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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님 홧팅~! 간만에 잼난글 읽네여 계속 연제해주세영 ^_____________^

  • 24년 전

  • 1,080
0

>-------백조-------------
>
>음....잼 엄써도 좀 무서운 척 이라도 할 걸 그랬나..
>금새 풀이 죽은 것 같다.
>
>담부턴 황당한 얘기라도 호응 좀 해 줘야 겠다.
>
>놈이 커피 한 잔...? 하더니
>금새 "아니, 포켓볼 한 판 어때요?" 하고 물었다.
>
>포켓볼 좋다.
>직장 다닐 때 남자 사원들 한테 좀 배웠다.
>
>이 인간들이 꼭 2차 술내기로 당구를 치러 가는 바람에
>매번 점수만 계산 해 주기 싫어서 홧김에 배웠다.
>
>근데 이 늑대들이 꼭 손가락 마디마디를 잡아가며
>가르치려 드는 바람에 고생깨나 해 가며 배웠다.
>
>암튼 이를 악물고 배운 덕분에 여자들 사이에서는 쫌 치는 편이다.^^;
>
>이 놈아....너도 그 걸 이용해서 손 한 번 잡아보려는 거려면
>헛다리 집었다...꿈깨라... ^^
>
>
>------백수---------------
>대학로의 분위기 괜찮던 커피숍을 생각했다가
>기분전환도 할 겸 눈앞에 보이는 당구장을 가리켰더니
>의외로 좋단다.
>
>하긴 요즘 포켓볼 한 번 안 쳐본 여자가 어딨담.
>
>
>그녀와 함께 당구장에 들어서니 구석에 짱박혀 인생 절단난 표정으로 담배를
>피워대던 복학생(추정) 녀석들의 눈길이 일제히 날아왔다.
>
>모야...씨....하는 놈들의 눈길에서 많은 것들이 느껴졌다.
>얘들아.....넘 그런 눈으로 쳐다보지 마라.
>지금의 내가 미래의 너희들 이란다.
>
>삶의 회한이 담긴 듯 당구공을 조져대는 녀석들을 보니
>다시 우울해 질라 그런다.
>
>옷~~~! 근데 얘는 무슨 당구를 이렇게 잘 친담!!
>모 내가 갈켜줄 만 한게 없었다.
>
>음....손은 담에 잡아야 겠구나란 아쉬움이 진하게 밀려들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극장이나 가자 그럴 걸ㅜ.ㅜ
>
>이 여자...실력이 나랑 삐까삐까 했다.
>
>갑자기 학교 다닐 때 남들 당구칠 때 술먹었던게 후회가 됐다.
>그래두 오히려 경기는 재미 있었다.
>
>
>
>-----백조------------------
>아.....넘 예뻐도 이렇게 피곤하다니까.
>무슨 남자 녀석들이 당구는 안치고 나만 쳐다본담.
>
>하여간 이쁜건 어디가도 표가 난다니까... ^^
>
>놈... 내 포켓볼 실력을 보더니 놀란 모양이었다.
>혹시 당구장에서 카운터 봤냐고 물어본다...-.-
>
>음....아직 성격 드러내면 안 되겠지.
>
>대신 씩 웃으며 맥주내기 한 판 어떻냐고 했다.
>좋다고?
>넌 오늘 죽음이다.^^
>
>3대 1까지 앞섰는데 놈이 내리 두 판을 따라 잡았다.
>아~~ 자식이 내기에 목숨 걸고 그러냐...
>
>그리고 운명의 마지막 판.
>이 잔인하고 치사하고 쪼잔한 자식!!!
>
>숨도 안 돌리고 마지막 8번 공을 넣어버렸다.....ㅠ.ㅠ
>더러운 노무시키.
>
>매너 없는 시키.
>글케 나를 이기고 싶었냐ㅠ.ㅠ
>
>우씨~~~ 알았다!
>술 산다! 술 사!!
>
>
>
>------백수---------------------
>검은 민소매 옷을 입고
>날렵하게 큐질을 하는 그녀를 보니 혹시 이 여자 언니가
>미국에 있는 쟈넷 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괜찮게 생긴 여자 애가 당구도 잘 치니까
>남자들이 자꾸 흘끔흘끔 쳐다본다.
>
>이 자식들아.....
>니네 공에나 신경써라
>자꾸 삑사리 내지말고.
>
>근데 한게임 치고나서 필이 오는지
>술내기로 치잔다.
>
>갑자기 타짜한테 꼬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
>역시 초반은 그녀가 앞서갔다.
>어떻게 쌔복이 따라줘서 동점까진 갔다.
>
>근데 눈 빛을 보니 아무래도 져 줘야 될 것 같았다.
>모....그 정도 매너는 나도 있다.....-.-
>
>근데...ㅠ.ㅠ
>아쒸~~~ 티 안 내고 안 들어가게 치려고 했는데
>그만 실수로 공이, 홀랑 구멍에 빠지고 말았다....ㅠ.ㅠ
>
>절라 벙 깐단 표정이다.
>이씨... 그문 어떠카라구!!
>그타고 일부러 안 맞게 쳤다고 얘기 할 수도 없고ㅠ.ㅠ
>
>모...승부의 세계가 그런거 아닌가...^^;
>넘 그런 눈으로 보지마라-.-
>
>술 내가 사면 되잖아!!
>
>
>
>-------백조-------------------------
>놈은 아무래도 선수였나 보다.
>어떻게 놈이 델구 온 술집은 맛도 좋고 분위기도 좋담^^
>
>즐겁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술 한잔 먹더니 놈이 이실직고를 한다.
>
>사실 아까 져 줄라 했는데
>그게 맘 대로 안 됐대나.
>
>술 자기가 살 테니까 너무 노여워 하지 마시란다.
>어이가 없어 피식 웃었더니 좋다고 헤~~ 하고 웃는다.
>
>순진한 건지 모자른 건지 모르겠다....ㅜ.ㅜ
>암튼 나쁜 놈이 아닌 것 만은 확실했다.
>
>그러면서 오늘 믿었던 데서 또 떨어져서
>아까 좀 우울했단다.
>
>근데 날 보니까 기분이 풀렸다나.
>음....그랬었군. 그 기분 내가 잘 알지.^^;
>
>어쨌건 나를 보고 기분이 좋아졌다니
>좋은 얘기겠지. 뭐
>
>어차피 서로가 노는-.- 사람들이니까
>자연스럽게 서로의 이야길 털어놨다.
>
>2년 넘어 다닌 회사였는데
>사정이 어려워져서 사다리를 타서 자르기로 했는데
>그냥 자기가 나왔단다.
>
>다른 사람들은 모두 가정이 있는 기혼자라
>차마 그 순간까지 갈 순 없었단다.
>
>잘은 모르지만 그게 이 사람의 있는
>그대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
>
>---------백수------------------------------
>안주가 맛있다며 그녀가 웃었다.
>바보 같았다-.-
>
>담부터 맛있는 집만 델구 다녀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하니
>벌써 피곤해진다.
>
>
>사이좋게 맥주를 나누어 마시며 허심탄회한 이야길 나눴다.
>어쩌다 보니 그녀에게 회사를 나온 이야길 해 줬다.
>
>과 선배분이 하시던 의류회사 였는데
>어쩔 수 없이 중소기업의 비애를 겪어야만 했다.
>
>차마 자신의 손으로 누군가를 찍어낼 수 없다고
>사다리를 타자고 했다.
>
>모두 기혼자 아니면 결혼을 목전에 두고 있는 사람이었다.
>어쩌면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는지도 모른다.
>
>자신이 데려와 놓고 못 할 짓을 한 것 같다며
>미안해 하시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
>자랑은 아니지만 후회는 없다.
>다시 그 순간이 오더라도 그럴 수밖에 없다고 생각된다.
>
>그녀는 나보다 사회생활이 길었다.
>4년 가까이 일한 회사였단다.
>
>그 녀 역시 매일매일 옥죄어 오는 정리해고의 불안함을
>견디지 못해 권고사직의 형식을 빌어 회사를 나왔단다.
>
>아쉽긴 하지만 그녀도 후회는 없단다.
>그러고 보니 둘다 뒷일을 생각 안 하는건 비슷한 거 같다-.-
>
>한 번 더 시원하게 건배를 외쳤다.
>
>
>
>---------백조---------------------------------
>어찌보면 놈과 나는 비슷한 구석이 있는 것도 같았다.
>나도 후회는 없다.
>
>아니 없는게 아니라 후회를 한다고 해도
>이미 흘러가버린 시간을 어떻게 다시 되돌이 킬수가 있을까.
>
>대신 앞으로는 그러지 말자며 놈과 건배를 했다.
>근데 젠장 취직이 되야 그러든지 말든지 할 거 아냐....ㅠ.ㅠ
>
>아무튼 즐거운 술자리였다.
>내가 "저겨, 제가 오빠라고 할까요?^^" 했더니
>"아유~~ 뭐, 다 늙어서 만나서... 뭘요...." 그런다.
>
>다 늙어서 라니....ㅠ.ㅠ
>아니, 우리가 무슨 경로당 커플이라도 되남.
>
>갑자기 <중년, 늦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출발의 건전한 만남> 하던
>결혼 정보 업체의 광고문구가 가슴을 후벼 팠다.
>
>싫으면 관둬라!
>분위기 파악 못 하는 인간 같으니라구!
>
>
>
>----------백수------------------------------------
>그녀가 싱긋싱긋 웃더니 오빠 라고 부른댄다.
>....쑥스럽다-.-
>
>주저주저 했더니 "싫어요?" 하고 묻는다.
>아니 모 싫은 건 아니지만...-.-
>토라졌나?
>
>자리를 끝낸 후, 집까지 바래다 주었다.
>합정동 이니까 우리 집이랑 멀지도 않고 가는 길이라 좋았다.^^
>
>밤기운이 부드럽고 따스했다.
>도시의 불 빛도 화사했고 시간은 천천히 코 끝을 스쳐갔다.
>
>다소 어색한 웃음으로 그녀를 떠나보낸 뒤 전철에 몸을 기대어 섰다.
>흐뭇함과 아쉬움으로 오늘을 회상하고 있을 때였다.
>
>삐링~ 하고 문자 메세지가 들어왔다.
>그 녀였다!
>
>[오늘 너무 즐거웠구요*^^*
>집에 가서 좋은 꿈 꾸세요.
>그리고 담부턴 말 놓으세요. 꼭이요
>그럼 안녕^^~ 오빠!!]
>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넘쳐나는 감동을 억제했다.
>허걱!!니야오후~~ 이야암.....!!
>신음이 새어 나왔다.
>
>옆에 있던 사람들이 내가 오바이트를 하는 줄 알고
>자리를 피했다.
>
>신난다~~~~!!!!!
>아, 오늘은 간만에 일기를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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