명의 환자 중에선 한 명만 제외하고, 이 약물의 치료 효과도 나머지 38명에 비해 훨씬 두드러졌다고. 연구진은 “머리카락색이 짙게 변한 증상이, 이 약을 투여한 환자에게는 치료 효과가 있다는 걸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가 됐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52명의 폐암 환자에게 면역항암제 키트루다(Keytruda), 옵디보(Opdivo), 테센트리크(Tecentriq) 약물의 부작용이 있는지 추적했다 /AP 통신
‘미국의학협회 피부과학저널’의 편집인인 준 로빈슨 노스웨스턴대 피부과 교수는 “전혀 예상치 못한 놀라운 결과”라면서도 “흰머리 치료의 새로운 방법이라고 예단하긴 이르다”고 7월초 이 저널에 의견을 밝혔다.
노엘리아 교수 역시 “이 폐암 치료제는 건강한 사람의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위험한 부작용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것이 검은 머리를 나게 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확인되면, 흰머리를 치료할 수 있는 신약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약업계는 이전에도 약물의 ‘의도치 않은’ 부작용을 상품화한 적이 있다. 현재 남성 탈모 치료제로 유명한 프로페시아(Propecia)는 원래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로 개발됐고, 속눈썹 발모제 라티쎄(Latisse)와 주름 제거용 보톡스 주사는 애초 안압 치료와 눈가 근육 경련 치료가 각각 목적이었다.
한편, 2013년 독일 트리아스 병원에서도 91세의 흑색종 환자가 스페인 리베라 교수팀이 실험한 것과 같은 신약 3종을 복용한 뒤 은빛 머리카락이 붉은색이나 검은색으로 변했다고, 의학전문지 ‘랜싯’에 발표한 바 있다.
[안수진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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